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붕괴, 이런 끔찍한 모습입니다
[총선 이슈 검증 : 4대강③] '세굴현상' 낙동강 처참...댐 붕괴는 시간문제
[오마이뉴스] 최병성 | 12.03.15 12:14 l 최종 업데이트 12.06.20 14:57
아하, 보가 붕괴되면 바로 이런 모습이구나! 보에서 흘러내리는 물에 의해 시멘트로 만든 물받이공이 다 유실됐습니다. 아무리 단단한 콘크리트라도 그 아래 모래가 유실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서지고 파괴된 것은 물받이공만이 아니었습니다. 견고함을 자랑하는 콘크리트 보 본체마저 물받이공과 함께 처참하게 부서져 있었습니다.
며칠 전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운전석 창문이 갑자기 스르르 내려가며 '와장창'하는 것이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톨게이트에서 가장 가까운 카센터에 차 수리를 맡겼습니다. 차량을 고치는 동안 카센터 바로 옆 작은 하천을 돌아보았습니다. 오호, 놀라워라! 바로 여기서 모래가 유실되면 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4대강의 끔찍한 미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 자동차가 낡기는 했지만, 왜 붕괴된 보가 있는 곳에서 갑자기 고장이 났는지 지금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만약 차가 고장 나지 않았다면, 보가 붕괴된 모습을 볼 수 없었겠지요. 예기치 않은 자동차 고장으로 4대강의 재앙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현장을 만나고 나니, 바가지 쓴 차량수리비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혹, 4대강이 초래할 재앙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하늘이 인도하신 건 아닐까요?
4대강 보 붕괴, 과연 안전할까요
요즘 강물 속의 모래가 쓸려나가는 '세굴 현상'으로 인해 4대강 현장마다 '보 붕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세굴 현상이 있긴 하지만, 댐 안전에는 이상 없다고 장담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래 위에 거대한 댐을 건설했기에 언젠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과연 누구 주장이 맞을까요?
세굴현상이 가장 심각한 낙동강 함안댐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명박의 표현을 그대로 빌려 '천지가 개벽'했더군요. 4대강 공사를 하기 전에 평화로운 강마을이었는데, 지금은 거대한 댐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농민들의 생명줄이던 농토는 사람이 찾지 않는 자전거도로와 놀이공원으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10월 29일, 지역주민들과 연예인들을 초청해 함안댐 개방 행사를 열었습니다. 연예인들의 춤과 노래뿐 아니라, 강물 위에서는 수상보트의 멋진 묘기도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이미 4개월여 전에 거창한 개장행사를 치른 바로 그곳이 온갖 공사 차량들로 가득합니다. 연예인들이 노래 부르던 무대는 레미콘 차량들로 북적이고, 수상스키를 타고 쇼를 벌이던 위엔 커다란 바지선이 둥둥 떠 있습니다.
레미콘 차량으로 가득한 함안댐에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함안댐은 하상유지공으로부터 폭 180m, 길이 400m의 깊은 세굴현상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특히 '생명의 강 조사단'에 의해 세상에 처음 밝혀진 이 웅덩이의 깊이는 이명박이 계획한 평균 준설 수심 6m보다 무려 20m나 더 깊은 26m에 이릅니다. 세굴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명박 정부는 댐을 건설하며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까지 설치했지만, 거대한 댐에서 흘러내린 물살에 모래가 쓸려나가며 댐 안전이 위협받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의 세굴현상에 대해 이미 다 예상했던 일이라며,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부 주장처럼 세굴현상이 아무 문제없는 일이라면, 정부는 왜 낙동강에 시멘트를 들이부으며 저리도 다급한 공사들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요?
레미콘 차량을 통해 낙동강에 연신 시멘트를 넣고 있습니다. 기다란 호스를 통해 세굴현상이 일어난 강바닥에 시멘트를 밀어 넣는 것이지요. 강물 위 바지선에는 정체불명의 자루들이 가득 실려 있고, 크레인으로 자루들을 강물 속으로 하나씩 집어넣고 있습니다. 이미 완공되어 개장식까지 치른 댐에서 별 희한한 공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4대강 댐이 언제 붕괴될지 염려스럽습니다
낙동강은 댐 완성 후 아직 여름 장마 한 번 겪지 않았음에도 심각한 세굴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 장마철엔 어찌될 것이며, 앞으로 어떤 재앙이 발생할지 참으로 두려울 뿐입니다.
강바닥에 시멘트와 돌망태 자루들을 집어넣으면, 4대강 댐이 안전해지는 것일까요? 함안댐의 세굴현상을 다급히 막고 있는 정부의 해명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심명필 4대강사업 추진본부장은 세굴현상이 가장 심한 함안댐의 세굴 원인과 해결방법을 담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영상에서 앞으로 더 이상의 세굴현상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댐도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함안댐의 세굴현상은 바닥보호공이 있는 곳으로부터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400m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심명필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바닥보호공으로부터 70m 정도 세굴된 경사면까지만 시멘트로 포장을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세굴된 웅덩이 400m 중에 앞부분 70m만 시멘트로 포장하면, 나머지 330m에선 더 이상의 세굴현상이 진행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심명필 본부장의 안전하다는 주장은 지나가던 개가 들어도 웃을 일입니다. 400m 중 70m만 콘크리트 포장하면 나머지 330m의 모래 웅덩이가 계속 세굴된다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다 알 만한 사실 아닐까요?
만약 이명박 정부가 다급히 시멘트로 포장한 70m의 끝자락부터 세굴이 계속 진행되면, 강물 속 70m 경사진 면의 콘크리트 포장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콘크리트는 기초가 견고해야 안전한 것이지, 콘크리트 아래 모래가 유실되면 아무리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라 할지라도 큰 장마에 떠밀려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함안댐을 비롯하여 4대강 댐의 붕괴를 막으려면 강물을 다 빼낸 후에 세굴된 웅덩이를 채우고 제대로 콘크리트 포장을 해야 합니다. 그래도 안전을 장담하기엔 부족합니다. 모래 위의 성이기 때문입니다. 정부 주장처럼 물이 가득한 깊은 강물 속 웅덩이 한쪽 귀퉁이에 시멘트와 돌망태 자루를 들이붓는 것으론 결코 안전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낙동강 댐 붕괴 위험
세굴현상이 심각한 함안댐에서만 댐 붕괴가 염려되는 건 아닙니다. 4대강 대부분의 댐에서 세굴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황당한 보강공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낙동강의 상주댐 아래에는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 사이에 시추공을 박고 가느다란 쇠파이프 속으로 시멘트를 밀어 넣고 있습니다. 도대체 저런 방법으로 몇 년이나 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댐을 완공한 후 파이프를 이용해 강물 속에 시멘트를 붓는, 참 특이한 건설 공법입니다.
이명박이 꿈꾼 변종운하가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바닥 유실로 인한 붕괴를 막는 게 얼마나 급했으면 저런 황당한 보강공사를 하는 것일까요?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상주댐의 하상유지공 아래에서 모래 유실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평평하게 있어야 할 하상유지공이 울퉁불퉁합니다. 원래 처음부터 불규칙하게 시공된 것이 아니냐 할 수 있겠지요. 아닙니다. 상주댐 공사 시에는 아주 반듯하게 하상유지공이 시공되었습니다. 그러나 상주댐이 완성된 지금, 사진 속 모습처럼 울퉁불퉁하다는 것은 하상유지공 아래 모래가 유실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급하게 시추공을 땅 속으로 줄줄이 박고 시멘트를 붓는 것이지요.
세굴현상으로 인해 댐 보강 공사를 한 곳은 함안댐과 상주댐만이 아닙니다. 달성댐, 강정고령댐 역시 하상유지공 유실로 인해 강물 속에 시멘트를 들이붓고, 돌망태를 집어넣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론 결코 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여름 장마의 거센 물결이 강바닥의 모래를 쓸고 가면, 이명박이 다급하게 퍼부은 시멘트와 돌망태 역시 함께 유실되며 날마다 보강공사를 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은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댐 붕괴를 막기 위해 해마다 강물 속에 시멘트와 돌망태를 들이 붓는 것과 계속 진행되는 세굴현상을 그냥 둬, 언젠가 댐이 붕괴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겠지요.
4대강 재앙, 이명박과 새누리당의 공동 책임
수자원공사 블로그에서 '낙동강의 미래, 함안보! 역사의 현장이 될 것입니다'이라는 안상수 전 새누리당(전 한나라당) 대표의 방문록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10년 11월 17일, 당시 안상수 대표와 고흥길 정책위 의장, 원희룡 사무총장, 안홍준·조해진·조진래 의원 등이 함안보를 방문 격려한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4대강사업의 예산만 지원해 준 것이 아닙니다. 4대강 공사 현장을 방문·격려하여 4대강 재앙이 무럭무럭 자라도록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우리가 '붕괴의 재앙'을 염려해야 하는 4대강 재앙은 이명박과 새누리당의 공동책임입니다. 새누리당은 4대강이 완공되면 지역주민들에게 표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명박의 망국적 변종운하 사업에 전폭적으로 동참한 것입니다.
이명박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 각서까지 썼음에도 붕괴됐던 경기도 연천댐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아무리 4대강이 안전하다고 우겨도 믿을 수 없습니다. 모래 위에 세운 성은 결코 안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강을 깊이 파고 물을 가득 채워 거대한 수로를 만든 4대강은 모래 위에 어마어마한 물 폭탄을 설치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특히 8개의 댐을 줄줄이 건설한 낙동강은 4대강 중에 가장 큰 물 폭탄을 맞을 위험에 놓여있습니다.
안상수 새누리당 전 대표가 '낙동강의 미래, 함안보!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듯이, 앞으로 물은 썩고 홍수 재앙에 시달릴 4대강의 미래는 '두 번 다시 이런 어리석은 국토파괴는 해서 안된다'는 세계적인 역사의 현장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오늘도 이명박은 쓸려나가는 모래 구덩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모래위에 집을 지으면 홍수에 무너진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댐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계속 모래를 쓸고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혹시?"가 아니라, 모래 위에 세운 변종운하용 댐의 붕괴가 "언제냐"라는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제2의 MB표 연천댐 붕괴 재앙이 4대강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4대강 국토 파괴에 동참한 새누리당은 이름을 바꿨다고 해서 그 재앙을 일으킨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앞으로 더 큰 재앙이 발생하기 전에 4대강 변종운하를 어찌할 것인지 올바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명박의 4대강사업은 재앙 덩어리입니다. 앞으로 4대강사업으로 인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오월의봄 펴냄)에 아주 상세히 밝혀 놓았습니다. 4대강사업의 진실을 아는 것이 생명의 강을 지키는 힘이 됩니다. 꼭 읽고 주변에 널리 알려주세요.
출처 : 4대강 '보' 붕괴, 이런 끔찍한 모습입니다
[총선 이슈 검증 : 4대강③] '세굴현상' 낙동강 처참...댐 붕괴는 시간문제
[오마이뉴스] 최병성 | 12.03.15 12:14 l 최종 업데이트 12.06.20 14:57
▲ 4대강의 미래가 여기 있습니다. 보 아래 모래가 유실되면 결국 보까지 붕괴됨을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세굴현상이 심각한 4대강의 미래가 얼마나 끔찍할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최병성 |
아하, 보가 붕괴되면 바로 이런 모습이구나! 보에서 흘러내리는 물에 의해 시멘트로 만든 물받이공이 다 유실됐습니다. 아무리 단단한 콘크리트라도 그 아래 모래가 유실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서지고 파괴된 것은 물받이공만이 아니었습니다. 견고함을 자랑하는 콘크리트 보 본체마저 물받이공과 함께 처참하게 부서져 있었습니다.
며칠 전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운전석 창문이 갑자기 스르르 내려가며 '와장창'하는 것이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톨게이트에서 가장 가까운 카센터에 차 수리를 맡겼습니다. 차량을 고치는 동안 카센터 바로 옆 작은 하천을 돌아보았습니다. 오호, 놀라워라! 바로 여기서 모래가 유실되면 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4대강의 끔찍한 미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 자동차가 낡기는 했지만, 왜 붕괴된 보가 있는 곳에서 갑자기 고장이 났는지 지금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만약 차가 고장 나지 않았다면, 보가 붕괴된 모습을 볼 수 없었겠지요. 예기치 않은 자동차 고장으로 4대강의 재앙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현장을 만나고 나니, 바가지 쓴 차량수리비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혹, 4대강이 초래할 재앙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하늘이 인도하신 건 아닐까요?
4대강 보 붕괴, 과연 안전할까요
▲ 보 본체까지 파괴되었습니다 보 아래 모래가 유실되니, 바닥유지공뿐만 아니라, 보까지 심각하게 파괴되었습니다. 이명박의 4대강 변종운하의 미래가 훤히 보입니다. ⓒ 최병성 |
요즘 강물 속의 모래가 쓸려나가는 '세굴 현상'으로 인해 4대강 현장마다 '보 붕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세굴 현상이 있긴 하지만, 댐 안전에는 이상 없다고 장담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래 위에 거대한 댐을 건설했기에 언젠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과연 누구 주장이 맞을까요?
세굴현상이 가장 심각한 낙동강 함안댐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명박의 표현을 그대로 빌려 '천지가 개벽'했더군요. 4대강 공사를 하기 전에 평화로운 강마을이었는데, 지금은 거대한 댐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농민들의 생명줄이던 농토는 사람이 찾지 않는 자전거도로와 놀이공원으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10월 29일, 지역주민들과 연예인들을 초청해 함안댐 개방 행사를 열었습니다. 연예인들의 춤과 노래뿐 아니라, 강물 위에서는 수상보트의 멋진 묘기도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이미 4개월여 전에 거창한 개장행사를 치른 바로 그곳이 온갖 공사 차량들로 가득합니다. 연예인들이 노래 부르던 무대는 레미콘 차량들로 북적이고, 수상스키를 타고 쇼를 벌이던 위엔 커다란 바지선이 둥둥 떠 있습니다.
▲ 연예인들이 춤추고 노래하던 곳에 레미콘 차량들이 가득찼습니다. ⓒ 4대강추진본부·최병성 |
▲ 수상스키쇼가 열리던 강물 위엔 바지선만 둥둥 떠 있습니다. ⓒ 4대강추진본부·최병성 |
레미콘 차량으로 가득한 함안댐에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함안댐은 하상유지공으로부터 폭 180m, 길이 400m의 깊은 세굴현상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특히 '생명의 강 조사단'에 의해 세상에 처음 밝혀진 이 웅덩이의 깊이는 이명박이 계획한 평균 준설 수심 6m보다 무려 20m나 더 깊은 26m에 이릅니다. 세굴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명박 정부는 댐을 건설하며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까지 설치했지만, 거대한 댐에서 흘러내린 물살에 모래가 쓸려나가며 댐 안전이 위협받는 것입니다.
▲ 함안댐의 세굴현상 함안댐 수문 아래에 바닥보호공에서 부터 폭 180m, 길이 400m의 큰 웅덩이가 생겼습니다. 앞으론 또 어떤 일이? ⓒ 4대강추진본부 |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의 세굴현상에 대해 이미 다 예상했던 일이라며,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부 주장처럼 세굴현상이 아무 문제없는 일이라면, 정부는 왜 낙동강에 시멘트를 들이부으며 저리도 다급한 공사들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요?
레미콘 차량을 통해 낙동강에 연신 시멘트를 넣고 있습니다. 기다란 호스를 통해 세굴현상이 일어난 강바닥에 시멘트를 밀어 넣는 것이지요. 강물 위 바지선에는 정체불명의 자루들이 가득 실려 있고, 크레인으로 자루들을 강물 속으로 하나씩 집어넣고 있습니다. 이미 완공되어 개장식까지 치른 댐에서 별 희한한 공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 레미콘에 가느다란 파이프를 연결해 강물 속으로 시멘트를 주입하고 있습니다. ⓒ 최병성 |
▲ 강물 속에 시멘트뿐 아니라, 커다란 자루들을 집어넣고 있습니다. 큰 장마에 저 자루들은 안전할까요? 자루보다 더 큰 바위들도 떠 내려간다는 사실을 이명박은 모르나 봅니다. ⓒ 최병성 |
4대강 댐이 언제 붕괴될지 염려스럽습니다
낙동강은 댐 완성 후 아직 여름 장마 한 번 겪지 않았음에도 심각한 세굴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 장마철엔 어찌될 것이며, 앞으로 어떤 재앙이 발생할지 참으로 두려울 뿐입니다.
강바닥에 시멘트와 돌망태 자루들을 집어넣으면, 4대강 댐이 안전해지는 것일까요? 함안댐의 세굴현상을 다급히 막고 있는 정부의 해명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심명필 4대강사업 추진본부장은 세굴현상이 가장 심한 함안댐의 세굴 원인과 해결방법을 담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영상에서 앞으로 더 이상의 세굴현상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댐도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함안댐의 세굴현상은 바닥보호공이 있는 곳으로부터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400m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심명필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바닥보호공으로부터 70m 정도 세굴된 경사면까지만 시멘트로 포장을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세굴된 웅덩이 400m 중에 앞부분 70m만 시멘트로 포장하면, 나머지 330m에선 더 이상의 세굴현상이 진행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 세굴된 400m 중에 70m만 보강공사를 하면 안전하답니다. 과연 그럴까요? ⓒ 4대강 추진본부 |
심명필 본부장의 안전하다는 주장은 지나가던 개가 들어도 웃을 일입니다. 400m 중 70m만 콘크리트 포장하면 나머지 330m의 모래 웅덩이가 계속 세굴된다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다 알 만한 사실 아닐까요?
만약 이명박 정부가 다급히 시멘트로 포장한 70m의 끝자락부터 세굴이 계속 진행되면, 강물 속 70m 경사진 면의 콘크리트 포장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콘크리트는 기초가 견고해야 안전한 것이지, 콘크리트 아래 모래가 유실되면 아무리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라 할지라도 큰 장마에 떠밀려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함안댐을 비롯하여 4대강 댐의 붕괴를 막으려면 강물을 다 빼낸 후에 세굴된 웅덩이를 채우고 제대로 콘크리트 포장을 해야 합니다. 그래도 안전을 장담하기엔 부족합니다. 모래 위의 성이기 때문입니다. 정부 주장처럼 물이 가득한 깊은 강물 속 웅덩이 한쪽 귀퉁이에 시멘트와 돌망태 자루를 들이붓는 것으론 결코 안전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 강물을 빼내고 모래를 평평하게 다지고 콘크리트를 부어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사상누각인데, 수심 27m 경사진 곳에만 콘크리트를 부으면 안전해진다고요? 큰 비 한 번 오면 모두 와르르르 떠 밀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 최병성 |
▲ 이명박의 변종운하를 완성키 위해 경상도민들의 식수인 낙동강에 시멘트 독극물로 간을 맞추는 것만으론 부족했나 봅니다. 강물 위에서 작업하는 인부들이 강물에 그냥 소변을 보며 얌념까지 더해주고 있습니다. 작업하다가 물 밖으로 나올 수 없기 때문이지요. 경상도민 여러분, 가카 덕에 참 맛난 낙동강이 되고 있습니다. ⓒ 최병성 |
줄줄이 이어지는 낙동강 댐 붕괴 위험
세굴현상이 심각한 함안댐에서만 댐 붕괴가 염려되는 건 아닙니다. 4대강 대부분의 댐에서 세굴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황당한 보강공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낙동강의 상주댐 아래에는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 사이에 시추공을 박고 가느다란 쇠파이프 속으로 시멘트를 밀어 넣고 있습니다. 도대체 저런 방법으로 몇 년이나 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댐을 완공한 후 파이프를 이용해 강물 속에 시멘트를 붓는, 참 특이한 건설 공법입니다.
▲ 상주댐도 하상유지공 보강공사 중입니다. ⓒ 최병성 |
이명박이 꿈꾼 변종운하가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바닥 유실로 인한 붕괴를 막는 게 얼마나 급했으면 저런 황당한 보강공사를 하는 것일까요?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상주댐의 하상유지공 아래에서 모래 유실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평평하게 있어야 할 하상유지공이 울퉁불퉁합니다. 원래 처음부터 불규칙하게 시공된 것이 아니냐 할 수 있겠지요. 아닙니다. 상주댐 공사 시에는 아주 반듯하게 하상유지공이 시공되었습니다. 그러나 상주댐이 완성된 지금, 사진 속 모습처럼 울퉁불퉁하다는 것은 하상유지공 아래 모래가 유실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급하게 시추공을 땅 속으로 줄줄이 박고 시멘트를 붓는 것이지요.
▲ 상주댐의 하상유지공이 유실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 시추공 파이프들이 박힌 아래쪽에 물속 하상유지공이 울퉁불퉁합니다. 아래쪽 항공사진에서 보듯, 공사초기에는 아주 반듯했지요. 이는 하상유지공 아래 모래가 유실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댐 아래까지 모래가 유실되면 그 결과는... ⓒ 최병성 |
세굴현상으로 인해 댐 보강 공사를 한 곳은 함안댐과 상주댐만이 아닙니다. 달성댐, 강정고령댐 역시 하상유지공 유실로 인해 강물 속에 시멘트를 들이붓고, 돌망태를 집어넣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론 결코 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여름 장마의 거센 물결이 강바닥의 모래를 쓸고 가면, 이명박이 다급하게 퍼부은 시멘트와 돌망태 역시 함께 유실되며 날마다 보강공사를 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은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댐 붕괴를 막기 위해 해마다 강물 속에 시멘트와 돌망태를 들이 붓는 것과 계속 진행되는 세굴현상을 그냥 둬, 언젠가 댐이 붕괴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겠지요.
4대강 재앙, 이명박과 새누리당의 공동 책임
수자원공사 블로그에서 '낙동강의 미래, 함안보! 역사의 현장이 될 것입니다'이라는 안상수 전 새누리당(전 한나라당) 대표의 방문록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10년 11월 17일, 당시 안상수 대표와 고흥길 정책위 의장, 원희룡 사무총장, 안홍준·조해진·조진래 의원 등이 함안보를 방문 격려한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4대강사업의 예산만 지원해 준 것이 아닙니다. 4대강 공사 현장을 방문·격려하여 4대강 재앙이 무럭무럭 자라도록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 안상수 전 새누리당(한나라당) 대표와 사무총장 등이 함안댐을 찾아와 낙동강의 미래라며 격려하였습니다. 그런데 4대강이 완공된 요즘, 새누리당 의원들은 왜 4대강을 자랑하지 않을까요? 그들도 MB표 4대강 변종운하가 재앙덩어리임을 깨달았기 때문이겠지요. ⓒ 수자원공사 블로그 |
우리가 '붕괴의 재앙'을 염려해야 하는 4대강 재앙은 이명박과 새누리당의 공동책임입니다. 새누리당은 4대강이 완공되면 지역주민들에게 표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명박의 망국적 변종운하 사업에 전폭적으로 동참한 것입니다.
이명박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 각서까지 썼음에도 붕괴됐던 경기도 연천댐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아무리 4대강이 안전하다고 우겨도 믿을 수 없습니다. 모래 위에 세운 성은 결코 안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강을 깊이 파고 물을 가득 채워 거대한 수로를 만든 4대강은 모래 위에 어마어마한 물 폭탄을 설치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특히 8개의 댐을 줄줄이 건설한 낙동강은 4대강 중에 가장 큰 물 폭탄을 맞을 위험에 놓여있습니다.
안상수 새누리당 전 대표가 '낙동강의 미래, 함안보!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듯이, 앞으로 물은 썩고 홍수 재앙에 시달릴 4대강의 미래는 '두 번 다시 이런 어리석은 국토파괴는 해서 안된다'는 세계적인 역사의 현장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오늘도 이명박은 쓸려나가는 모래 구덩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모래위에 집을 지으면 홍수에 무너진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댐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계속 모래를 쓸고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혹시?"가 아니라, 모래 위에 세운 변종운하용 댐의 붕괴가 "언제냐"라는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제2의 MB표 연천댐 붕괴 재앙이 4대강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4대강 국토 파괴에 동참한 새누리당은 이름을 바꿨다고 해서 그 재앙을 일으킨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앞으로 더 큰 재앙이 발생하기 전에 4대강 변종운하를 어찌할 것인지 올바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 이명박의 4대강 변종운하라는 탐욕이 불러 올 재앙이 여기 있습니다. 물은 썩고, 모래 유실로 댐 붕괴 위험에 시달리고...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이름만 바꾼다고 이 엄청난 재앙의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진짜 새누리당이 되려면, 4대강 변종운하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더 이상의 재앙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 최병성 |
덧붙이는 글 | 이명박의 4대강사업은 재앙 덩어리입니다. 앞으로 4대강사업으로 인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오월의봄 펴냄)에 아주 상세히 밝혀 놓았습니다. 4대강사업의 진실을 아는 것이 생명의 강을 지키는 힘이 됩니다. 꼭 읽고 주변에 널리 알려주세요.
출처 : 4대강 '보' 붕괴, 이런 끔찍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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