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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조작과 탄압들

김한길, 父 무죄 판결에 "당신이 못다한 일 하겠다"

김한길, 父 무죄 판결에 "당신이 못다한 일 하겠다"
[뉴시스] 서울=추인영 기자 | 등록 일시 2013-09-13 18:04:59


▲ 고(故) 김철 통일사회당 대표
【서울=뉴시스】추인영 기자 =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3일 부친인 고(故) 김철 전 사회당 당수의 긴급조치 위반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 "37년 만에 이제서야 그런 말을 듣게 됐구나, 내 아버지가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웠던 것이 완전히 헛되게 되지는 않았구나 하는 감회가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서울고법에서 유신헌법 시절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김 전 당수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재판부가 마지막에 무죄를 선고하고 나서 사과의 말을 할 때 울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긴급조치 9호는 인간의 존엄성과 국민의 기본권을 철저히 짓밟은 유신시대의 야만적 폭력의 대명사"라며 "헌법이 부여한 정당성을 못 가진 유신정권이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폭력으로 제압하기 위한 수단이 긴급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가 유신시대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서도 기필코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에 앞서 김철 선생 재심재판 신청인 진술에서 "당시 20대 청년으로 아버지의 재판을 지켜봤던 제가 벌써 60이 됐다"며 "한 사회가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 문명의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1976년은 암흑기의 한복판이었다. 대통령이 곧 법이요, 진리였다. 대통령은 헌법위에 군림했고, 국가는 밀실에서 운영됐다. 법치라는 말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권력자의 자위적 판단에 의해서 모든 것이 결정됐다"고 박정희정권 시대를 비판했다.

그는 긴급조치 9호에 대해 "헌법이 부여한 정통성을 못 가진 유신정권이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폭력으로 제압하기 위한 수단이 긴급조치였다"며 "이 국가적 폭력에 의해 희생된 분이 어디 제 아버지뿐이겠나. 당시를 살았던 국민 모두가 그 희생자이고, 어쩌면 당시 권력의 편에 서서 폭력을 행사했던 사람들도 피해자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국민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많은 희생과 고통, 땀과 눈물이 있었지만 결국 독재정권을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쟁취했다"며 "70년대 유신정권의 폭압도, 80년대 신군부의 만행도, 87년 6월 민주화의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민주주의가 승리하고, 국민이 이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오늘 민주주의의 두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37년 만에 다시 찾은 법정은 과거의 법정이 아닌데, 제가 발 딛고 서 있는 2013년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은 과거의 그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리기 때문"이라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과거 제 아버지와 유신 정권 폭압에 맞서 싸웠던 그 엄혹한 시절은 분명 아닌데, 오늘날까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자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분명한 것은 37년 전 제 아버지께서 민주주의를 위해 할 과제가 있었듯이, 오늘의 저 또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요즘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고, 위대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와 광장을 오가며 명예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역사의 증언대로 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7년이 지난 오늘, 저는 이 법정에서 이미 저 세상에 계신 아버지와 민주주의를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자간 혈연관계를 넘어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민주주의자로서 마음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당신이 하신 일을 제가 이어가겠다. 당신이 못다 한 일 이제 제가 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김한길, 父 무죄 판결에 "당신이 못다한 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