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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검찰 주장, 북한·종북 좌파와 닮았다"

"검찰 주장, 북한·종북 좌파와 닮았다"
원세훈 전 원장 변호인, 첫 공판 모두진술서 주장... "사이버활동은 국정원 고유 업무"
[오마이뉴스] 이병한 | 13.08.26 18:33 | 최종 업데이트 13.08.26 18:33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남소연 2013.08.16

공직선거법 및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26일 첫 공판(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 21부 이범균 부장판사)에서 원 전 원장 측은 검찰의 기소가 국정원법과 국정원 사이버활동에 대한 오해 또는 편협한 자구적 해석으로부터 비롯된 잘못된 기소라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 측은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국정원의 손발을 묶으려는 북한과 종북 좌파와 닮은 주장으로 문제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원 전 원장 측 이동명 변호사(법무법인 처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30분간 진행된 모두진술에서 "북한과 종북 좌파가 지속적으로 대통령의 국정수행 성과를 폄훼하고 정부 시책에 대한 반대 선동을 해왔다, 이런 공세에 대응해 사이버 활동을 벌이는 것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고유 업무"라며 "검찰의 공소사실은 국정원 업무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조직폭력배가 칼로 사람을 찌르는 것과 의사가 수술을 위해 칼을 사용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예를 들면서, 국정원의 사이버 활동을 의사의 수술 집도에 비유해 정당성을 주장했다.

원 전 원장이 정부 여당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이나 집단을 종북으로 보는 그릇된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변호인은 "원 전 원장이 생각하는 종북세력이란 북한의 지시를 받아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자, 북한의 주장을 추종해 대한민국의 헌법체계를 부정하는 자생적 사회주의자"라며 "검찰의 주장대로 단순한 비정부세력이나 비협조세력을 종북으로 보지는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그는 검찰의 논리를 거꾸로 검찰을 비판하는 데 사용했다. 그는 "종북 좌파와 일부 야당 성향 정치인의 주장이 외견상 비슷하다고 해서 (북한과 종북 세력의 공세에 대응한) 국정원의 사이버 활동을 정치관여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국정원의 손발을 묶으려는 북한과 종북 좌파와 닮은 주장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변호인은 "검사의 주장은 선거기간 동안 북한 및 종북 좌파의 사이버 공세에 대응하는 일체의 활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면서 "댓글 몇 개 단 게 선거 시기와 우연히 겹친다고 해서 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주장했다.


"지시·강조 말씀은 느낌을 두서없이 이야기한 것... 직무상 지시 아냐"

또한 변호인은 원 전 원장의 기소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에 대해서 "직원들이 작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때그때의 느낌 내지 소감을 발언한 것으로 정확성을 담보하지 못할 뿐 아니라 큰 의미가 없다"면서 "두서없이 이야기한 것에 대해 직원들이 업무에 참고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이고 명확한 직무상 지시로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심리전단팀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최근 국정원 여직원 사건 이후 보고를 받고서야 알았다"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찬반 클릭의 경우도 심리전단 직원들의 자체적인 아이디어였으며 시험하였다가 중단한 방법이다, 피고인은 그런 구체적인 활동 방법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NLL 대화록' 공개를 압박한 새누리당에 맞섰던 일을 거론하면서 "피고인이 선거개입을 지시했다는 것은 상식과 경험칙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는 다른 개인 비리 사건으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원 전 원장이 하늘색 수의를 입은 채 참석했다. 원 전 원장은 현재 보석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2일로 예정돼 있다. 이날 재판에는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출처 : "검찰 주장, 북한·종북 좌파와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