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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민중연합당 김선동이 딸에게 쓴 감동의 편지

민중연합당 김선동이 딸에게 쓴 감동의 편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라면”
[민중의소리] 정혜규 기자 | 발행 : 2017-05-01 12:34:55 | 수정 : 2017-05-01 16:40:00


▲ 김선동 후보와 딸 수아(21)씨. ⓒ민중연합당 제공

민중연합당 김선동 대선후보가 자신의 딸인 수아(21)씨에게 쓴 편지가 감동을 주고 있다. '사랑하는 나의 딸 수아야'라고 시작된 편지에는 미문화원 점거시위나 한미FTA 저지 최루탄 투척 사건 등 한국사의 고비마다 비켜서지 않았던 자신의 삶과 그런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수아 씨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 있었다.

김 후보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30 장미혁명 페스티벌'에 참가해 딸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이 자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여전히 저임금, 불안정 노동 등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모여 사회 개혁의 의지를 다지는 행사였다.

주최 측은 19대 대선에 출마하는 기호 1~5번 후보들도 모두 초청했지만, 김 후보만이 참석했다. 다른 후보들은 유세 등의 일정으로 참석을 하지 않았는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후보 대신 박주민 의원이 참석하는 성의를 보였다고 한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편지를 통해 "대통령이 되면 선거권 16세 인하, 최저임금 1만 원 즉각 실현, 비정규직 철폐, 차별금지법 제정을 하고 싶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 후보는 지난 1988년 5.18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미문화원 점거투쟁으로 대학에서 제적당한 뒤 현대중공업·금호 타이어 사내하청업체에서 근무하는 등 노동자의 길을 걸어왔다. 18,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김 후보는 정치에 입문한 뒤에도 배관 노동자로 일하는 등 노동현장을 떠나지 않은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노동현장에 있었던 국회의원들이 정치에 입문한 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는 일이 거의 없는 한국 정치에서 돋보이는 행보다. 그는 지난 2011년 한미FTA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터뜨려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김 후보는 편지에서 "네가 초등학생 때 아빠 직업을 쓰는 칸에 '혁명가'라고 당당하게 써놨던 것 기억하느냐"며 "네가 '혁명가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빠에게 붙여준 직업인 '혁명가'가 되기 위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의 딸인 수아 씨는 현재 대학생으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등 사회 변화에 관심을 나타내 왔다. 이날 김 후보 몰래 행사에 참여했다가 아버지의 편지 낭독이 끝난 뒤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 편지를 '사드 반대' 싸움을 하고 있는 경북 성주 소성리에서 썼다. 김 후보는 편지에서 "여기 부녀회장님은 경찰 폭력으로 앞니가 부러졌고, 힘없는 노인분들이 '저 미군 놈들 막아달라'고 울분을 토했지만 나서는 후보, 정치인 한 명이 없다"며 "아빠는 카메라가 비추지 않지만 억울한 이들의 울분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혼술남녀의 PD의 죽음, 전주 콜센터 실습생의 죽음, 구의역 김 군의 죽음 등 더 이상 뉴스에서 청년들의 죽음을 기사로 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아빠는 꼭 만들어 내고 싶다"고 했다.

▲ 19대 대선 후보들 중 민중연합당 김선동 후보만이 '장미혁명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민중연합당 제공


김선동 후보가 딸에게 쓴 편지 전문

사랑하는 나의 딸 수아야

수아야 잘 지내지? 아빠가 선거운동한다고 서울 올라와 전국을 돌고 있으니 우리 가족 밥상에 둘러 앉아 같이 밥 먹어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빠는 지금 성주 소성리에 와있어. 너도 뉴스봐서 알겠지만 이곳 성주 소성리 땅에 엊그제 미군이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밀어내고 사드를 도둑처럼 몰래 들여왔어. 오늘 마을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직접 나누는데 소성리에 90세 노인 분께서 일제강점기에도 이런 폭력적인 일을 겪은 적이 없었다고 하시더라. 여기 부녀회장님은 경찰 폭력으로 앞니가 부러지셨어. 힘없는 노인분들이 경찰들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제발 “저 미군놈들 막아달라”고 울분을 토하셨대. 그런데 너무 답답한 것이 아무런 절차도 밟지 않은 채 불법적으로 사드가 이 땅에 왔고 그 사드 값으로 10억 달러, 1조 3천억 원을 청구하는데 그 누구도 나서는 대선후보, 정치인 한명이 없다는 거야. 그래서 아빠가 선거운동을 잠시 접고 여기 성주로 왔어. 아빠는 이렇게 남들이 가지 않는 곳,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곳, 하지만 억울한 이들의 울분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단다. 아니, 사실 아빠는 대학생 때도,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늘 그늘지고, 소외받고, 남들이 잘 가지 않으려는 곳에 찾아가 일하는 삶을 살아왔어. 이것이 우리 집이 가난해도 아빠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는 이유일거라 생각해.

아빠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나라를 만들고 싶어. 우선 가장 먼저 청소년들의 투표권을 보장해주고 싶어. 4.19혁명, 5.18광주민중 항쟁 그리고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몰아낸 촛불혁명에는 늘 청소년들이 있었어. 그런데 나이가 어리다고 투표권을 안준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데 말이야. 16세, 17세, 18세 얼마나 좋아. 투표하기 딱 좋은 나이다. 그래서 아빠는 청소년들에게 선거권뿐만 아니라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 모두 보장하자고 외치고 있어.

그리고 최저임금 1만원을 즉각 실현할거야. 이게 정부 의지의 문제이지 현실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잖아? 1시간 꼬박 일하고도 햄버거세트 하나 사먹을 수 없다는 게 청년들을 얼마나 절망에 빠지게 하는지 정부가 제대로 안다면 “2020년에 하겠다, 2022년에 하겠다.” 그런 이야기는 못할 거라고 생각해. 현재까지 최저임금 1만원 즉각 실현을 외치는 후보는 아빠밖에 없어.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차별을 없애는 것. 부모님 허리 휘게 만드는 고액 등록금이 아니라 최대 100만원까지만 청구하게 만들고 싶어. 그리고 무엇보다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구나. 한가지 색, 두가지 색이 아니라 무지개색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 혼술남녀의 PD의 죽음, 전주 콜센터 실습생의 죽음, 구의역 김군의 죽음 등 더 이상 뉴스에서 청년들의 죽음을 기사로 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아빠는 꼭 만들어 내고 싶다. 돌고래를 더 이상 수족관에 가두지 않고 길고양이 학대범을 제대로 처벌하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 이것도 아빠가 국민들께 드린 약속이란다.

수아야. 네가 초등학생때 학교에서 아빠 직업을 쓰는 칸에 ‘혁명가’라고 당당하게 써놨던 것 기억하니. 그때 선생님이 “혁명가가 뭔 줄 아냐”고 물었더니 너가 이렇게 “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이요.”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나는 너가 초등학교 때 아빠에게 붙여준 직업인 “혁명가”, 그것도 “진짜 혁명가”가 되기 위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행동할 거란다.

5.18 광주항쟁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미문화원 점거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대학교에서 제작을 당했을 때도, 제적 후 조선소 노동자로 일하면서 안전장치가 부족해 바로 내 눈앞에서 동료가 떨어져 죽는 것을 직접 목격을 때도, 진보정당을 만들고 한미FTA를 막기 위해 최루탄을 국회에 던졌다가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했을 때도 아빠는 잘못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쪽을 선택해 왔단다. 이런 선택을 한 아빠를 우리딸이 자랑스럽게 여겨준다면 아빠는 너무 행복할거야.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이 끝나고 이제 정권교체는 기정사실화 된 마당에 이제는 현실에 머무르지 말고 잘못된 세상을 확 바꿀 때가 왔다고 생각해. 앞으로 아빠의 진심을 알아차려주는 국민들이 더 많아지리라 믿어. 청년을 위해 열 일하라고 아빠 기호가 10번이네. 대학생, 청년, 청소년들 위한 공약은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아빠 기호가 10번 인가봐.

사랑하는 우리 딸 수아야,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흩어졌던 우리 가족 다 모여서 치맥 한 잔 어때? 아빠는 막걸리를 좋아하지만 우리 딸이 좋아하는 치킨에 맥주를 먹으며 우리 담소를 나누자. 장미꽃이 필 때쯤 우리 모두 웃는 얼굴로 만나자.

- 2017년 4월 30일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 기호 10번 김선동 아빠가.


출처  [전문] 민중연합당 김선동이 딸에게 쓴 감동의 편지…“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