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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4대강 사업뒤 여주군 다리 5개 붕괴·유실”

“4대강 사업뒤 여주군 다리 5개 붕괴·유실”
국민검증단 현장조사 나흘째
마을 이어준 복대3리교 ‘두동강’
주변 제방도 군데군데 뜯겨나가
제방 무너진 옥촌저수지도 파여
“직강화로 물살 빨라져 역행침식”

[한겨레] 여주/김기성 기자 | 등록 : 2013.08.09 19:54 | 수정 : 2013.08.09 22:29


▲ 9일 오전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남한강 지천에 있는 복대3리교에서 환경단체와 전문가 등으로 꾸려진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이 지난달 집중호우 때 가운데 부분이 무너져내린 다리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여주/김봉규 선임기자

9일 오전 찾은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복대3리 마을에 놓인 복대3리교는 가운데 부분이 동강나 있었다. 남한강 지류 복하천으로 흘러드는 지천에 놓인 너비 4m, 길이 20여m인 작은 콘크리트 다리다. 지난달 22일 여주군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 때였다.

무너진 다리 주변 제방은 군데군데 포탄을 맞은 것처럼 뜯겨나가 당시 물살 세기를 가늠케 했다. 4대강 공사 전에는 물길을 따라 굽이굽이 늘어졌던 이 하천 제방은 지금 콘크리트 석축으로 반듯하게 올려졌다. 이처럼 ‘직강화’된 하천으로 모여든 물살은 복하천을 거쳐 남한강 본류를 향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려들고 있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꾸린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은 나흘째 현장검증에 나선 이날 여주군 흥천·대신·금사면 등 최근 집중호우 때 수해를 입은 지역을 집중해 둘러봤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하천에 구조물을 설치하면 유속이 빨라진다. 이곳(복대3리교)은 강으로부터 1.5㎞ 떨어진 지점이어서 역행침식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4대강 진상조사위원회의 이미경 의원은 “복대3리교 붕괴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지천 정비는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본류에 보를 짓고 대규모로 준설한 4대강 공사는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말했다.

이어 들른 여주군 대신면 옥촌저수지는 지난달 22일 집중호우 때 제방이 터지며 곳곳이 파여나가 계곡처럼 변해 있었다. 국민검증단은 정부가 4대강 사업에 집중하느라 지천 저수지 제방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빚어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국민검증단은 4대강 사업 착공 이후로 남한강 주변 지류·지천에 설치된 다리 5곳에서 다릿발이 붕괴되거나 상판이 뒤틀리는 등 사고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여주읍 연양천의 신진교, 대신면 한천의 용머리교, 북내면 금당천의 세월교 등 3곳이 4대강 공사 도중 문제가 생겼고, 4대강 사업 준공 뒤인 올해에도 금사면 금사천 전북교와 흥천면 복하천 복대3리교 등 2곳의 다릿발 등이 훼손됐다는 것이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여주군에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남한강 지류 등 샛강에 놓여진 다리는 붕괴된 적이 없었다. 4대강 사업으로 남한강 본류 바닥을 대규모로 준설하는 등의 영향으로 전북교처럼 교각이 물살에 휩쓸려 가는 등의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여주지역 수해는 산사태, 저수지 붕괴, 지천 다리 붕괴 등 남한강 본류가 아닌 곳에 주로 일어났다. 여주군이 집계한 올해 수해 피해액 26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은 4대강 사업으로 벌인 준설, 하천 직강화 등의 영향으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여주환경운동연합 쪽은 밝혔다.

국민검증단은 “4대강 사업 초기부터 ‘변종 운하’라는 점을 지적했다. 국무총리실의 잘못된 검증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시민사회가 직접 4대강 사업 현장을 검증하고, 4대강을 다시 살릴 대안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4대강 사업뒤 여주군 다리 5개 붕괴·유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