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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반대 집회 참가자에 폭행 당해…입술 터지고 피멍”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에 폭행 당해…입술 터지고 피멍”
지난 18일 30대 남성 등 폭행 신고 잇따라
“경찰, 검거 않고 떼어놓기만…이해 안돼”
지난 11일 집회땐 취재진 폭행 물의 일으켜

[한겨레] 김규남 기자 | 등록 : 2017-02-20 16:05 | 수정 : 2017-02-20 17:15



지난 1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반대집회 참가자들이 시민들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8일 정아무개(31)씨와 김아무개(26)씨가 탄핵반대 집회 참석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한겨레>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정씨는 지난 18일 오후 6시께 여자친구와 함께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러 가던 길이었다. 이 시각 탄핵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쪽으로 행진 중이었다. 정씨는 프레지던트호텔과 롯데호텔 중간쯤 위치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연설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 앞쪽으로 다가가서 “김진태는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정씨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김 의원이 잘못된 주장으로 집회 참가자들을 호도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항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가 외친 소리를 들은 집회 참가자들이 정씨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정씨는 “몰려든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내 팔과 목을 잡고 수십명이 주먹과 발, 태극기봉, 손피켓 등으로 폭행했다. 종아리에 피멍이 들었고, 입술이 터지고 코가 긁히는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탄핵반대집회 참가자들이 내가 쓴 안경도 벗기려 했고, 안경이 땅에 떨어져 여자친구가 주우려하자 ‘얘도 같은 편이야’라면서 여자친구의 얼굴도 밀쳤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을지로 중소기업은행 본점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김아무개(26)씨도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에게 위협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행진 중이던 한 탄핵반대집회 참가자가 자신에게 다가와 “너희같은 젊은 것들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이다”라며 삿대질 하고 때릴 듯 위협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18일 탄핵반대집회 참가자 관련 폭행 사건은 정씨와 김씨, 두 건이 접수됐다. 두 건 모두 아직 혐의자가 특정되지 않았다. 채증 사진과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통해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씨는 “주변에 있던 경찰들이 개입해 경찰과 얘기를 나누던 상황에서도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 몇 명이 따라와 주먹으로 내 얼굴을 가격하는 등 폭행을 계속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들이 나를 때리지 못하게 떼어놓기만 했을 뿐 붙잡지 않았다.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서 문제제기를 못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조사 때 그런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관련해서 CCTV도 찾아보고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들 얘기도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11일 집회에서도 <시사타파>와 취재진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사타파> 취재진을 폭행한 혐의자 1명을 특정했고 오늘 출석요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처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에 폭행 당해…입술 터지고 피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