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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국정원은 정치적 선동꾼이 됐다”

워싱턴포스트 “국정원은 정치적 선동꾼이 됐다”
국정원 정치개입 논란 상세히 보도
“한국 정보기관 정치적 논쟁 이끌어”

[한겨레] 이춘재 기자 | 등록 : 2013.07.08 17:05 | 수정 : 2013.07.08 17:09


▲ 워싱턴포스트 누리집 캡쳐.

한국의 정보기관은 정치적 선동꾼(political provocateur)이 됐다.▷ 해당기사 바로가기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7일(현지시각)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불법유출 사건을 다룬 기사에서 “한국은 정보기관(국정원)이 정치적 논쟁을 이끌고 있다”며 이렇게 표현했다.

신문은 이날 서울발 국제면 기사에서 지난해 한국의 대통령선거 당시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불법공개 소식을 다루며 “국정원이 권력을 이용해 당파적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의 여당 의원들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안보보다는 북한과의 협력을 더 우선시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국정원이 대선 개입을 물타기하려고 또다른 논쟁 거리를 만들었다고 공격하는 등 극심하게 분열됐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내 일부 정치분석가들의 말을 따서 ‘국정원이 정치적 선동꾼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보수적 대의명분을 위해 국정원의 권한을 남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남북분단이라는 현실로 인해 냉전적 사고가 지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에 대한 동정론이 존재하고 있는데, 지난 대선 때는 여야 후보가 모두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며 이명박 정부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고, 박근혜는 대선 승리 직후 통합을 약속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통합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야당 의원들은 박근혜가 국정원 사태와 관련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박근혜가 지난해 12월부터 논란이 됐던 국정원 댓글 사건을 지난달에 비로소 단 한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 자신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혜자도 아니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박근혜가 60% 안팎의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나, 일부 시민들은 그의 책임있는 행동과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며 전국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논란도 상세하게 보도해다. 미 중앙정보국(CIA)를 본따서 만든 국정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돼 있지만 검찰 수사 결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체제에서 정치에 개입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야당 의원들은 남재준 현 원장 체제에서도 국정원의 이런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의 정보기관이 수차례 이름을 바꾸면서도 ‘수상쩍은’ 역사를 이어갔다면서 민주정부 수립 이후 공식적으로는 비정치적인 기관으로 탈바꿈했으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문은 박근혜를 아버지 박정희에 비유한 <한겨레> 7월 1일치 만평(▷ 7월 1일 한겨레 그림판 보기)을 인용해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을 지적했다.

그러나 박근혜는 최근 “NLL을 지키기 위해 쏟은 피와 죽음을 잊지 말자”며 한쪽 편을 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출처 : 워싱턴포스트 “국정원은 정치적 선동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