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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동지·오늘은 적’ 서청원vs홍준표, 폭로전

‘어제는 동지·오늘은 적’ 서청원vs홍준표, 폭로전
서청원 “홍준표, 성완종 게이트 때 협조 요청” VS 홍준표 “나는 피해자”
[민중의소리] 남소연 기자 | 발행 : 2017-10-22 15:57:07 | 수정 : 2017-10-22 16:55:35


▲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20일 박근혜와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청원 의원이 홍준표 대표 자격과 당 운영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 간에 폭로전이 벌어졌다.

포문은 최근 자유한국당으로부터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 의원이 열었다. 서청원 의원은 친박계를 향한 징계를 주도한 홍 대표가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며 '성완종 게이트' 수사 당시 자신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에 나섰다.

서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과 나라를 위해 '홍준표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며 "그는 새로운 보수의 가치와 미래를 담을 수 없는 정치인"이라고 공격했다.

서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홍 대표가 현재 '성완종 리스트'로 재판받는 당사자임을 거론했다. 그는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라며 "그런 상황 자체가 야당 대표로서 결격 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은 "게다가 고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며 "누구보다 홍 대표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후보, 대표로서뿐 아니라 일반 당원으로서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며 "홍 대표에게 보수 지도자로서의 품격과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홍 대표가 과거 어떠한 내용의 협조를 요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서 의원은 "그것은 홍 대표에게 여러분들이 물어봐 달라"며 "만약에 그 양반이 진실을 얘기하지 않으면 제가 진실의 증거를 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서청원 폭로에 즉각 반박에 나선 홍준표
"나는 '성완종 리스트'의 피해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양지웅 기자

서 의원의 폭로에 홍 대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홍 대표는 서 의원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홍 대표는 오히려 자신은 '성완종 게이트'의 피해자이며, 서 의원에게 전화를 한 사실은 있지만 '성완종 게이트' 수사와 관련된 협조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홍 대표는 "나는 다른 친박들 살리려고 박근혜 정권이 사건을 만들어 1년 6개월 고통을 받았던 소위 '성완종 리스트'의 피해자"라며 "이 사건 수사 당시 2015년 4월 18일 오후 서 의원에게 전화를 해 '나에게 돈을 주었다는 윤 모 씨는 (당시) 서 대표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이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통화 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가 언급한 윤 모 씨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다. 그간 홍 대표는 '돈 전달자'로 지목된 윤 전 부사장을 공소사실에 적시된 당일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더욱이 윤 전 부사장은 홍 대표의 말처럼 서 의원의 측근이기도 하다.

이를 종합해보면, 서 의원이 주장했던 '홍 대표의 협조 요청'은 윤 전 부사장의 증언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홍 대표는 서 의원과 성완종 게이트 수사와 관련된 회유 전화를 한 것이 아니라 항의성 전화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준표, 서청원에 맞불 폭로?
"서 의원 측근들이 매장시키겠다고 협박해"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양지웅 기자

또한 홍 대표는 지난 9월 서 의원이 이미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 적이 있으며, 서 의원의 측근들도 '성완종 리스트' 수사 관련 협조를 요청한 내용이 담긴 전화 녹취록이 있다며 자신을 협박했다고 맞섰다.

그는 "지난번 9월 만찬 시에 인명진 (당시) 비대위원장을 막말로 비난하는 것을 본 나로서는 한 시간 반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자기의 변명과 마치 내가 그때 회유 전화를 한 양 흘리면서 협박을 하는 것을 묵묵히 들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그 후 서 의원 측근들이 찾아와 내가 그(서 의원)를 출당시키면 폭로할 듯이 협박하고, 그(성완종 게이트 수사 과정서 협조를 요청한) 전화 녹취록이 있다고 하면서 검찰총장·대법원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해 매장시키겠다고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서 내가 회유를 했는지, 아니면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는지 판단을 한번 받아보자"며 "자신들의 부정을 숨기기 위해 나를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사건에 대해 나에게 사과하고 반성은 하지 않고 그것을 빙자해 나의 당원권 시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반발"이라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 의원과 관련된 또 다른 일화를 공개했다. 서 의원이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공천을 대가로 32억 원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받고 수감됐을 당시, 자신에게 감형 및 사면 요청을 하지 않았느냐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실제로 서 의원은 당시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건강 등의 이유로 감형받은 바 있다.

홍 대표는 "거액의 정치자금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을 때 MB에게 요구하여 감형시켜 석방시켜 주고 사면해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나에게 적반하장으로 달려드는 것은 무슨 앙심이 남아서인지 참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또 다른 폭로를 내놓았다.

홍 대표는 "불법자금은 먹어본 사람이 늘 먹는다"며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는 없다. 노욕에 노추로 비난받지 말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고 비꼬았다.


출처  ‘어제는 동지·오늘은 적’ 친박vs홍준표, ‘성완종 게이트’ 폭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