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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남구청, 넝마공동체 집회 관변시위로 막았다

[단독] 강남구청, 넝마공동체 집회 관변시위로 막았다
구청 직원이 집회신고 대기표 선점해 보수단체에 전달
집회자유 침해·공무원 중립 위반… 구청 “민원 탓” 해명

[경향신문] 곽희양·허남설·조형국 기자 | 입력 : 2013-08-30 06:00:01 | 수정 : 2013-08-30 09:57:36


서울 강남구청이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노숙자들의 재활 모임 ‘넝마공동체’의 집회를 막기 위해 구청 직원을 동원해 보수단체의 집회신고가 먼저 접수될 수 있도록 지원한 사실이 29일 확인됐다. 자치단체가 공무원을 동원,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넝마공동체는 1986년부터 영동5교 다리 밑에서 집단생활을 해왔다. 강남구청은 지난해 화재를 예방하고 불법 무허가 판자촌을 없앤다며 이들의 집단거주지를 강제철거했다. 이에 서울시 인권센터는 강제철거 과정에서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며 강남구에 임시거처 마련 등을 권고했고, 강남구는 이에 반발하며 넝마공동체와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 12일까지 넝마공동체 회원들은 강남구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해오다 같은 달 29일까지 2주일간은 보수단체에 밀려 집회를 하지 못했다. 이들이 이 기간에 집회를 열지 못한 것은 ‘바르게살기운동 강남구협의회’와 ‘한국자유총연맹 강남구지부’의 구청 정문 앞 집회신고가 강남경찰서에 먼저 접수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보수단체의 집회신고 과정에 강남구청의 편법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집회 허가기관인 강남경찰서는 규정에 따라 자정을 기준으로 경찰서 정문을 먼저 통과한 사람에게 집회신고 우선권을 주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은 신고일 전날 밤 12시에 정문을 통과해 대기표를 받은 뒤, 이를 강남구청 소속 청원경찰에게 건네줬다. 청원경찰은 경찰서에서 대기하다 집회신고 접수 직전 다시 대기표를 보수단체 회원에게 건네는 방법을 썼다.

넝마공동체의 항의가 이어지자 강남경찰서는 7월 30일부터 강남구청 정문 좌측과 우측을 나눠 두 단체가 집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통행로가 더 넓은 정문 우측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바르게살기운동 강남구협의회와 한국자유총연맹 강남구지부는 강남구로부터 각각 9,120만 원, 9,030만 원을 지원받는다. 송경상 넝마공동체 이사는 “보수단체는 집회신고를 내지만 7~8명이 잠시 머물러 갔다 돌아가는 수준의 사실상 유령집회”라며 “처음 집회를 열었을 때부터 강남구청과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측은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에서 협조를 요청해왔고, 넝마공동체의 집회 소음으로 민원이 많아 해당 단체 지원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자발적인 집회”라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 59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구청이 특정 단체와 공모해 집회신고에 개입한 것은 위계에 의해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 [단독] 강남구청, 넝마공동체 집회 관변시위로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