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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강도에게 주거침입죄만 적용한 경찰"

"강도에게 주거침입죄만 적용한 경찰"
'국정원 직원' 경찰 수사결과 발표...야권 반발, 여권 '침묵'
[오마이뉴스] 최경준 | 13.04.18 17:25 | 최종 업데이트 13.04.18 22:19


"담을 넘어와 강도짓을 일삼던 범인에게 주거침입죄만 적용하겠다는 해괴한 논리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

18일 국가정보원 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두고 정치권이 보인 반응이다. 경찰이 이날 '국정원 직원이 댓글 조작 등으로 정치에 개입,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면서도,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민주당, 진보정의당 등 야당은 "정권 눈치 보기의 극치를 보여준 정치적 결론"이라며 "불 보듯 뻔한 분명한 결론을 엉뚱한 결론으로 빚어낸 경찰역사상 최악의 사건수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경찰 "국정원 직원 정치 개입, 선거법 위반은 아니야"... 야당 "빈 깡통 수사"

경찰, 대선기간 '국정원 정치개입' 확인 이광석 서울 수서경찰서장이 18일 오후 지난해 대선기간 발생한 국정원 직원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 결과 국정원 직원과 공범인 일반인을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개입)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 권우성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8)씨와 이아무개(38)씨, 일반인 이아무개(42)씨가 국정원 직원의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 9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지만 출석에 불응한 민병주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은 기소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국정원 헌정파괴·국기문란 진상조사특위' 의원들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빈 깡통' 수사 결과", "허무하고 허탈하다",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경찰을 맹비판했다.

이들은 "국정원 직원이 상부의 지시 없이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는 아예 수사를 포기하고 검찰에 송치하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특히 민병주 심리정보국장이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기소 중지' 처분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중대한 국기문란 사건의 용의자인 국정원 국장이 출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사를 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찰이 결국 국정원 조직과 오만에 굴복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그렇다면 대한민국 모든 피의자는 경찰이 불렀을 때 나가지 않으면 되는 것이냐, 기소 중지가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이어 "수차례 소환에 불응하는 경우 당연히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수사의 ABC인데, 그것을 어긴 아주 나쁜 수사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소환에 불응했다고 기소 중지... 국정원 조직적 개입 꼬리 자르기?"

민주당은 경찰이 국정원 직원의 국정원법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선거법 위반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나, 민병주 국장에 대해 기소 중지 처분을 한 것 등이 결국 국정원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 의혹을 은폐하기 위한 "정치적 판단"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밝혀내지 못하고 자칫 '국정원 직원 개인의 과잉충성'으로 결론낼 것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김현 의원은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을 어겼다는 것은 정치에 개입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어떻게 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며 "경찰의 논리는 A=B인데 B=A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국정원이 어떤 조직인가, 윗선의 지시 없이 직원이 움직일 수 있느냐"며 "민병주 국장이 소환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단한 것은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흐리기 위한 꼬리 자르기"라고 지적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도 "국가공무원이 명백히 대선국면에서 인터넷을 통해 여론조작을 자행했음에도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며 "꼬리 자르기식으로 적당히 무마하고 넘어가려는 시도가 아닌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정황상 국정원 직원이 단독으로 행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경찰의 수사 방식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진상특위는 "지난 15일 경찰청 차장이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여부도 수사하고, 필요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 역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핸드폰 압수수색을 했다며 피의자를 소환해 추가수사를 하지 않았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피의자자택 압수수색도 하지 않은 점 또한 대한민국 수사기록에 길이 남을 일"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향후 검찰수사를 지켜보겠지만 종국적으로는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가려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진상특위는 "국민들은 경찰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수사했다는 말을 전혀 믿을 수 없고, 따라서 경찰은 총체적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향후 검찰수사 및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정치개입 수사를 지켜보겠지만, 결국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국정조사를 통해서만 밝힐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사건은 국가안보의 첨병이 되어야 할 국정원이 정권안보와 정권연장의 시녀로 전락해서 국기를 문란케 한 사건"이라며 "경찰의 오늘 수사결과 발표는 늑장수사에 따른 부실한 결과 발표로서 국민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또 "대선의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는 6월 19일이다, 경찰이 부러뜨린 법 정의를 바로세우는 일은 이제 검찰로 넘어갔다"며 "채동욱 검찰총장은 국회가 적격으로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낸 이유를 깊이 헤아리고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일체의 수사개입시도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 "수사 마무리 된 것 아니다"... 새누리당 '침묵'

한편 국정원 직원 김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대선 직전까지 인터넷에서 주요 대선 후보를 대상으로 악성 댓글을 달아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외 다른 관련자의 개입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으며 수사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공소시효(6월19일)가 임박하고 사안이 중대해 현재까지 확인된 혐의에 대해서만 송치했다"며 "향후 검찰과의 합동 수사를 통해 공동으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경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는 특별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침묵했다.


출처 : "강도에게 주거침입죄만 적용한 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