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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매일 먹고 있는 ‘글리포세이트’를 모른다”

“한국인들은 매일 먹고 있는 ‘글리포세이트’를 모른다”
GMO추방공동대책위 강연회
“GMO 위험성을 전문가와 언론이 알리고 있지 않다. 시민이 알려야 한다”

[팩트TV] 고승은 기자 | 등록날짜 : 2016년 07월 31일 17시 45분


【팩트TV】 한국은 부동의 GMO(유전자 변형 작물) 수입 1위 국가다. 최근 들어 GMO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이 적극적으로 제기되면서 세계 최대 GMO 종자 개발을 주도하는 기업인 몬산토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전 세계에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이 열리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 지난 5월 21일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 (사진-고승은)

대표적인 초국적 기업인 몬산토는 현재 옥수수, 콩, 카놀라, 목화 등의 종자를 교배, 배양,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전 세계 GMO 식품의 90%에 대한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인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업이면서도, 막상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 않다.

이런 GMO에 대한 우려는 GM 작물 제초제인 라운드업(몬산토가 개발)에 포함된 글리포세이트 성분이 인체 내에서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WHO의 세계암연구소는 글리포세이트를 2A 등급 발암물질로 공식 발표한 바 있다.

GMO의 위험성에 우려하는 강연회가 27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GMO 추방 공동대책위원회(준)이 주최하고, 김혜련 서울시의회 의원실이 후원했다.


“한국인들은 GMO를 쌀보다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

<한국의 GMO 재앙을 보고 통곡하다>의 저자인 오로지돌세네씨는 이날 강연에서 GM 작물에 들어있는 글리포세이트에 대해 “가장 큰 문제는 항생작용이다. 이를 매일 먹으면 우리의 장이 깨끗하게 될 거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장 속의 좋은 균들을 죽이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저서를 통해 한국에서 GMO를 수입하면서부터 34가지 질병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르토닌이라는 뇌전달 물질을 결핍시켜 우울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자살까지 유발할 수 있다. 한국이 10년 넘게 자살 1위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피해야 할 식품들로 콩기름, 카놀라유, 옥수수유 등 각종 식용유, 옥수수전분(대부분의 과자나 음료수 등에 들어감)이 들어가는 가공식품들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 강연 중인 오로지돌세네씨 (사진-고승은)

그는 또 선천기형아가 대폭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임산부의 고령화가 아닌 GMO가 문제임을 지적했다. 선천기형아는 지난 2005년 5,410명에서 2011년 11,04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나, 40세가 넘는 임신부는 전체 임신부의 고작 2.7%에 불과해 대부분의 선천 기형아가 증가와 고령 임신부 증가와는 무관함을 지적했다.

오로지 씨는 한국인은 1인당 연간 평균 식품 GMO 45kg, GMO 첨가물 및 가공식품 25kg을 먹고 있어 총 70kg을 섭취하고 있다고 거론하며, 연간 쌀 1인당 소비량 65kg보다 더 많은 양을 먹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몬산토를 향해선 “엄청난 천재성과 상상을 초월하는 악마성을 가지고 있다. 사전공작을 철저하게 한다”고 질타하며 “유럽에선 글리포세이트를 3분의 2가 당장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에선 매일 먹고 있음에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몬산토가 정보조작, 유전자조작, 표시제 조작 등을 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몬산토의 전략은 GMO와 non-GMO를 구별하지 못하도록 하고, 특히 논쟁을 지속시킨다. 이는 담배회사들이 썼던 수법(담배가 건강에 해로운지, 해롭지 않은지 논쟁을 지속시킨 것)과 유사하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러면서 대안에 대해선 유럽처럼 GMO 완전표시제를 쓸 것, 학교급식에서 GMO를 금지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 러시아처럼 GMO를 원천 금지하는 것 등을 거론했다. 그는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알리지 않고 있다. 시민이 알려야 한다”며 다양한 활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의약품-화장품에도 쓰이는 GMO가 전혀 표시되고 있지 않다”

세계감자식량재단 이사장이자 ‘감자 박사’인 임학태 강원대 교수는 지난 2014년에만 229만톤의 식용 GMO가 수입(대부분 옥수수와 콩)됐음을 거론하며 현재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식용유, 간장, 된장, 고추장을 비롯한 라면 과자 등에도 전혀 GMO 표시가 돼 있지 않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런 GM 옥수수나 콩은 식용뿐만 아니라, 각종 의약품, 산업용, 화장품 등으로도 아주 다양하게 사용된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 강연 중인 임학태 강원대 교수 (사진-고승은)

임 교수는 미국 농무부 조사결과, 1991년부터 2010년까지 20년 동안 글리포세이트 제초제가 미국에서 약 65배 정도 증가했음을 거론한 뒤, 몬산토의 제초제인 라운드업이 살포될 때마다 생물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잡초와 곤충들의 내성도 강해져서 슈퍼잡초, 슈퍼곤충, 슈퍼질병이 동반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도에선 GMO 목화씨가 도입된 후 종잣값이 80배가 뛰고 농가부채로 27만명의 농민이 자살한 점을 거론하면서, 결국 GMO가 각국 농업을 말살시키고 있는 점도 거론했다.

임 교수는 특히 오로지 씨의 저서인 <한국의 GMO 재앙을 보고 통곡하다>를 통해 GMO에 대한 깊은 관심을 끌게 됐음을 알리기도 했다.

김종덕 경남대 석좌교수는 이른바 ‘소비자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농민들이 눈물 흘리지 않고 농사지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농가소득이 평균 월 80만원에 불과하다. 월 4~50만도 못 버는 농민들이 수두룩하다”며 농민들의 비참한 현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슬로우푸드 운동은, 소비자들이 함께 농민들과 농사짓는 것이다.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와 함께 하는 공동생산자가 되어야 농민들이 신나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친환경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선택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가정에서 아무런 조리를 하지 않으면 과연 식재료가 필요한가. 조리를 복원하고 확산시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면서 “패스트푸드가 세계화되면서 비만도 세계화됐다. WHO는 비만을 21세기의 전염병이라고 했다. 특히 더 큰 문제는 조리하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식품회사가 차려주는 음식에 의존해선 안 된다. 조리기술을 갖는 것과 갖지 않는 것의 삶의 질 차이가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출처  “한국인들은 매일 먹고 있는 ‘글리포세이트’를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