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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종교와 개독교

“예수께서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긴급좌담] 개신교 땅밟기, 어떻게 볼까 “한국 기독교, 무례한 선교시스템 반성 필요”


▲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왼쪽부터) 백찬홍 씨알재단 홍보위원장, 김형국 나들목교회 대표 목사, 김종희 <뉴스앤조이> 대표(사회),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신교 땅밟기,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가 열렸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공격을 가하는 것은 '테러리스트'가 되겠다는 거다. 그것은 성서를 오용하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개신교 신자들의 '땅 밟기'에 대해 개신교계 인사들은 "예수께서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으셨다"고 입을 모았다. '개신교 땅 밟기,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의 사회를 맡은 김종희 <뉴스앤조이> 대표는 "예수는 이웃을 사랑하라,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어주라, 원수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는데 나와 다른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심판하고 멸망하라고 하는 건 성경전체에 대한 이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와 <뉴스앤조이>가 공동주최한 '긴급좌담회'의 패널로 나선 김진호 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김형국 나들목교회 대표목사 그리고 백찬홍 씨알재단 홍보위원장은 '땅밟기 동영상'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한국 기독교 단체들의 '공격적 선교'에 대해서도 애정 어린 '쓴소리'를 쏟아냈다.


“‘땅을 밟으면 내 것이 된다?’ 자기들 편한 대로 한 놀라운 해석”

▲ 김형국 나들목교회 대표 목사
이른바 '봉은사 땅 밟기' 동영상에는 개신교 신자들이 심야시간 서울 삼성동 봉은사 대웅전 등에서 기독교식 예배를 드리며 법당이 무너지기를 기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김형국 나들목교회 대표목사는 이러한 땅 밟기의 기원을 '아브라함의 땅 밟기'에서 찾았다.

"구약성경을 보면,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불러서 새로운 땅으로 가게 해주겠다고 하는 대목이 나온다. 아브라함은 그 땅을 밟으며 배회하지만 결국 그 땅을 차지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했던 약속은 수백 년 후 아브라함의 자손인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얻게 되면서 지켜진다. 특히 여호수아서를 보면 땅 밟기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땅으로 들어갈 때 하나님께서 '무릇 너의 발바닥으로 밟는 곳을 내가 너에게 주겠다'고 말씀하신다."

김 목사는 "'무릇 너의 발바닥으로 밟는 곳은 내가 너에게 주겠다'라는 구절을 문자 그대로 '땅을 밟으면 내 것이 된다'로 해석하는 것은 성경 전체에 대한 파편적이고 단편적인 이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얻게 된 건 남의 땅을 탈취해서 빼앗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김진호 제3시대 그리스도교 연구소 연구실장 역시, '인터콥 선교회'등 개신교 단체들이 아브라함과 여호수아 이야기를 하며 땅 밟기를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놀라운 해석, 자기들 편하게 한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우리 조상들이 이런 방식으로 하나님을 섬겨서,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서 땅을 얻게 됐다는 고백을 하고 싶었던 건데, 이를 남의 땅을 훼손하고 탈취해도 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봉은사 땅 밟기' 동영상에 이어 나온 '동화사 땅밟기' 동영상에는 불교를 '우상숭배'로 규정하고 "이 땅에 우상숭배 근원이 끊어져야 한다"고 기도한다. 이에 대해 김진호 연구실장은 "성경에서 우상에 대한 숭배를 금하는 이야기들이 도처에 나온다"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잊어버려선 안 되는 것이 성경 안에 다른 신앙을 가진 이웃과 같이 사는 모습도 많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타 종교를 모두 '우상'으로 보는 것 역시 성경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라는 것이다.

백찬홍 씨알재단 홍보위원장 또한 "구약시대 이스라엘 민족들은 집집마다 조그마한 신상들을 모셔놓고 살았다"며 "이스라엘 사람들이 생각했던 우상은 자신들의 삶 즉, 작은 민족을 제압하는 삶의 터전을 빼앗는 존재들을 의미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진호 연구실장은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 우상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불의'를 의미했다"며 "이러한 불의에 대해 저항하고 싸우는 것이 바로, 우상숭배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과 부합하는 삶의 태도"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기독교 선교 시스템은 무례함이 제도화 되었다”

▲ 백찬홍 씨알재단 홍보위원장
논의는 일부 개신교 단체들의 '공격적 선교'에 대한 비판으로 넘어갔다. 김진호 연구실장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물의를 많이 일으키고 있는 선교의 장본인이 한국의 선교단체들"이라며 "봉은사 등 사찰에서 했던 일련의 행동들이 단발적인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실장은 이러한 '공격적 선교'가 선교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선교 시스템의 문제 즉, '무례함의 제도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찬홍 위원장은 이러한 '무례함'의 근원을 초기 기독교 선교의 특징에서 찾았다. 백 위원장은 "공격적 선교라는 건 '지리적 발견'이라는 시대의 유산"이라며 "초기 기독교의 경우, 원주민 지역에 가서 십자가를 내밀고 말도 잘 안 통하는 상황에서 예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우상숭배를 하고 미신을 믿기 때문에 정복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백 위원장은 19세기 말 미국 기독교가 한국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이러한 '무례함'이 함께 전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례함이라고 하는 게 결국 미국 기독교가 19세기 말에 아시아, 특히 한국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21세기에 와서 아프리카, 남미에 가는 한국 선교자들은 자신들을 제2의 미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종희 <뉴스앤조이> 대표
이에 김진호 연구실장은 "한국에 들어왔던 선교사들의 80% 정도가 미국인 선교사들이었고, 그분들이 쓰신 글 속에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게으르다, 거짓말쟁이다, 도둑질 잘 한다' 이런 식의 생각들이었고, 이는 한국인들이 이른바 제3세계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같다"며 "무례함의 제도화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선교 시스템에 대한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거듭 호소했다.

그러자 김형국 목사는 "선교시스템에 대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현재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교회들이 그 소리를 반영하기 보다는 반대의 목소리를 취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 목사는 "기독교=배타성, 이렇게 그려지고 있는 모습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수가 유일하고 독보적인 존재라고 믿는 분들이라면 예수의 가르침에 천착하는 게 필요하다. 예수의 가르침에 천착한다면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 정도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 생명을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예수께서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