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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없는 중소기업 임금, 있는 곳보다 30~40% 적다

노조 없는 중소기업 임금, 있는 곳보다 30~40% 적다
정준호 교수 등 연구 논문 발표
정규직·비정규직 모두 차이 커... 대기업은 노조 유무 큰 영향 없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만으로는 한계, 노동자 교섭력 높여야 임금차 줄어”

[한겨레] 조혜정 기자 | 등록 : 2019-05-07 20:22 | 수정 : 2019-05-07 20:25



대기업은 노동조합이 있든 없든 임금 격차가 크지 않지만, 중소기업은 노조 없는 회사의 임금이 노조가 있는 회사보다 30~40%가량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차적으로는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하는 고용형태와 기업 규모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지만, 중소기업의 경우엔 노조 유무도 임금 수준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단순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만으로는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로 눈길을 끈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와 남종석 부경대 경제사회연구소 연구교수는 이런 내용이 담긴 ‘근로자의 결합노동시장지위가 임금 분포에 미친 효과’ 논문을 계간 학술지 <동향과 전망>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고용노동부의 ‘2017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원자료를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300인 이상 사업체)/중소기업, 노조 유무에 따라 8개 그룹으로 조합하고 특수고용노동자도 더해 월평균 임금을 분석했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는 노동부가 1인 이상 민간사업체 중 표본 사업체를 추출해 매년 임금, 노동시간, 노동 조건 등을 조사하는데 2017년엔 사업체 3만3천개, 노동자 97만명이 조사 대상이었다.

월평균 임금이 높은 순으로 보면, ‘대기업-정규직-유노조’(543만1천원), ‘대기업-정규직-무노조’(536만원)였다. 알려진 대로 대기업 정규직이 임금 최상층을 차지하지만, 노조는 임금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달랐다. 대기업 정규직에 이어 임금 수준은 ‘중소기업-정규직-유노조’(421만9천원), ‘중소기업-정규직-무노조’(291만2천원) 순서였는데, 같은 중소기업 정규직이어도 노조가 없으면 임금이 130만원가량 적어 노조 있는 회사의 69%에 그쳤다.

이밖에 임금 수준은 특수고용노동자(259만원), ‘대기업-비정규직-유노조’(242만1천원), ‘대기업-비정규직-무노조’(240만8천원), ‘중소기업-비정규직-유노조’(238만6천원), ‘중소기업-비정규직-무노조’(139만원) 순이었다. 중소기업에서 두드러진 노조 효과는 비정규직에서도 나타났는데, 중소기업 비정규직도 노조가 없으면 100만원 가까이 월급을 덜 받아 노조가 있는 경우의 58%를 받았다.

정준호 교수는 “중소기업이 너무 취약하기 때문에 노조가 있으면 노동자와 임금을 보호하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임금 격차에서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의 절반 안팎으로 떨어지는 것도 확인된다.

연구진은 고용형태, 기업 규모뿐만 아니라 노조 유무도 임금에 영향을 주는 만큼, 무조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정규직의 양보만 강조해선 그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은 무노조(전체 연구 대상의 54.4%)가 유노조(5.6%)의 10배 가까이 되고, 비정규직은 아예 노조 있는 경우(0.3%. 무노조는 21.9%) 자체가 흔치 않아 노조 조직률을 높이는 것도 임금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정준호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 임금을 높이려면 노동자의 교섭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원하청 구조도 제대로 개선해야 대기업 노조가 임금 일부를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지원하는 사회연대임금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노조 없는 중소기업 임금, 있는 곳보다 30~40%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