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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DVR 수거 동영상’ 조작 의혹... ‘해군vs해경’ 누가 거짓말 하나

세월호 ‘DVR 수거 동영상’ 조작 의혹... ‘해군vs해경’ 누가 거짓말 하나
‘8분 분량 흑백 동영상’ 놓고 상충된 주장... 특조위, “수사 요청 예정”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9-03-30 11:00:30 | 수정 : 2019-03-30 11:02:17


▲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시 수거된 DVR(Digital Video Recorder, CCTV 영상 녹화장치)에 관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데 이날 제기된 의혹과 연관된 물증 중 하나인, 세월호 DVR을 수거하는 장면을 촬영한 8분 분량의 ‘흑백 동영상’을 놓고 해군과 해양경찰청(해경)이 상충되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특조위가 해경에서 받은 8분 분량의 ‘흑백 동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과 관련해 양쪽 다 자신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8분짜리 ‘흑백 동영상’은 실존하는 상황인데도 누군가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조위는 지난 28일 ‘세월호 CCTV DVR 관련 조사 내용 중간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해경에 세월호 DVR 수거와 관련해 수거 작업 전(全) 과정(2014.6.22)이 담긴 수중 영상 원본을 요청했지만, 8분 분량의 흑백 저화질 영상만 받았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DVR 수거 직후(2014.6.24) 해군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수거과정을 설명할 때 틀었던 34분 분량의 컬러 수중영상이 있다고 한다. 이는 설명 당시를 촬영한 다른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다. 그러나 해당 수중 영상은 특조위에 제출되지 않았고, 흑백으로 편집된 8분 가량의 영상만 해경이 제출했다고 밝혔다.

▲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28일, 세월호 DVR(Digital Video Recorder, CCTV 영상 녹화장치) 수거 과정이 연출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조위 보도자료 캡처

결론적으로 세월호 DVR 수거 전 과정을 담은 34분 분량의 컬러 동영상이 있음에도, 특조위에는 그 일부만 편집한 8분짜리 흑백 동영상을 제출해 세월호 참사 진실을 은폐하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해군 관계자는 29일, “우리(해군)는 세월호 참사 당시 수거한 VDR과 수거 당시를 촬영한 34분 정도의 전체 컬러 동영상을 해경에 넘겼다”며 8분짜리 흑백 동영상이 아니라 전체 컬러 동영상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DVR을 수거한 다음, 해당 수거 장면을 담은 전체 영상을 유가족들에게도 상영해 보여줬다”면서 “바다 아래가 계속 보이는 검게 나오는 장면은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고 빨리 넘겼고, 상영 시간은 20여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왜 특조위는 8분짜리 편집된 흑백 동영상을 받았는가’라는 질문엔 “우리(해군)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분들에게도 다 보여준 동영상을 8분짜리로 편집해 제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전체 동영상을 해경 측에 분명히 전부 전달했다”면서 “특조위가 해경으로부터 그 해당(8분짜리) 동영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관련은 그 (8분짜리) 동영상을 제출했다는 해경한테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경, “잘 모른다” 등 즉답 회피... 동영상 편집·조작 의혹 즉각 수사해야

이에 관해 해경 관계자는 이날 “세월호 DVR 조작 의혹과 관련해 해경은 조작한 사실이 없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해 “세월호 특조위가 추가 조사할 것으로 안다”며 “해경은 특조위 조사에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가 ‘DVR 조작 의혹이 아니라, 수거 과정에서 촬영한 34분짜리 동영상이 존재함에도 특조위가 8분짜리 편집된 동영상을 해경으로부터 받았다고 한다’고 지적한 후, ‘해군 측으로부터 건네받은 전체 동영상을 그대로 특조위에 전달한 것이 맞느냐’는 재차 물음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결국, 해군과 해경 양측의 주장대로 라면, 특조위는 편집된 8분짜리 흑백 동영상을 받았음에도 누구도 이런 편집 동영상을 만든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날 기자가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하자, 해군은 상당히 빠른 답변을 내놓은 반면 해경은 “당시 담당자가 없어 잘 모른다”는 등 다소 답변을 주저했다.

이에 관해 특조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전 특조위도 세월호 DVR 수거 관련 동영상을 ‘8분짜리 흑백 동영상’으로 받았고, 저희가 최근 다시 요청했을 때도 해경으로부터 똑같은 동영상을 받았다”면서 “특조위가 받은 것은 전체 수거 관련 동영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조위는 이미 전체 수거 동영상이 아니라 편집된 동영상을 받은 것과 관련한 사항도 더 구체적으로 조사 중”이라면서 “조사가 마무리되면 조만간 관련 절차에 따른 고발 조치나 직권 수사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배 안 상황이 녹화된 DVR의 수거 영상이 특조위에 8분짜리로 편집돼 제출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참사 원인을 둘러싼 파문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편에선 DVR 조작 의혹 이전에 해당 수거 동영상을 편집한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으므로 관련 수사가 즉각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출처  세월호 ‘DVR 수거 동영상’ 조작 의혹... ‘해군vs해경’ 누가 거짓말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