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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발빼는 검찰 “노건평, 뭉칫돈과 분리해서 봐달라”

또 발빼는 검찰 “노건평, 뭉칫돈과 분리해서 봐달라”
“기자들이 오해” 언론에 책임 돌려
[경향신문] 창원 김정훈 기자 | 입력 : 2012-05-25 21:33:51 | 수정 : 2012-05-25 21:33:51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70·사진) 주변에서 발견된 수백억 원이 오간 뭉칫돈 계좌는 ‘노건평씨와 잘라서 봐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검찰이 문제의 계좌와 노씨의 연관성 입증에 부담을 느껴 사실상 발을 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25일 통영 공유수면 매립과 관련한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오늘 노건평씨를 기소한 것과는 별도로 현재까지 확인된 계좌는 물론 향후 발견되는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제의 계좌가) 이번 수사와 관련된 건 사실이나 (노씨와는) 별개”라며 “뭉칫돈 계좌추적은 누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24일 뭉칫돈이 오간 계좌의 주인으로 지목된 박모씨(57) 형제 자택과 회사 압수수색도 “앞으로 기사를 쓸 때 (노씨와) 잘라서 봐달라”고 말했다.

검찰의 이 같은 태도는 지난 18일 ‘노건평씨 자금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계좌에서 의심스러운 수백억 원의 뭉칫돈이 발견돼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가 지난 21일 ‘노건평씨와 관련 있다고 말한 적 없다’고 말을 바꾼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박씨와 노씨 측 변호사는 검찰의 ‘수백억 원 뭉칫돈 계좌 발견’ 발표에 대해 ‘피의사실 공표’라며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노씨 측 정재성 변호사는 “그동안 두 차례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뭉칫돈에 대해 아무런 조사를 받지 않았는데 뭉칫돈과 연결시키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민주통합당도 “수사도 없고 영장도 없이 의혹만 늘어놓으며 권력자를 돕는 검찰을 정치검찰이라 한다”고 거들었다.

이 때문에 뭉칫돈 계좌와 노씨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검찰이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기자들이 오해를 했다”며 “뭉칫돈 계좌와 관련해 언론의 오보를 방치하는 차원에서 처음부터 노씨와 관련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노씨 등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사안은 무거우나 고령인 점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한 끝에 노씨 등을 불구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씨는 2007년 3월 통영 공유수면 매립면허와 관련해 공무원에게 청탁하는 명목으로, 매립면허 취득 후 1주당 최소 15만 원 이상의 수익이 기대되는 ㄱ사 주식 9,000주를 무상으로 받아 13억5000만 원 이상의 재산을 취득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출처 : 또 발빼는 검찰 “노건평, 뭉칫돈과 분리해서 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