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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자원외교, 내년에도 예산 1165억 쏟아부어야

‘밑 빠진’ 자원외교, 내년에도 예산 1165억 쏟아부어야
광물공사 6개 사업에 665억원 배정
암바토비 니켈광산 손실보전금에
운영사 대출금까지 1270억 갚아야
‘수익 불투명’ 석유공사에도 500억”

[한겨레] 송경화 기자 | 등록 : 2015-09-20 19:57 | 수정 : 2015-09-20 20:41


나랏돈 수조원을 날린 ‘MB(오사카산 쥐새끼) 자원외교’. 뒤처리에도 많은 돈이 소요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부실투자 사례로 꼽히는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개발 등 자원외교 사업의 유지를 위한 비용으로 1165억원이 내년 정부 예산에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암바토비 사업은 손실보전금 투입과 함께, 올해 12월부터는 운영사 셰릿사에 지급보증해준 대출금에 대한 대납 상환까지 해야 할 형편이어서 앞으로도 자원외교 뒤처리에 많은 돈이 추가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 의원(정의당)이 산업통상자원부한테 받은 2016년 예산안의 세부 내역을 보면,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로 한국광물자원공사에 665억 원, 한국석유공사에 500억 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지난 1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예산안을 확정했고, 국회 심의를 거쳐 내년 예산이 최종 확정된다.

광물자원공사는 암바토비 니켈 광산, 파나마 코브레파나마 구리 광산, 오스트레일리아 와이옹 유연탄 탄광 개발 등 이명박 정부 때부터 추진 중인 6개 자원외교 사업에 내년에 3984억 원의 기본 투자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예산을 요구해 665억 원을 배정받았다. 이들 사업의 실상을 보면 2011년 11월 시설이 완공된 암바토비의 경우 지속하는 손실로 이자 비용 및 운영비만 지급되고 있고, 와이옹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승인이 나지 않아 사업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원주민과의 분쟁도 벌이고 있다. 지분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코브레파나마 사업은 2차례 유찰되는 등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암바토비 사업의 경우 영업손실로 인해 광물자원공사가 이미 2012년 2억7568만4680달러, 2013년 1억4877만5000달러, 지난해 1억1797만5000달러를 보전금으로 지급했다. 3년간 우리 돈 6,000억 원 이상이 지급됐다. 하지만 매출액이 매출원가에 못 미치는 손실 구조 탓에 당분간 현금 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도 9월 현재 5,940만 달러가 운영비로 투입된 상태다. 광물자원공사는 운영사인 캐나다 셰릿사의 대출금을 대납해야 할 처지에도 놓여 있어, 배정받은 예산으로 손실을 다 처리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광물자원공사는 2009년 사업 대주주인 셰릿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2억7540만 달러를 대출받을 때 지급 보증을 서줬다.

이 돈의 상환 기간이 오는 12월 20일 도래해, 내년에 1,270억 원을 대신 갚아야 하는 처지다. 광물자원공사는 애초 예산에서 암바토비 사업에 대한 내년도 투자금액으로 1,270억 원을 계획한 바 있다. 공사 쪽은 이에 대해 “셰릿론 관련 현금유출 예상 금액인 1억1543만 달러에 환율 1,100원을 적용한 것”이라고 답했다.

석유공사의 경우 내년 예산으로 500억 원을 책정받았는데, 역시 이명박 정부 시절 시작된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의 석유 탐사에 투입될 돈이다. 이라크 상가우사우스 탐사의 경우 당장 사업성 여부가 확정되지 않는 등 석유공사 사업 역시 수익성이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검찰이 암바토비 사업을 경남기업으로부터 인수할 때 과도한 금액을 지급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을 기소하는 것으로 자원외교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하지만 투자 손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제남 의원은 “전망도 없고 팔지도 못하는 사업과 계속 적자만 나는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막대하다. 정부는 부실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정리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단독] ‘밑 빠진’ 자원외교, 내년에도 예산 1165억 쏟아부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