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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원세훈 지시로 ‘다음’에 “김대중 조국은 북한”

원세훈 지시로 ‘다음’에 “김대중 조국은 북한”
노무현 전 대통령엔 “아주 큰 죄가 많았군요”
이명박 전 대통령엔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

[한겨레] 서영지 기자 | 등록 : 2017-08-29 04:59 | 수정 : 2017-08-29 10:22


▲ 김대중 전 대통령이 광복절 53주년과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1998년 8월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50주년‘ 경축식에 참석, 당면한 국난 극복과 민족의 재도약을 위한 ‘제2의 건국‘을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세훈국가정보원 원장의 지시에 따라 여론조작에 나선 국정원 직원들은 2008년 촛불시위 당시 여론과 이슈가 모였던 다음 아고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불법 정치관여 활동을 벌였다. 이들이 2009년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들을 보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조롱을 서슴지 않고, 이명박에 대해선 “대통령 만세” 등으로 찬양했다.

28일 <한겨레>가 진선미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입수한 당시 다음 ‘아고라’ 글들을 보면,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내용에 대해선 무조건 찬양하면서도 야권의 정책에 대해서는 비난과 적개심을 드러냈다.

특히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는 심각했다. “노무현은 자살한 거지, 전임 대통령으로서의 영웅적 행위를 한 게 아니거든요.”(6월 3일) “놈현이가 저세상 와서 보니 아주 큰 죄가 많았군요~ 살아있을 때 잘하지 왜 거기 가서 죽어서 후회하나. 좌빨 여러분 있을 때 잘하세요. 노무현이가 지옥에서 보내는 두 번째 유언”(6월 7일) “거동이 불편해지기 전에 보내드려야 하는데… 김대중의 조국은 북한이다”(6월 14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같은 내용의 글을 아고라 중 ‘정치토론방’, ‘자유토론방’, ‘경제토론방’ 등에 제목만 바꿔서 연속으로 올렸다. 검찰도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때 이런 내용을 상당수 확인했으며, 당시 파악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난 글은 수백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명박 부부에 대해선 찬양 일색이었다.

4대강 사업, 세종시 등 현안을 다룬 이명박의 ‘대통령과의 대화’가 있던 다음날인 2009년 11월 28일 아고라에 수십 개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았다. “이명박 대통령 만세”, “소신이 분명한 분이라는 걸 알았다”, “한편의 감동적인 영화였다”,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 존경합니다” 등의 내용으로 비판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같은 해 9월 28일에는 김윤옥(이명박 마누라, 다이아반지를 발가락에 끼워서 밀수한 년)이 내세웠던 ‘한식 세계화’에 대해 “콩 한 쪽도 나눠 먹는 우리 음식 문화 전도사” 등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글을 올렸다.

진 의원은 “2013년 ‘국정원의 대선개입 댓글 사건’ 때도 드러났던 일들이 최근 국정원의 구체적 지시로 이뤄졌음이 확인되고 있다.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작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정원의 전면적 쇄신과 개혁이 이번에 기필코 이뤄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단독] 원세훈 지시 따라 ‘다음’에 올린 글 보니…“김대중 조국은 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