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5·16 쿠데타는 혁명” 한신대 학생 성명서

“5·16 쿠데타는 혁명” 한신대 학생 성명서
[facebook.com] 한신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 등록 : 2015-11-01 11:10


한신대학생 커뮤니티 ‘한신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한신대학교는 “4.3제주 항쟁이 ‘폭동’이고, 5.16군사쿠데타가 ‘군사혁명’이다.”라고 가르칠 것입니까?>

10월 30일, 페이스북 페이지 ‘한신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매우 충격적인 익명 제보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한신대학교 2015년 2학기 교양수업 가운데 하나인 ‘국가안보론’ 수업 중에 강사 김정호씨가 학생들에게 “4.3제주 항쟁은 4.3제주‘폭동’이고 5.16군사쿠데타는 ‘군사혁명’이다.”라고 강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보자의 추가 제보에 따르면 이번 중간고사 문제 중 1번 문제는 애국가를 4절까지 써내는 것이었고, 거의 매번 학생 한 명이 ‘차렷, 경례’ 구호를 외치고 인사하는 것으로 수업이 시작되고 끝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애초부터 육군 예비역 장성이 ‘대내적, 대외적 위협을 인식’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가안보론’이라는 수업을 국방부 발행 국방백서를 교재로 진행한다는 것에 대해 제대로 된 수업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판단되어 수많은 한신대학교 학생들과 동문, 이웃들이 수업 개설 반대 서명을 모아 학교 당국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총장실, 교무처, 학사지원팀, 정조교양대학에 서명을 제출했지만 학교 당국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없었으며, 결국 수업은 개설되어 마침내 한신대학교 강단에서 “4.3은 폭동이고, 5.16은 군사혁명이다!”라는 강의를 듣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최근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인해 우리의 근현대사가 심각하게 왜곡될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신대학교에서는 한국사학과 학생들이 가장 먼저 국정화 역사교과서를 반대하는 역사학도 성명서를 조직했고, 전국 대학에서 손꼽을 정도로 많은 교수님들이 국정화 역사교과서 반대 선언에 참여했습니다. 바깥에서는 국가폭력을 고발하는 역사를 말했지만, 정작 학내에서는 국가폭력을 숭상하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니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수업은 한신대학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이 땅에서 절대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가에 의해 3만 여명이 넘게 학살된 4.3항쟁을 폭동으로 왜곡하는 수업은 ‘국가안보’를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5.16쿠데타가 군사혁명이라고 말하는 예비역 장성은 절대 양심적이고 학문적으로 강의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한신대학교 학교당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제주 4.3항쟁은 ‘폭동’, 5.16군사쿠데타는 ‘군사혁명’이라고 가르치는 강사의 수업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 학교당국은 수업을 즉각 중단시키고 강사 김정호씨에게 발언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으십시오.

둘째, 이 사태는 이미 국가안보론 수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토하지 않은 학교당국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습니다. 학교당국은 공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으십시오.

셋째, 현재 국가안보론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됩니다. 이 사태가 학교당국의 교육적 책임인 이상, 학생들의 교육권과 학점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십시오.

우리는 이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위 요구가 관철되고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힘과 뜻을 모아 싸울 것입니다.


오라리 / 詩 고은

제주도 토벌대원 셋이 한동안 심심했다
담배꽁초를 던졌다
침 뱉었다
오라리 마을
잡힌 노인 임차순 옹을 불러냈다 영감 나와
손자 임경표를 불러냈다 너 나와
할아버지 따귀 갈겨봐
손자는 불응했다
토벌대가 아이를 마구 찼다
경표야 날 때려라 어서 때려라
손자가 할아버지 따귀를 때렸다
세게 때려 이 새끼야
토벌대가 아이를 마구 찼다
세게 때렸다
영감 손자 때려봐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손자를 때렸다
영감이 주먹질 발길질을 당했다
이놈의 빨갱이 노인아
세게 쳐
세게 쳤다
이렇게 해서 할아버지와 손자
울면서
서로 따귀를 쳤다
빨갱이 할아버지가
빨갱이 손자를 치고
빨갱이 손자가 빨갱이 할아버지를 쳤다
이게 바로 빨갱이 놀이다 봐라
그 뒤 총소리가 났다
할아버지 임차순과
손자 임경표
더 이상
서로 따귀를 때릴 수 없었다
총소리 뒤
제주도 가마귀들 어디로 갔는지 통 모르겠다.

2015. 11. 1

국가와 군대의 총칼에 의해 죽은 수많은 우리들의 역사를 절대 잊을 수 없는
한신대학교 대학생 일동


출처  한신대학교는 “4.3제주 항쟁이 ‘폭동’이고, 5.16군사쿠데타가 ‘군사혁명’이다.”라고 가르칠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