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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호 부장판사가 ‘김경수 유죄’ 때문에 징계받는다고?

성창호 부장판사가 ‘김경수 유죄’ 때문에 징계받는다고?
[팩트체크] 지난해 9월 이미 ‘사법농단’ 피의자 입건
[한겨레] 최우리 기자 | 등록 : 2019-04-29 12:05 | 수정 : 2019-04-29 14:23


▲ 대법원. 한겨레 자료 사진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법관에 대한 징계가 늦어지고 있다. 검찰이 청구한 영장 정보를 법원행정처에 유출해 검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성창호 부장판사도 포함돼있다. 지난해 12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일부 연루 법관들에 대해 정직, 견책 등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던 행정처가 이번에도 물렁한 징계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성창호는 지난달 5일 검찰이 불구속 기소한 10명의 전·현직 법관 중 한 명이다. 성창호는 2016년 4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시절 정운호 게이트 사건에 법관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자, 신광렬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지시를 받아 법원에 접수된 검찰의 영장청구서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판사들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라고 검찰은 밝혔다.

행정처는 성창호가 빼돌린 정보를 바탕으로 게이트 연루 법관 및 가족들의 명단을 작성해 다시 서울중앙지법에 건넸고, 행정처는 성창호를 포함한 영장전담판사들에게 “계좌추적 영장 발부를 더 엄격하게 심사하라”고 당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 성창호 부장판사. 연합뉴스
성창호는 지난 1월 30일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한 달여 뒤인 지난 3월 5일 검찰이 성창호를 기소하고, 대법원도 검찰이 비위 사실을 통보한 성창호 등 76명의 법관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 등은 “대통령 측근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전형적인 왜곡”이라고 본다. 성창호는 구속영장 정보 유출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지사 선고가 있기 넉 달여 전인 지난해 9월 이미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피의자‘로 입건됐다. 구속영장 정보 유출이라는 중대한 범법 행위가 드러난 판사를 불기소하거나 징계에 넘기지 않는 것 자체가 더 큰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

대법원 안팎에서는 오히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의 징계를 차일피일 늦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주요 사법농단 행위들이 2016년 전후에 집중돼 있는데, 법관 징계시효는 사건 발생 시점부터 3년이다. 징계 대상 법관 76명 중 절반이 넘는 이들이 이미 징계시효를 넘겼다는 분석도 있다.

대법원이 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을 할 경우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1차 징계를 했는데, 정직 3~6개월(3명), 감봉 3~5개월(4명), 견책(1명), 무혐의(5명)에 그쳤다.

징계 시기는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독일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5월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출처  성창호 부장판사가 ‘김경수 유죄’ 때문에 징계받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