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천안함

천안함 1번 글씨 연소 여부, 모두 틀렸다

천안함 1번 글씨 연소 여부, 모두 틀렸다
[토요판] 커버스토리
‘화공학회 강연취소’ 김광섭 박사의 논문 살펴보니

합조단, 어뢰의 흡착물질이 알루미늄산화물이란 건,
어뢰설 스스로 부정하는 꼴...수중 폭발에선 나올 수가 없다
선체 전체로 퍼졌다는 흡착물도 알루미늄, 철 판재에서만 발견
부식이 원인일 가능성 보여줘

반합조단 과학자들의 실험은 바닷속 환경과 너무 달라
폭약조차 쓰지 않은 건 허점

[한겨레] 강태호 기자 | 등록 : 2012.06.22 15:34 | 수정 : 2012.06.25 14:58


▲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이 지난 5월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국방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서 공개한 어뢰의 프로펠러 부분. 합조단은 어뢰의 흡착물과 천안함 함체의 흡착물질 모두 폭발로 생긴 알루미늄 산화물로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김광섭 박사는 민·관 합동조사단(합조단)과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정기용 안동대 교수로 대표되는 이른바 ‘반합조단’ 과학자들 사이의 논쟁에서 제3의 독자적 견해를 보였다. 그의 주장은 천안함과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수거된 어뢰 추진부품의 흡착물질(백색 분말)의 성분과 매직잉크로 쓰여진 ‘1번’ 글씨의 연소여부를 놓고 합조단과 반합조단 모두 잘못된 실험과 분석에 입각해 논쟁을 벌여왔다는 것이다.


브릭 커뮤니티에서 “흡착물질 종결자”로 통해

그는 2010년 7월 미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글을 쓴 이래 국내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15편 이상의 과학 기술적인 보고서와 논평을 통해 이런 견해를 밝혀왔다.

예를 들어 흡착물질이 합조단이 주장하듯이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이라면 그것은 어뢰의 수중폭발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아니므로 스스로 어뢰설을 부정하는 자가당착에 빠진다는 것이다. 합조단이 주장하는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은 해수에 존재하는 황산이온과 반응할 수 없다. 그러나 합조단 최종보고서에는 모든 흡착물에 상당한 양의 황산이온이 존재하고 있어 모순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물질이 수중폭발에서 생성됐다거나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합조단의 최종보고서에 설명 없이 포함된 열분석 결과들(TGA/DTA)은 흡착물이 수산화물과 관련된 물질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나타낸다. 이 수산화물은 해수에 존재하는 황산 이온과 반응한다.

반면에 흡착물질이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이 아니라고 의문을 제기한 이승헌 교수의 반박 등도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주장은 알루미늄 분말을 공기 중에서 1100℃로 가열하여 녹인 뒤 물에 넣어 냉각시킨 자신의 실험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실험은 실제 바다 속 폭발과 유사한 실험이 전혀 아니었다. 가장 취약한 점은 그의 시뮬레이션 실험에서는 폭약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성된 알루미늄산화물은 결정성을 갖게된다는 것이다. 합조단의 수조폭발 실험은 폭약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 역시 잘못된 것이었다. 알루미늄 입자의 크기나 그 양이 얼마인지도 문제지만 폭약을 탄두라는 외피 없이 바닷물 속에 직접 넣었기 때문이다. 1940년 초 영국 해군이 개발해 모든 해군의 어뢰에 사용하는 알루미늄 합성 폭약은 폭발하면 바로 알루미늄 입자들이 주변의 물이나 산소와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폭발 순간엔 폭탄 자체의 분해물이나 폭탄 제조 시에 미리 넣어둔 산화물질과 즉각 그리고 최대한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주변의 물이나 산소와 반응하는 것은 폭발 뒤 탄두의 외피가 파괴굉 후에 생성된 버블이 파괴돼 바닷물과 접촉하면서다. 또 이 폭발은 알루미늄 분말 입자의 크기, 폭약과의 성분비율, 산화제의 첨가 여부 등에 따라 충격파, 버블젯, 온도 등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김 박사에 따르면 그러므로 어뢰 제조에 사용된 똑같은 알루미늄 합성 폭약 없이 시뮬레이션(실제와 비슷한) 실험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그걸 만든자들만이 정확한 시뮬레이션 실험을 할수 있다.

이미 1940년대부터 성능이 뛰어난 어뢰를 개발하기 위해 미 해군의 주도로 흡착물과 간접적으로 관련된 실험적 이론적 연구들이 있었다. 폭약 이외의 여러 분야에서도 관련된 많은 연구가 있었다. 김 박사는 그럼에도 합조단과 반합조단 누구도 그런 연구를 참고한 흔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합조단과 반합조단의 과학자들은 여러 분야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이용해 흡착물의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의 이런 제3의 과학적 분석은 많은 언론들이 합조단과 반합조단의 치열한 공방에 치우치면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기엔 그의 분석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기 어려웠던 탓도 있다. 그의 논문에 나오는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려면 열·유체역학 물질분석 폭약 흡착 등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밝혀낸 과학자(생명공학)들의 누리집 브릭 커뮤니티엔 천안함 카페 <과학의 눈으로 본 천안함 사고 원인>이 있다. 이곳의 일부 논자들은 그를 ‘흡착물질 논쟁의 종결자’로 부른다.


“알루미늄산화물이 부분적으로 황산화”

‘1번’ 매직글씨가 쓰여진 어뢰 후미 추진부 프로펠러 등 부품은 스모킹 건으로 불린다. 천안함 침몰을 ·밝혀줄 결정적 단서라는 것이다. 그 단서를 푸는 열쇠가 흡착물질(백색분말)이다.‘1번’이라는 표기라든가 합조단이 입수한 정보대로 이 어뢰 부품들이 북한이 만들어 수출한 중어뢰(CHT-02D)와 일치한다 하더라도 인근 해역에서 인양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라는 상황적 증거일 뿐이다. 특히 합조단은 독립성을 지닌 조사기구가 아니므로 이 어뢰 부품들이 사고 전에 이미 사고지점에 존재하고 있었거나 사고 이후에 그곳에 누군가가 가져다 놓을 수 있었다는 의문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증명을 할 책임이 있다. 1번 총이 거기 있다는 것으로는 안되고 범인을 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수중폭발에 의한 버블젯으로 천안함이 침몰됐다고 밝힌 합조단으로서는 천안함이 1번 어뢰에 의해 침몰됐다는 과학적 근거는 천안함 선체 곳곳에서 발견되고 어뢰 부품들에 붙어 있는 흡착물질의 분석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김 박사는 흡착물질만이 ‘1번’ 어뢰설의 진위를 증명할 가능성이 있는 과학적 근거라고 보고 있다.

김 박사가 준비했던 지난 4월말 화공학회 총회 발표 논문은 “천안함 침몰사건: 흡착물과 1번 글씨에 근거한 어뢰설을 검증하기 위한 버블의 온도계산”(파워포인트 60여쪽)이다. 이 논문은 알루미늄 폭약의 수중폭발에 관한 기존 연구와 이들을 이용해 새로 개발한 이론과 합조단·반합조단이 발표한 실험 자료의 해석을 근거로 하고 있다. 논문의 초점은 이를 통해 알루미늄 폭약이 수중폭발에서 화학·물리적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흡착과정을 밝히려는 것이다. 초청 강의는 취소됐지만 김 박사는 이를 학술적인 논문으로 재작성해 원래 계획했던 한국화학공학회지가 아닌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 발표 논문에서 김 박사는 우선 흡착물질의 성분을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AlxOx)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젤라틴화된(흡착성의)’알루미늄수산화물의 부분적으로 황산화된 물질(SaGAHs)로 제시했다. 김 박사가 직접 얻은 버불온도가 아주 높다는 계산 결과(>1,500℃)에 따라 폭약의 폭발에서 생성된 알루미늄 산화물들은 버불이 붕괴될 때에 즉시로 물과 반응하여 젤라틴화된 복합의 수산화물(GAHs)로 변한다. 이 수산화물은 해수의 황산이온을 흡착·흡입하여 SaGAHs가 형성된다. 그리고 이 물질이 해수에서 떠돌다가, 빠른 해수에 휩쓸리기 전에, 수산화물이나 황산화된 수산화물로 덮여 있는 알루미늄이나 철의 판재에 화학적(수소 접착)으로 흡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화학 반응들에 대해서는 폭약과 직접관계가 없지만 이미 부식과 전기화학과 같은 여러 분야에서 많이 연구 됐다는 게 김 박사의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합조단 최종보고서에 부록에 포함된 흡착물질의 열분석 실험자료(TGA/DTA)가 이를 확인해주고 있다고 김 박사는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합조단의 알루미늄산화물 주장은 여러 오류를 지적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흡착물질이 천안함 선체, 선미 가운데 알루미늄과 철의 판재에서만 발견되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합조단의 흡착물질 생성에 대한 견해를 ‘총알설’로 비유한다. 버블의 붕괴과정에서 폭약에서 유래한 흡착물질이 총알처럼 날아와 선체 선미등에 분산돼 붙어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흡착물질이 알루미늄 및 철의 판재에서만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폭발의 영향권 밖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이 문제는 반합조단쪽의 의뢰로 양판석, 정기영 교수가 독자적으로 흡착물질을 분석해 내린 결론에도 해당된다. 이들은 흡착물질이 폭발에 의해 생성된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며 침전에 의해 생성된 물질(알루미늄황산염수화물,바스알루미나이트)로 밝혔다. 그러나 침전설은 이런 흡착을 설명 못한다는 것이다. 또 흡착물이 단일물질이라는 주장도 흡착물의 원소조성이 채취장소에 따라 다르고 한 장소에서 채취한 흡착물 내에서도 다르다는 많은 실험적인 결과와 상충되기 때문에 유효성이 의심된다. 이에 반해 SaGAHs 설’은 알루미늄의 폭탄과 버불내에서의 위치에 따라 수산화와 황산화의 정도가 다르므로 원소조성이 다를 수 있다. 이들 주장은 이 단일물질이 어디에서 유래 했거나 또는 어떻게 생성되었는 지 를 설명 못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자신의‘SaGAHs 설’은 해수에 의한 분산과 수소결합에 의한 흡착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흡착물에서 얻어진 모든 실험결과와 그에 관련된 모든 관측들이 설명 가능하다는 것이다.

합조단은 1번 어뢰 잔해의 프로펠러 등에서 발견된 흡착물질을 알루미늄폭약에 의해 생성된 물질로만 봤다. 이 폭발로 생성된 흡착물질만 해도 합조단이 분석한 것처럼 균일하거나 단일한 물질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흡착물질과 관련한 김 박사의 주장 가운데 또 다른 핵심적인 논거는 이 흡착물질(SaGAHs)이 폭발로만 형성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알루미늄 판재들이 철과 전기적으로 연결되면 이른바 갤바닉(Galvanic) 부식현상에 의해 철보다 더 심하게 부식돼 흡착물질이 형성되는데, 이는 알루미늄폭약의 폭발로 생성된 흡착물질과 화학적으로나 육안으로 봐도 거의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뢰 부품들이 수거됐을 때에… 철의 판재 들이 심하게 부식되어 있었다 따라서, 예컨데, 수거된 어뢰 부품의 프로펠러가 50일간 해수에 있었다면 그 백색 물질은 폭발이 아닌 부식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천안함 안에 백색분말로 덮여 있었던 많은 알루미늄판재가 갤바닉현상에 의하여 부식되었을 가능성의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자료를 보고하지 않았다. 알루미늄과 물질 분석에 전문성이 있는 과학자들은 백색 물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다. 합조단은 적어도 어뢰내의 여러 곳에서 자세한 분석을 하여 폭약에서 유래한 SaGAHs가 있는지를 조사했어야 했다. 따라서 자신들의 실험에서 나온 백색분말과 1번 어뢰, 선체 등에 발견되는 백색분말의 동질성을 증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흡착물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김 박사의 이런 주장은 수중폭발에 의한 버블젯을 부정해 온 반합조단과는 달리 알루미늄 폭약의 버블젯 폭발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 전제에서 보더라도 합조단은 1번 어뢰의 천안함 공격이라는 결론을 입증하는 과학적 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은 “증명할 수 없는 의문을 던지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 2010년 4월24일 인양되는 천안함. 뱃머리가 바지선에 안착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번 글씨’ 연소 논쟁이 소모적인 이유

특히 수중 폭발에서의 버블 온도 계산은 흡착물질의 형성과 특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됨에도 합조단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다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면 매직으로 쓴 1번 글씨는 당연히 타 없어져야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합조단은 뒤늦게 송태호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교수의 열역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버블 온도에 관한 연구발표(0.1초만에 28℃로 냉각)를 받아들였다. 송 교수에 따르면 버블 온도와 압력, 그 전달속도, 거리 등을 계산해보면 폭발열은 어뢰 후미부의 글씨를 태울 수 있는 온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송 교수의 버블온도 계산은 이승헌 교수가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박사는 이 교수의 비가역 주장은 폭발열의 50% 정도를 갖고 충격파가 폭발생성물로부터 분리되는 과정에는 적용되지만, 송 교수가 버불의 팽창을 가역과정으로 가정하고 온도를 계산한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실제로는 70% 정도가 가역이어서 버불은 4-5 차례 팽창/수축을 하면 소멸된다). 송 교수 버불온도 계산의 가장 큰 약점은 알루미늄 합성 TNT 폭약이 아니라 일반 TNT를 모델폭약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이 문제 때문에 송교수의 온도 계산 결과는 천안함 사건과는 어떤 관계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약점들은 초고압 상태에 있는 초기의 버불에도 이상기체상태 방정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는 것이다. 또 폭발열을 버블과 충격파가 양분한다는 것을 무시하고 버불이 독점한다고 가정했다. 이러한 가정들의 약점을 보완해 알루미늄 분말이 첨가된 폭약과 첨가 되지 않은 150리터의 부피를 갖는 구형 폭약이 수중 폭발해서 형성된 버불이 최대로 팽창했을 때의 온도를 계산해 보니 최저 온도는 알루미뉴 폭약은 1,500℃ 과 알루미늄이 포함되지 않은 폭약은 300℃로 나타났다. TNT를 모델폭약으로 사용했을 때에도 송교수가 계산한 온도 보다는 훨씬 높다.

1번 글씨의 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버블 온도를 알아내기 전에 1번 글씨가 버블이 최대로 팽창하기 전에 그 안에 있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증거를 제시 하지 않고 1번 글씨의 연소성을 파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충격파가 버블이 도착하기 전에 어뢰 후미부를 파괴시켜 1번 글씨가 원래 위치보다 폭발지점으로 부터 크게 뒤로 갈 수가 있다. 또한 버블 안에 있더라도 폭약이 충분한 산화제를 포함하지 않았다면 버블은 환원성이어서 연소가 불가능하다. 버블은 팽창시 압력과 폭발기체의 밀도가 극도로 낮다. 때문에 버블 또는 기체의 온도가 높더라도 1번 글씨에 전달되는 열량이 적다. 이런 점들은 연소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버블 현상은 “부상병이나 주검에 화상 흔적이 없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따라서 1번 글씨의 연소 여부로 버블젯 폭발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본다. 애초에 1번 글씨는 천안함을 침몰시킨 어뢰라는 걸 입증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1번 글씨를 둘러싼 논쟁은 비생산적이라는 게 김 교수의 판단이다.

처음부터 합조단에 대해 공정하고 능력있는 독립적인 조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김 박사는 그건 합조단이 국방부에 속하는 기구(국방과학연구소 등)와 많은 조사인원을 국방부 내의 조직에서 차출한 데서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실제로 흡착물질 조사와 분석에서 보듯이 합조단은 무능하고 정직하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미국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그는 1989년 미전함 아이오와 포탑 폭발사건으로 47명의 해군 장병들이 사망했을 때 미국도 논란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미 해군 자체조사는 한 장병이 의도적으로 폭약을 폭발시킨 것이라는 결론을 발표했다. 유가족, 언론과 많은 상하원 의원들은 믿지 않았다. 논쟁의 소지가 있는 사건에 대한 자체조사는 신뢰를 얻기 힘들다. 특히 군이 자체 조사에 나서는 경우에는 상명하복의 조직문화 때문에 더욱 불신을 받는다. 결국 이 사건은 미 의회 회계감사원이 나서 독립적인 조사기관인 미 샌디아 국립연구소에 과학기술적인 조사를 맡도록 했다. 샌디아 연구소가 40명의 과학기술자를 동원하여 철저한 조사를 한 결론은 이 사건의 책임이 장병이 아니라 해군에 있다는 것이었다. 김 박사는 국정조사를 통해 “합조단이 미 해군의 조사처럼 이미 정해진 결론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조사를 이끌려고 했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섭박사(72). 서울대 화공과 미 퍼듀대 화학공학과 박사. 현재 보스턴 거주. 알루미늄 부식 및 알루미늄 폭약 전문가이며, 다국적 기업인 엑손에서 금속표면 산화, 물질의 부식과 촉매에 관해 연구했음. 미국 과학재단에서는 물질 특허 분쟁에 관여. 천안함 ‘흡착물질(백색분말)’ 논란에서는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음.

출처 : 천안함 1번 글씨 연소 여부, 모두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