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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로 일관한 국정원 직원

원세훈 재판 2라운드... '모르쇠'로 일관한 국정원 직원
[원세훈 25차 공판] 심리전단 5팀 직원 증인신문 본격화
[오마이뉴스] 박소희 | 14.03.17 20:46 | 최종 업데이트 14.03.17 20:46


▲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 재판에 트위터 등 SNS를 담당한 국정원 심리전단 5팀 직원 김아무개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 김지현

원세훈 전 국정원장 공판에 다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약 3개월여 만에 증인 신문을 재개했다. 이날 재판에는 트위터 등 SNS를 담당한 국정원 심리전단 5팀 직원 김아무개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17일 긴급체포됐고, 압수수색 당한 그의 이메일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30여 개가 나왔던 주인공이다.

핵심 증인인 만큼 검찰과 변호인단은 그에게 200개가 넘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김씨는 세 시간가량 이뤄진 신문 내내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검사 "파트장으로부터 이슈 및 논지를 전달받은 적 있는가."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

변호사 "트위터 계정 등이 담긴 파일이 어떻게 작성된 건지 기억 못하나."
"기억 못한다. 모르고 있었다."


특히 그는 검찰 조사 당시에 진술했던 부분도 법정 증언에서는 "기억이 잘 안난다"며 사실상 번복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 장아무개 안보5팀 3파트장으로부터 '이슈 및 논지'를 전달받았고 ▲ 트위터 계정을 다른 직원들과 공유했으며 ▲ 내부 지침에 따라 외국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진술했지만, 법정에서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 통화내역과 그의 이메일 등에 기초해볼 때 'O월 O일 OO카페에서 트위터 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검사의 추궁에도 명쾌히 인정하지 않고 "그런 것 같다" 정도로만 말할 뿐이었다.

김씨의 이런 답변 태도는 변호인측이 보기에도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반대신문에 나선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검사 신문에 대부분 기억 안 난다고 했는데, 이 사건으로 체포돼 조사받거나 또는 다른 개인적 일로 기억력에 문제 생긴 적 있냐"고 물었다. 김씨는 "특별히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평상시에도 업무를 수행하거나 또는 보통 생활할 때도 타인과 의사소통에 지장이 좀 있는가"라고 물었고, 김씨는 "지장까지 없지만 기억력이 좀 떨어진다"고 답했다.


변호인도, 판사도 '의구심' 표현

김씨의 '모르쇠 일관'에 재판부도 한마디 했다. 휴대폰 번호를 명확히 제시하며 그 번호를 업무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조차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자, 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가 나섰다.

"증인, 자기가 쓴 휴대폰 번호도 기억이 안나요?"

그제야 김씨는 "(그 번호로 휴대전화가) 하나 있을 건데, 다른 것도 사용했다"며 인정했다.

김씨의 답변 태도는 같은 심리전단 5팀원으로 지난 18차 공판(지난해 12월 9일)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아무개 직원과 비슷하다. 당시 재판부는 '기억이 없다'로 일관하는 이씨를 두고 "6개월 전까지 매일 했던 일인데 '기억이 없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은… 진술 전체의 신빙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심리전단 5팀 직원에 대한 증인 신문은 하루 뒤인 18일에도 계속된다. 또 다른 직원 김아무개씨가 출석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일단 여기까지 증인 신문을 진행한 후 트위터 등 각종 증거에 대한 증거능력을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출처 : 원세훈 재판 2라운드... '모르쇠'로 일관한 국정원 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