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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을 선정합니다

‘2016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을 선정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
[민중의소리] 이승훈 수습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4-15 19:47:19


▲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15일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 기업으로 ‘삼성서울병원’, ‘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민중의소리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 기업으로 ‘삼성서울병원’, ‘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 옥시레킷벤키저 등 10개’를 선정 발표했다.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와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15일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2016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선정식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사태 때 역학조사 및 격리조치 과정에서 늦장 대응하여 사회적 참사를 불러일으킨 ‘삼성서울병원’을 2016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 이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와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여 시민들을 사망케 한 제조·판매업체에 특별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지만, 여전히 수많은 대형 사고와 어떤 보상·산재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로 대한민국은 시민재해·산업재해 왕국”이라며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 발표”한다고 기자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 역학조사와 격리조치 실패”

▲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15일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 기업으로 ‘삼성서울병원’, ‘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민중의소리


이들이 삼성서울병원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한 이유는 △미흡한 사전예방조치로 90여명의 환자를 만들며 전국 확산의 진원지가 된 점 △사태 발생 후 전면적인 역학조사와 격리조치 취하지 않아 3, 4차 감염자와 사망자를 만든 점 등 이다.

이들은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1번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있었던 14번 환자를 아무런 감염 예방 조치 없이 방치해 2차 유행을 발생시켰다”며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삼성서울병원이 정작 전염병 대응 및 병원 내 감염관리에는 취약했기에 2차 유행이 확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월 29일 14번 환자가 확진된 뒤 정부와 삼성서울병원은 즉각 환자와 접촉한 명단을 확보하고 격리조치에 들어갔어야 했다”며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은 정부의 역학조사를 거부하고, 정부는 삼성서울병원이 자체적으로 역학조사를 하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삼성서울병원을 찾고,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90여명의 메르스 환자를 발생시켰고, 응급실은 북새통이었지만 인력과 시설도 없었으며, 역학조사와 격리조치에 있어서도 오만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년도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111.6%로 전국 6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격리진료 공간도 없었고, 감염 의심환자와 다른 환자의 동선을 분리시킬 방법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안일한 대응, 지나친 비밀주의로 메르스 확산”

▲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15일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 기업으로 ‘삼성서울병원’, ‘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민중의소리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와 공동캠페인단은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에 2016년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을 수여했다.

이들이 질병관리본부에 특별상을 수여하는 이유는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 확산을 차단할 수 있었음에도 안일한 대응 및 부족한 역량 문제로 사태를 키운 점 △지나친 비밀주의로 발생 병원 정보를 감추어 메르스를 확산시킨 점 등이다.

김애란 공공운수노조 사무처장은 “질병관리본부는 질병 발생 시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역학조사를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받은 정부기관임에도 삼성서울병원에 역학조사를 맡겨버렸다”며 “그뿐만 아니라 발생 병원 정보 등을 공개하지 않아 1만6000여 명이 격리되는 상황을 만들었고, 186명의 메르스 감염환자를 발생, 38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잃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급기관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책임지는 흉내를 내면서 사퇴했지만,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앉았다”며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이런 행태가 있을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메르스 사태 이후에도 정부는 기업편의 정책이자 의료민영화 악법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의료민영화와 같은 게 아니라 공공의료를 더욱 보완하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사건 은폐, 법적 책임 피하기 위한 꼼수까지”

▲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15일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 기업으로 ‘삼성서울병원’, ‘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민중의소리


또한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와 공동캠페인단은 “2016년 4월4일까지 집계된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사망자만 239명에 이르렀고, 피해자와 희생자들은 지금 이 시점에도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라며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 애경, 롯데쇼핑, 홈플러스, 세퓨, 신세계 이마트, 엔위드, 코스트코, GS리테일, 다이소 등 10개 기업에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 특별상을 수여했다.

이들은 특히 옥시레킷벤키저 회사의 행태를 고발하며, 특별상을 수여하는 이유로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을 조작하거나 문제점이 지적된 보고서를 받고도 숨겨두는 등 사건 은폐 시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꼼수로 새로운 법인 설립 등을 지적했다.

이들은 “가장 많은 희생자를 야기한 옥시는 2011년 12월 새 법인을 만들어 책임을 면할 방책부터 찾고 있다”며 “실험을 인위적으로 짜 맞춰 인과관계가 없는 것인 양 구성하기도 하고, 가습기 살균제와 폐섬유화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보고서를 은폐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5년이 지난 지금에야 조사에 착수해 공소시효 논란을 자초하는가 하면, 수사대상을 4개 기업으로만 한정해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검찰 수사범위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는 “얼마나 소비자와 국민들을 우습게 봤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나”라며 “피해자 중에 어느 분은 ‘안방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라고 말한다”고 토로했다.

▲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15일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 기업으로 ‘삼성서울병원’, ‘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민중의소리



출처  ‘2016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을 선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