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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산행 기사’ 제목, 청와대 정무수석실 외압의혹

‘문재인 산행 기사’ 제목, 청와대 정무수석실 외압의혹
‘조선비즈’ “청와대, 언론사에 제목 수정 요청” 보도… 문재인, 트위터에서 청와대 비판
[미디어오늘] 민동기 기자 | 입력 : 2013-06-20 11:26:12 | 노출 : 2013.06.20 14:42:40


국정원 선거개입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 물을 수 없다”는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기사 제목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선비즈> 김종일 기자는 지난 19일 ‘[여의도 토크] 문재인 등산후 청와대 정무수석실 분주했던 까닭은’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청와대를 비판했다. 김종일 기자는 “문 의원의 이날 발언을 놓고 아직까지도 설왕설래하고 있다”면서 “문 의원은 그날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는 언급을 동시에 해 실제 문 의원의 심중이 어디에 더 실려 있는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좀처럼 ‘신사의 품격’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문 의원의 평소 언행을 생각해 보면 이례적인 발언임에는 틀림 없었다”고 언급한 뒤 “북한산 둘레길 취재에 나선 마크맨들은 60여명이나 됐기 때문에 기사가 쏟아졌다.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와 ‘박 대통령에게 책임 물을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가 동시에 나왔다”고 밝혔다.

▲ 6월17일자 세계일보(위부터), 조선일보, 중앙일보

하지만 지난 17일 대다수 신문들은 “문재인, 박 대통령에게 책임 못 물어”와 같은 제목을 뽑았다. 김종일 기자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이날 밤늦은 시간 ‘문재인,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라고 기사 제목을 단 매체에 전화를 돌려 제목을 바꿔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면서 “정무수석실은 국회 출입기자가 아닌 청와대 출입기자를 통해 항의하기도 했다. 그래서 실제 기사 제목이 바뀐 매체가 있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기자들은 종종 출입처로부터 기사제목이나 내용에 대해 항의를 받지만 과연 이번 청와대의 ‘요청’이 적절했을까를 두고는 말이 많다”면서 “기사는 박 대통령을 적시하긴 했지만 분명히 문 의원을 취재한 기사였고, 문 의원의 발언을 실은 기사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언론 업무를 담당하는 ‘홍보수석실’이 아닌 ‘정무수석실’이 요청한게 과연 적절했느냐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 조선일보 김종일 기자 지난 19일에 <조선비즈>에 쓴 ‘[여의도 토크] 문재인 등산후 청와대 정무수석실 분주했던 까닭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문재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청와대와 언론을 동시에 비판했다.

문 의원은 “지난 일요일 산행 때 했던 제 발언에 대해,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기사제목에 간섭했다”면서 “제목을 바꿀 것을 종용하고, 항의하고, 그래서 실제로 제목이 바뀌기도 했다고 보도가 됐다. 박근혜 정부도 걱정되고 언론도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의원 김경수 공보특보는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에 대한 청와대의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수 특보는 “(이번 사건은) 언론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인식을 청와대가 여전히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의 사과를 요구했다. 배 대변인은 “문재인 민주당 전 대선후보가 선거 때 취재를 담당했던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을 했을 당시 청와대가 야음을 틈타 언론사 기사제목까지 간여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며 청와대의 해명을 요구했다.

배 대변인은 “통상적인 언론 접촉을 담당하는 홍보수석실을 제쳐두고 정무수석실이 나섰는데, 현재 정무수석실은 수석직이 공석인 상태”라면서 “언론사에 전화를 걸라고 지시한 것은 허태열 비서실장인가"라고 반문했다.

미디어오늘은 청와대 입장을 듣기 위해 대변인실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출처 : ‘문재인 산행 기사’ 제목, 청와대 정무수석실 외압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