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만 하는 박근혜
기초공천 야당대표 면담 ‘거부’ 간첩 증거조작 ‘침묵’
빙상계 비리 등에는 ‘시시콜콜 깨알 지적’ 지지율 관리
[경향신문] 안홍욱·구교형 기자 | 입력 : 2014-04-07 22:09:43 | 수정 : 2014-04-07 22:18:06
청와대 박준우 정무수석이 7일 오후 1시57분 국회 본관 2층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실을 찾았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공개적으로 밝힌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의를 위한 박근혜 면담 요청에 답하기 위해서다.
박 수석은 “기초선거 공천 문제는 대통령 결단을 요구할 사안이 아니다. 여당과 합의해달라”는 박근혜의 뜻을 김한길·안철수 대표에게 전했다. 면담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박 수석은 두 대표에게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2시10분 밖으로 나왔다. 머문 시간은 총 13분이었다.
정무수석이 돌아간 뒤 안 대표는 “지난 4일 청와대 방문에서 박 수석이 사견이라고 한 말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 말을 대통령의 말이라면서 전하더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대통령이 제1야당은 물론이고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것으로 본다. 불통의 높은 벽을 또다시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는 대선 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그러다 제1야당 대표가 직접 청와대를 방문하며 압박하자 정무수석을 보내 상대토록 한 것이다. 박근혜는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공약 폐기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이 없었다.
박근혜가 주요 정국 현안에 침묵한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불리한 사안에는 어김없이 침묵 모드로 들어간다. 침묵 속에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고, 여론이 심상치 않으면 짧게 한마디 하고 다시 입을 닫는 식이다. 그사이 청와대 관계자들은 “언급하지 않겠다” “무대응이 청와대 입장”이라며 ‘무시 전략’으로 일관한다.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에 대한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조직적·계획적 범행이 확인된 이후에도 언급이 없다. 박근혜는 지난달 10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무런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빙상계 비리까지 시시콜콜 지시하는 ‘깨알 리더십’을 보이면서 정작 민주주의 근간을 허무는 국가 중대 사안에는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의 이런 침묵은 60%대에 이르는 높은 지지율을 과신한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에 선을 긋고 국정에 매달리는 모습이 지지율 관리에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박근혜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를 모른 체해도 국정운영에 별 탈이 없다고 여기는 측면도 있다.
출처 :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대통령
기초공천 야당대표 면담 ‘거부’ 간첩 증거조작 ‘침묵’
빙상계 비리 등에는 ‘시시콜콜 깨알 지적’ 지지율 관리
[경향신문] 안홍욱·구교형 기자 | 입력 : 2014-04-07 22:09:43 | 수정 : 2014-04-07 22:18:06
청와대 박준우 정무수석이 7일 오후 1시57분 국회 본관 2층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실을 찾았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공개적으로 밝힌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의를 위한 박근혜 면담 요청에 답하기 위해서다.
정무수석이 돌아간 뒤 안 대표는 “지난 4일 청와대 방문에서 박 수석이 사견이라고 한 말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 말을 대통령의 말이라면서 전하더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대통령이 제1야당은 물론이고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것으로 본다. 불통의 높은 벽을 또다시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는 대선 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그러다 제1야당 대표가 직접 청와대를 방문하며 압박하자 정무수석을 보내 상대토록 한 것이다. 박근혜는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공약 폐기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이 없었다.
박근혜가 주요 정국 현안에 침묵한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불리한 사안에는 어김없이 침묵 모드로 들어간다. 침묵 속에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고, 여론이 심상치 않으면 짧게 한마디 하고 다시 입을 닫는 식이다. 그사이 청와대 관계자들은 “언급하지 않겠다” “무대응이 청와대 입장”이라며 ‘무시 전략’으로 일관한다.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에 대한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조직적·계획적 범행이 확인된 이후에도 언급이 없다. 박근혜는 지난달 10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무런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빙상계 비리까지 시시콜콜 지시하는 ‘깨알 리더십’을 보이면서 정작 민주주의 근간을 허무는 국가 중대 사안에는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의 이런 침묵은 60%대에 이르는 높은 지지율을 과신한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에 선을 긋고 국정에 매달리는 모습이 지지율 관리에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박근혜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를 모른 체해도 국정운영에 별 탈이 없다고 여기는 측면도 있다.
출처 :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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