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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박상희 “대선 때 영수증 처리 없이 돈 주려던 사람 있었다”

박상희 “대선 때 영수증 처리 없이 돈 주려던 사람 있었다”
“성완종 전 회장 돈 낸 기록 없어… 그런 사람들 투명한 돈 안 내놔”
음성적 경로 통했을 가능성 높아

[경향신문] 강병한·정환보·구교형 기자 | 입력 : 2015-05-05 06:00:02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선거자금을 책임진 박상희 전 새누리당 재정위원장(64)은 “(대선 당시) 영수증 처리를 안 하고 돈을 주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4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런 돈은 안 받고) 다 (돌려)보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이 거부한 돈이 공식 창구가 아닌 대선 캠프 산하 본부로 음성적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것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폭로로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해 “신경이 좀 쓰인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의 발언은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박 전 위원장은 또 “확인을 해보니 성 전 회장은 (대선 캠프에) 특별당비를 낸 것이 없다. 그분은 돈을 낸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게 돈을 쓰는 사람들은 투명한 돈을 안 내놓는다”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성 전 회장이 대선 때 홍문종 의원에게 2억원을 줬다는 폭로에 대해 “나는 전혀 낌새를 못 챘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당시 선거 캠프에서 성 전 회장의 역할에 관해 “내가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공식 창구인 재정위원장을 거치지 않은 음성적인 자금이 캠프 산하 기구나 특정 개인에게 흘러들어 갔을 개연성이 있다. 성 전 회장이 공식적으로는 특별당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점도 이런 가능성을 높인다. 성 전 회장은 지난달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된 돈이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선거 때야 (영수증 처리 없이) 후원하겠다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저는 영수증 없는 돈을 일절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그런 돈을 가져오면 영수증 처리 안 하면 못 받는다고 하니깐…”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출신인 박 전 위원장은 2012년 4월 총선부터 그해 12월 대선 직후까지 새누리당 재정위원장을 지냈다. 박 전 위원장은 “일부 언론보도를 보면 서병수 사무총장이 대선자금을 처리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됐다”면서 “내가 전결 처리했고 그것을 바로 중앙선관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500만원 이상의 고액을 받지 말라는 것이 당의 방침이었다”면서 “(500만원 이상은) 돈에 냄새가 난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출에 대해서도 “돈을 안 준다고 (캠프 인사들이) 내 욕을 많이 하고 다녔다. 특히 야당에서 오신 분들은 여당 오면 돈이 많은 줄 알고 내 욕을 하고 다녔지만 나는 규정에 맞지 않은 돈은 못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 측이 대선에서 썼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비용은 479억여원으로 법정 선거비용 제한액인 559억원의 85%였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신고한 484억원보다 6억원가량 적은 규모였다.


출처  박상희 박근혜 캠프 자금 책임자 “대선 때 영수증 처리 없이 돈 주려던 사람 있었다”





‘박근혜에 흙탕물 안 튀게…’ 대선자금 양·음지 ‘이중구조’ 의혹
홍문종 “조직총괄본부 인원 60만명, 상근 200여명” 언급
소요 경비 막대… 회계처리 안된 자금 흘러들어갔을 수도

[경향신문] 정환보·강병한 기자 | 입력 : 2015-05-05 06:00:01ㅣ수정 : 2015-05-05 06:00:02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13일 “지난 대선은 내가 책임지고 치른 선거였다. 제가 아는 한 어떤 불법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공언처럼 여당은 지난 대선에서 ‘돈 문제’에 관해 한 점 의혹도 없을까.

당시 새누리당 캠프와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캠프 내부에서는 ‘박근혜 후보에게 흙탕물을 튀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투명하게’ 들어오는 돈이 한정적이었다면 나머지는 어디서 충당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대선 캠프를 드나든 자금이 ‘양지와 음지’라는 이중구조를 띠고 있었다는 것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새누리당과 합당한 2012년 11월 이후 ‘당원’ 신분으로서 공식적으로 특별당비를 낼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일례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특별당비로 2억원을 냈다. 성 전 회장의 인터뷰와 메모가 모두 사실이라면 양지에서 ‘생색을 내며’ 투명하게 전달될 수 있는 돈조차 지하에서 캠프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음지’의 대선자금 필요를 키운 것은 역설적으로 ‘돈 문제’를 극도로 멀리하는 박 후보의 ‘결벽증적 태도’도 한몫했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는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치열하게 붙으면서 박 후보 캠프는 ‘실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하지만 감히 후보에게 돈 문제는 꺼내지 못했다. ‘친박 좌장’ 김무성 대표가 서울 삼성동 자택을 파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하자 박 후보가 “제가 언제 돈 쓰라고 했어요?”라며 일언지하에 잘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2012년 경선 캠프에서도 한 친박 핵심 의원이 경비에 관한 말을 꺼냈다가 박 후보로부터 단칼에 제지를 당했다.

성 전 회장이 밝힌 대로 ‘회계처리’되지 않은 돈이 대선판에서 흘러갈 곳은 결국 그 돈을 필요로 하는 곳일 가능성이 높다. 2012년 대선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지낸 홍문종 의원은 지난달 11일 기자회견에서 금품 수수 의혹 관련 결백을 주장하며 “조직총괄본부에 소속된 (인원) 60만명, 상근직원 200여명”이라고 규모를 언급했다. 역설적으로 그만한 매머드급 인력을 움직이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했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60만명이 5000원짜리 짜장면 한 그릇씩만 먹어도 30억원”이라는 계산이 그것이다. 성 전 회장 메모에 거명된 당시 유정복 직능총괄본부장에게도 의혹이 쏠린다. 당시 ‘직능’에서만 약 100만장의 임명장을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선대위 관계자들은 “임명장 1장당 1500원이라고 하면 제작비만 15억원”이라고 말한다.


출처  ‘박근혜에 흙탕물 안 튀게…’ 대선자금 양·음지 ‘이중구조’ 의혹





성완종, ‘홍문종 2억’ ‘김모씨 2억’ 따로 건넸을 가능성
대선자금 의혹 눈덩이… 경남기업 한장섭 전 부사장 재소환
[경향신문] 홍재원·이효상 기자 | 입력 : 2015-05-04 22:09:38ㅣ수정 : 2015-05-04 22:11:54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쪽에 2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경남기업 관계자의 진술이 나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홍문종 2억’ 폭로에 힘을 보태는 내용일 뿐 아니라, 경남기업의 돈이 2억원씩 별개의 루트로 2차례 새누리당에 전달됐을 개연성까지 대두됐기 때문이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4일 한장섭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그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 “대선 때 성 전 회장 지시로 2억원을 만들었으며, 새누리당 김모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한 전 부사장을 다시 불러 비자금 집행 내역 등을 집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 전 부사장이 건설현장 전도금 명목으로 비자금을 조성·관리한 당사자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의 자금추적 결과 경남기업은 2012년에만 54회에 걸쳐 대원건설 전도금 명목으로 9억5400만원을 인출했다. 그가 하는 진술의 신빙성이 확인되면 “홍문종 의원에게 대선자금 2억원을 줬다”는 성 전 회장의 폭로에 힘이 실리게 된다.

한 전 부사장이 만들어 성 전 회장에게 줬다는 2억원이 새누리당 김씨를 통해 홍 의원에게 전달됐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홍문종 2억’과 ‘김씨 2억’이 별도로 건네진 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돈을 준 장소에 관해 “(홍 의원과) 같이 사무실 쓰고 어울려 다니고 했으니까”라고 했다. 성 전 회장은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하면서 중간 전달자로 윤모씨를 언급했다. 그러나 홍 의원에게 준 돈에 대해선 중간 전달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쪽에 여러 차례 돈을 건넸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출처  성완종, ‘홍문종 2억’ ‘김모씨 2억’ 따로 건넸을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