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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촛불 배후 청와대, 관변단체장 선거 개입

반촛불 배후 청와대, 관변단체장 선거 개입
[집중분석] 보수단체 촛불 반대집회 사주·조종해 온 곳도 청와대
[진실의길] 육근성 | 2013-08-16 09:36:08



특혜와 지원이 법으로 보장되는 관변단체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한국자유총연맹(자총)이다. 매년 사업비 전액을 국고에서 보조 받을 뿐 아니라, 때때로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해 수십억원의 지원금을 받기도 한다.

한국자유총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

제2조 (국·공유재산의 대부 및 시설지원)
① 「국유재산법」 또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등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국·공유재산 및 시설을 그 용도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다.

제3조 (출연·보조 등)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총연맹에 그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운영경비와 시설비, 그 밖의 경비를 보조할 수 있다.

제4조 (조세감면 등)
① 정부는 총연맹에 「조세특례제한법」이나 그 밖의 세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조세를 감면할 수 있다.



두 가지 ‘의혹’ 사실로 확인되다

자총은 촛불집회 등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있을 때마다 맞불집회에 주도적으로 참가해 왔다. 그때마다 맞불집회가 청와대의 기획물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서울광장 맞은편에서 촛불 반대집회를 주도해온 자총을 조종한 게 청와대이고, 이 단체를 손아귀에 넣기 위해 청와대와 안전행정부가 단체 회장 선거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뉴스1’ 등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지난 8일 청와대 정무수석실 허모 행정관이 이영재 자총 사무총장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해병대 사령관 출신인 김명환 전 자총 중앙지회부회장을 총재에 당선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자유총연맹 회장선거에 개입한 청와대

이후 이 사무총장은 안행부 류모 지방행정정책관과 함께 김명환 후보 당선을 위해 발벗고 나서게 된다. 이 사무총장은 김 후보의 대항마로 출마한 이오장 자총 서울지회 전 회장의 최측근 A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김 전 부회장이 청와대와 안행부로부터 낙점 받았는데 이 전 회장이 출마하지 않는 게 어떻겠냐”며 후보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행부 류모 정책관(국장급)도 지난 7월 말과 8월 초 사이에 자총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는 김명환씨”라며 당선을 위해 지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낙점했다는 김명환 후보는 군 출신(해사 22기)이다. 1968년 해병대 소위로 임관해 해병 연평부대장, 해병제2사단장을 거쳐 1999년 제24대 해병사령관을 지낸 바 있으며 친여당 성향의 인물이다. 지난해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지원했다가 낙천된 경력도 있다.

후보 사퇴를 종용받았다는 이오장 후보는 군 출신이 아니다. 평통 자문위원, 라이온스협회 감사 등을 맡으며 올 2월까지 이 단체 서울지회 지회장을 지냈다.



관변단체 촛불 반대집회 사주·조종해 온 곳도 청와대

‘선거 압력 의혹’이 보도되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관변단체 반촛불집회의 배후가 청와대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만다. 청와대 정무수석실 허모 행정관은 ‘청와대 압력설’이 보도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이렇게 해명했다.

이씨(자총 사무총장)를 만나 종북좌파 쪽에서 국정원 관련 촛불집회를 하니까 자유총연맹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활동할 것인지 내용을 상의(지난 8일 이씨와의 회동을 말함)하러 갔던 것이다.

일종의 ‘자백성 발언’이다. 허 행정관의 ‘은연중 자백’을 통해 관변단체의 촛불 반대집회가 누구에 의해 사주되고 조종돼왔는지 밝혀진 셈이다. 배후가 청와대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마침내 이번에 들통이 난 것이다. 청와대가 노골적으로 관변단체를 사주해 여론몰이에 앞장서도록 내몰고, 단체 회장 선거까지 개입해 친정부 인사가 당선되도록 압력을 행사해 왔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혈세 털어 지원하고 특혜 줘 관변단체 배불려온 정부

정부는 이 단체를 국민혈세를 털어 살뜰히 보살펴 오고 있다. 연간 수십억원이 넘는 사업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도 부족해 우량 공기업 민영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기도 했다.

2002년 재정이 바닥인 자총이 한국전력 자회사로 출발한 알짜 공기업 민영화에 뛰어든다. 당시 자총 총재였던 권정달씨는 여당 고문이라는 뒷배를 십분 활용해 수완을 발휘한다. 인수자금 665억 중 자총이 마련한 돈은 전체의 1%에 불과한 6억6000만원. 나머지는 한전산업개발이 처리하는 석탄회를 두 업체에 독점적으로 넘기는 조건으로 판매 보증금을 미리 받아내는 방법으로 충당했다.

한전산업개발은 전기계기 검침, 요금청구서 송달업무, 화력발전소 석탄회 재활용, 원자력 수처리 운전 및 정비업무 등 한전과 밀접하게 관련된 일을 하는 기업으로 연매출이 2500억원에 달한다. 말 그대로 알짜배기다.



자유총연맹 그간 챙긴 돈 1000억원

자총처럼 부자인 단체도 드물다. 2003년 한전산업개발 인수에 성공한 자총은 주식이 상장된 2010년까지 매년 40~60억원을 배당 받았다. 2006년에는 흥인동 상옥을 1500억원에 매각해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차익 200억원을 챙긴다. 이렇게 9년간 챙긴 돈은 620억원. 2010년에는 상장과 함께 지분 20%를 매각해 358억원을 거머쥐었다.

6억6000만원을 투자해 9년 동안 1000억원을 챙겼으니 150배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 과정에서 주가조작 의혹, 횡령, 회장 개인 비리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권정달 회장이 구속되면서 2009년 MB 측근인 박창달씨가 회장으로 부임한다.

박창달씨는 2009년 3월 권정달 전 회장 후임으로 총재가 된 후 2010년 2월과 2013년 2월 제12대·제13대 회장에 당선됐으나 올 6월 회장직에서 자진사퇴했다.


MB맨 박창달 회장 돌연 사퇴... 청와대 압력 의혹

그의 회장직 사퇴가 청와대의 압력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 올 2월 정기총회에서 대의원 300명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한 박 전 회장이 4개월만에 회장직을 내려놓은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한 박 전 회장의 답변이 의미심장하다.


청와대의 외압에 의한 사퇴인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새 정권이 안정될 때까지만 한다는 마음으로 자리를 지켰던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박근혜 정부가 나가라고 하기 전까지 회장직을 맡으려 했다는 말로 들린다.

‘청와대 사퇴 압력 의혹’이 제기될 만하다. 박 전 회장은 MB의 최측근으로 한때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적도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다. 그는 MB 대선캠프 ‘안국포럼’을 주도하며 MB 유세지원부단장을 맡는 등 캠프의 핵심역할을 했다. 대선 외곽조직인 ‘국민성공실천연합’을 주도해 MB 당선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 땅의 민주주의, 이렇게 허약하다니

MB의 포항중 4년 후배로 ‘포항 실세’ 중 한명으로 통한다. 한때는 ‘MB의 복심’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사람이 활용가치가 높은 최대 관변단체를 맡도록 내버려두는 게 못마땅했을 것이다. MB의 사람이니 ‘박근혜 시대’에 맞지 않다며 사퇴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

통탄할 일이다. 유리지갑 털어 거둔 세금으로 정권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단체를 지원하고, 알짜 공기업을 넘겨줘 배를 불려줬다. 이 단체의 선거까지 개입해 시민의 촛불을 막는 임무를 수행하라고 사주해 왔다니 어처구니없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한지 그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혈세와 특혜로 얼룩진 관변단체에 대한 ‘개혁’과 ‘정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출처 :반촛불 배후 청와대, 관변단체장 선거 개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