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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에서 사용 금지된 ‘동물용 의약품’ 검출

미국산 쇠고기에서 사용 금지된 ‘동물용 의약품’ 검출
사람이 먹으면 심장 박동 빨라져
대만에서 검출되자 ‘뒷북 조사’
식약처, 같은 작업장 수입 중단

[한겨레]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 등록 : 2013.10.08 22:35 | 수정 : 2013.10.09 09:01


▲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이 지난해 4월 경기도 광주의 한 보세창고에서 미국에서 수입된 냉동 쇠고기를 개봉 검사하고 있다. 광주/김경호 기자

미국산 쇠고기에서 사용이 금지된 동물용 의약품이 검출돼 같은 작업장에서 생산된 쇠고기의 국내 수입이 전면 중단됐다. 검출된 의약품은 가축의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쓰이는 질파테롤로, 사람 몸에 들어가면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4일 수입된 미국 스위프트비프사의 쇠고기를 정밀 검사한 결과, 2건(22t)에서 각각 0.35ppb, 0.64ppb의 농도로 질파테롤이 검출됐다고 8일 밝혔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에 검역 불합격 판정을 내리고 이 쇠고기를 생산한 작업장에 대해서도 수출 선적 중단 조처를 취했다.

질파테롤은 가축의 몸무게와 근육을 늘리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사료에 넣는 첨가제로, 사람이 섭취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 기관지가 확장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이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쓰다가 도핑 테스트에 걸리기도 하며, 축산업자들이 고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몰래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질파테롤 허용치가 12ppb이지만, 우리나라는 잔류 허용 기준을 따로 두지 않고 수입 육류에서 조금이라도 발견되면 국내 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 등에 비해 식료품에 들어가는 유해 물질에 대한 기준치를 대체로 느슨하게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대만에서 식품소비자지식서비스넷을 통해 같은 작업장에서 생산된 쇠고기에서 질파테롤이 검출됐다는 정보를 입수해 이를 바탕으로 정밀 검사를 한 결과 국내에 수입된 제품에서도 질파테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미국 쪽에 질파테롤이 쇠고기에서 검출된 원인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현재 수입신고 대기 중인 미국 스위프트비프사의 쇠고기 전량을 대상으로 검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식약처의 대처는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만에서 검출되기 전까지는 해당 검사를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단체인 ‘건강과 대안’의 박상표 연구위원(수의사)은 “대만에서 검출됐다는 정보가 나온 뒤 뒤늦게 우리나라도 검사했다. 이미 유통된 제품에서도 같은 약품이 들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또 “미국산 쇠고기는 결국에는 인간의 건강보다는 이윤을 목적으로 질파테롤과 같은 약도 쓴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해당 의약품이 왜 들어갔는지 철저히 원인을 파악해야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미국산 쇠고기에서 사용 금지된 ‘동물용 의약품’ 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