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포스코 계열사, 근로감독 앞두고 파견기사에 허위진술 교육

포스코 계열사, 근로감독 앞두고 파견기사에 허위진술 교육
고용노동청 근로감독 조사 앞두고 문제지로 합법도급 판정 기준 테스트
파견직 운전기사들 “차량팀장이 문제 안되게 진술하라 압박”
포스메이트 쪽 “기억 안나고 교육이랄 것도 없었다”

[한겨레] 선담은 기자 | 등록 : 2017-12-08 17:32 | 수정 : 2017-12-08 20:37



운전기사 불법파견 혐의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을 받고 있는 포스코그룹 계열사 ‘포스메이트’가 고용부 조사를 앞두고 사쪽에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운전기사들을 압박하고 사전 교육 한 정황이 드러났다.

8일 포스메이트 소속 운전기사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포스코 임원진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 10여 명은 지난 10월 말께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서관 지하 1층 배차실에서 ‘차량 합법 도급 이해 테스트’를 받았다고 한다. 포스메이트는 빌딩경영관리, 골프클럽 운영 등의 사업을 하는 포스코 자회사로, 포스코 임원진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기사 150여 명을 불법파견한 혐의로 고용부 서울 강남 고용 노동지청(강남지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11월 7일로 잡힌 지청의 직접 조사 착수를 앞두고 회사 쪽이 원하는 ‘모범답안’을 교육하고 답변을 짜 맞추기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운전기사들이 <한겨레>에 제공한 문제지에는 ‘귀하가 수행한 업무에 대한 평가는 누가 합니까?’, ‘도급업체 업무를 대신 수행한 적이 있습니까?’, ‘작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감독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등 23개 문항이 담겼다. 모두 불법파견 판정 기준이 되는 문항들이다. 당시 포스메이트 차량팀장은 문제풀이를 하면서 “(노동지청 조사에서) 불법파견이 아니게끔 진술해라”, “그렇게 틀린 답을 하면 안 된다” 등 압력성 발언도 했다고 여러 운전기사들이 전했다.

당시 문제지를 푼 기사 ㄱ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회사 지시대로) 근로감독관에게 ‘(포스코 임원이 아닌) 포스메이트 배차주임한테 업무지시를 받는다’고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다”며 “회사가 처벌을 받으면 고용형태가 더 나빠질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사 ㄴ씨는 “조사가 시작된 뒤 회사 임원들이 ‘회사가 안 좋아지면 당신들(운전기사)도 어렵지 않겠냐’는 말을 지속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메이트 차량팀장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교육이라고까지 할 것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포스코 쪽은 “자회사 운전기사의 고용 문제에 포스코가 관여할 이유가 없다”며 “더구나 문제지 배부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고용부 강남지청 관계자는 “포스메이트가 운전기사들과 도급계약을 했는데, 허가받지 않은 사용사업자(포스코)가 업무지시를 해온 것으로 판단된다. 불법파견으로 보고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처  [단독] 포스코 계열사, 근로감독 앞두고 파견기사에 허위진술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