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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또 4대강 재앙... 낙동강 버드나무 떼죽음

또 4대강 재앙... 낙동강 버드나무 떼죽음
[현장] 4대강 보 담수가 원인인 듯... "시급히 대책 마련해야"
[오마이뉴스] 정수근 | 13.07.03 17:38 | 최종 업데이트 13.07.03 17:38


▲ 강정고령보 담수로 상류의 버드나무들이 떼죽음하고 있다 ⓒ 정수근

▲ 낙동강변 자생 버드나무 군락의 집단 떼죽음 ⓒ 정수근


낙동강 버드나무 떼죽음

낙동강변의 중요한 생태 이동 통로이자, 각종 야생 동식물의 안식처인 버드나무 군락이 떼죽음 당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없었던 일이 벌어지는 것과 관련, 4대강 사업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버드나무 떼죽음은 작년 가을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에 이은 '4대강 생태재앙'이라는 의견이 많다.

낙동강변을 따라 기존 습지 주변에 자생하던 왕버들을 비롯한 버드나무 군락들이 하나둘 고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대강 보 담수 이후부터다. 원래 버드나무는 물가나 강변 습지에 주로 산다. 하지만 강물이 깊어져 나무가 오래 잠기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4대강 사업으로 수면이 깊어진 낙동강이 버드나무 떼죽음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 낙동강 4대강사업 전 구간의 재생 버드나무 군락들에게서 똑같이 보이는 생태 재앙의 현장이다. ⓒ 정수근

이번 현상은 4대강 사업을 벌인 낙동강 700리 전 구간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사한 버드나무 수는 최소 수만에서 최대 수십 만 그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버드나무 떼죽음 현상은 강변 생태계에 2차, 3차 피해를 줄 수 있다.


강변 생태계에 치명적인 2차, 3차 피해 이어질 듯

당장 버드나무 군락의 고사로 야생 동식물들의 서식처와 은폐물 구실을 해왔던 공간이 축소된 셈이다. 야생 동물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떼죽음 당한 버드나무들이 썩어감에 따라 부영양화를 초래해 그렇지 않아도 나쁜 수질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이런 고사목들은 추후 장맛비 등에 휩쓸려 '4대강 쓰레기 보'의 주요 원인 물질이 되기도 한다.

▲ 고사한 버드나무 군락에 쓰레기가 쌓여 보기에도 좋지 않고, 부영양화 또한 우려된다. ⓒ 정수근

▲ 고사한 버드나무 군락에 쓰레기가 쌓여 보기에도 좋지 않고, 부영양화 또한 우려된다. ⓒ 정수근

이번 현상에 대해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버드나무가 물가에 사는 걸 좋아하지만, 줄기 아래 밑둥 부분이 오랫동안 침수되면 땅속 뿌리가 호흡을 할 수 없어 전부 고사한다"며 "그동안 여름철 장마 때마다 침수 당해도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강의 빠른 통수 능력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4대강 사업으로 우리 하천의 고유 기능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버드나무 집단 떼죽음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강변 생태계를 완전히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그는 "그동안 안정적인 서식처와 은폐물 구실을 해주던 버드나무 군락이 사라져 야생 동물들은 늘 불안과 긴장 상태에 놓이고, 결국 야생동물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로 작용해 조류 등은 알을 품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은 결국 강변 생태계 파괴 사업

▲ 새가 둥지를 튼 나무도 고사해버렸다. ⓒ 정수근

▲ 과거 강변 가장자리에 있던 버드나무가 4대강사업 후 강 가운데서 죽어가고 있다. ⓒ 정수근

따라서 그동안 환경단체와 하천 전문가들이 줄기차게 주장한 4대강 복원에 대한 논의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대강 사업 철저 검증을 약속한 박근혜 정부는 아직도 검증단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 사이 장마는 시작됐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보 담수로 인해 지천에서 발생하는 신종 홍수 피해나 역행침식에 따른 제방 붕괴, 4대강 본류의 농지침수, 보 붕괴" 등 장마철 피해를 경고해왔다.

많은 이들은 '4대강 대재앙'이 현실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 고사한 버드나무 뒤로 강정고령보와 4대강 홍보관 '디아크'의 모습이 흉물스럽게 보인다 ⓒ 정수근

▲ 낙동강 보의 담수는 지천인 금호강의 달성습지의 생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호강의 수위도 동반상승하면서 버드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다. ⓒ 정수근


덧붙이는 글 | 정수근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출처 :또 4대강 재앙... 낙동강 버드나무 떼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