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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새벽 김석균 해경청장이 직접 ‘언딘’ 투입 지시

17일 새벽 김석균 해경청장이 직접 ‘언딘’ 투입 지시
언딘은 청해진해운에서 계약했다더니...청장이 투입 지시하고, 차장은 언딘에 자문 구해
[민중의소리] 정웅재 기자 | 발행시간 2014-07-02 18:26:09 | 최종수정 2014-07-03 13:37:04


▲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11일째인 4월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 수색작업을 위해 언딘 리베로 바지선이 정박해 있다. ⓒ양지웅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 해경은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나선 민간잠수부들의 구조 활동을 통제하고 민간구난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언딘)에만 구조활동을 맡겼다. 그러나 언딘은 인양과 수중공사 등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였고, 언딘 김윤상 대표가 해경의 통제를 받는 조직인 한국해양구조협회 부총재인 것으로 드러나 '해경-해양구조협회-언딘'의 유착 고리가 의심을 받았다.

구조활동을 지휘하고 책임져야 할 해경이 언딘에 구조활동을 몰아주고 뒤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자 해경은 언딘은 정부와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 해운과 인양계약을 맺고 구조활동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경과 언딘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던 것이다.


17일 새벽 김석균 해경청장 "지금 언딘은 이쪽으로 보내라 하고" 지시

그러나 2일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민주당 김현미·우원식, 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이 공개한 해양경찰청 화상회의 녹취록을 보면, 세월호 침몰 사고 다음날인 17일 새벽 김석균 해경청장이 직접 언딘의 현장 투입을 지시한 것으로 나온다. 정부는 언딘과 관련이 없다는 해경의 해명은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녹취록을 보면, 17일 새벽 2시경 최상환 해경 차장, 김문홍 목포해경 서장과 진행한 화상회의에서 김석균 해경 청장은 "언딘하고 지금 통화가 안 되는데 그 뭐 우리가 가라마라 할 수 없다 이런 얘기 하지 말라고 그래요. 왜들 그런 소리 해 가지고 말야. 지금 바로 언딘은 이쪽으로 보내라하고 그러고 민간잠수사들 다 이쪽으로 보내요"라고 지시한다.

최상환 해경 차장은 17일 새벽 언딘 김윤상 대표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는 사실도 언급한다. 이날 새벽 6시경 화상회의 녹취록을 보면, 최 차장은 "제가 사실은 수색구조전문가인 언딘 김 사장하고 지금까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양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니까, 오늘 뭐 누리혼지 뭐 거기에 장비를 이용해서 언딘에 있는 요원들이 한 4명이 들어가서 어느 정도 수색을 하더라도 워낙 안 좋은 때가 20일 이상 안 된답니다"라고 김석균 청장에게 보고한다.

최 차장은 그러면서 "그러나 뭐 오늘은 살아 있다고 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뭐 명분도 있고 하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는 하는데...중국에서 3만톤 크레인을 언딘이 수배해서 가져와서 (세월호) 자세를 바로 잡아서 다시 바지선 두 개로 연안으로 끌고 오거나, 더 큰 바지를 공수해서 그걸(세월호를) 들어가지고 해야 시신을 더 빨리 인양할 수 있는데..."라고 말한다.

▲ 장병수 언딘마린인더스트리 이사가 4월 29일 오전 진도군청 민원봉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JTBC의 '언딘, 시신 인양 지연' 보도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17일 새벽 6시 30분경 진행된 화상회의에서는 김석균 해경 청장이 "아까 언딘 사장하고 통화했습니까?"라고 물었고, 최상환 해경 차장은 "예"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석균 청장이 "고걸 얘기해보세요"라고 요구했고, 최 차장은 "언딘에서 나온 장병* 그 사람이 거기에서 작업을 오래했고 미국에서 유학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문가랍니다. 그 사람 의견을 듣는게 좋겠다고 그러네요"라고 답한다.

그러자 김석균 청장은 "돈 문제는 그 다음 문제고, 일단 그 사장한테...한 사흘...출항 하는데 준비한다는데 이틀...비슷한 시기에 올 거 같아요. 그 사장한테 바로 조치를 좀 취하도록...오케이 그래 합시다"라고 정리한다.

이상의 대화 내용을 보면 언딘은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고 현장에 투입된 민간구난업체로 해경과는 연관이 없다는 해경의 주장은 거짓이었을 뿐만 아니라, 김석균 해경 청장과 최상환 해경 차장이 이미 언딘 김윤상 대표와 깊은 관계였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녹취록에 따르면, 김석균 청장 등 해경 수뇌부가 언딘에 구조활동의 상당부분을 의존했던 것도 알 수 있다.




출처 : 17일 새벽 김석균 해경청장이 직접 ‘언딘’ 투입 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