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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직장은 국회”라는 김무성, 2006년엔

“국회의원 직장은 국회”라는 김무성, 2006년엔...
2006년 1월 “모든 국회 일정 거부…더 강하게 싸워야”
[경향신문] 정환보 기자 | 입력 : 2015-11-04 17:17:43 | 수정 : 2015-11-04 18:15:0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64)가 4일 “국회의원의 직장은 국회”라는 논리로 교과서 국정화에 반발하는 야당의 장외투쟁을 강력 비판하면서, 과거 야당 시절 그의 발언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야당 의원들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무단결근을 계속 할 경우 고용주인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생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야당은 지금 당장 국회로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을미5적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그러나 이 같은 김 대표의 발언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야당이던 2005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졌던 ‘사학법 장외투쟁’ 당시 ‘국회의원 김무성’이 낸 목소리와는 여러모로 모순된다.

2006년 1월 10일 당시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CBS 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인터뷰를 했다. 그의 발언 중 일부를 발췌해 봤다.

■ “강한 투쟁력 가지고 강하게 싸워야”

“지금 여당(열린우리당)이 말이죠. 우리 한나라당을 정치파트너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데 큰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여당이 127석이나 되는 거대 야당을 정치파트너로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희들이 강한 투쟁력을 가지고 강하게 맞서 싸워야 그렇게 저쪽에서 인정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 “더 강하게 싸울 필요 있다”

“양보없는 정치가 되다 보니까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정치를 복원하는 게 제일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더 강하게 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다행히 열린당도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기 때문에 그런 새로운 지도부와 대화로 풀어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 “모든 국회 일정 거부, 국민께 알리는 게 더 중요”

(‘임시국회에 불참하느냐’는 질문에) “제 원칙은 불참입니다.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국민 여러분들께 사학법이 이렇게 잘못됐다는 것을 우리가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어떻든지 바꾸려고 생각하지 않고 대화를 저쪽에서 끊었기 때문에….”

2005년 11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을미5적들(박근혜 대표와 김무성 전 사무총장)이 당 혁신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라디오 인터뷰 당시 김무성 의원은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였다. 하지만 원내대표 선거에선 이재오 의원에게 패배했다.

한나라당은 이재오 원내대표 당선 이후 여야 협상을 통해 2006년 2월 1일 장외투쟁 57일을 마치고 국회로 복귀했다.

당시 원내대표 선거는 대선 후보 경선을 1년 6개월여 앞두고 실시돼 ‘박근혜 대표 대 이명박 서울시장’, ‘이명박 대 박근혜’ 싸움의 ‘대리전’ ‘전초전’으로 불렸었다.

전초전의 승리한 친이명박계는 결선까지 승리를 꿰찼다. 2007년 8월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누르고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던 것.

김무성 대표가 2006년 1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한 ‘한나라당’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사학법’을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바꿔 지금 읽어본다면 감회는 어떨지, 정치권에 역지사지(易地思之·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여 봄)가 필요한 때다.


출처  [발굴] “국회의원 직장은 국회”라는 김무성, 2006년엔 “모든 국회 일정 거부…더 강하게 싸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