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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여배우’ 퍼트린 유튜브 가짜뉴스, 이렇게 퇴치할 수 있다

‘조국 여배우’ 퍼트린 유튜브 가짜뉴스, 이렇게 퇴치할 수 있다
갈수록 영향력 커지는 유튜브 가짜뉴스, 대응책 필요
[고발뉴스닷컴] 하성태 기자 | 승인 : 2019.08.30 10:02:40 | 수정 : 2019.08.30 10:28:19


“온라인, SNS, 동영상 플랫폼 등을 통해 유포된 동영상에서 언급되는 정치인 후원 여배우는 김성령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또한 위 동영상에서 언급된 내용들 역시 김성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저희 법무법인은 김성령을 동영상에서 언급된 정치인 후원 여배우와 관련지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가 있을 경우, 어떠한 선처나 합의 없이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결국 ‘조국 여배우’ 가짜뉴스의 피해자가 무력행사에 나섰다. 배우 김성령 측은 29일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입장문을 배포하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루머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최초 유포자는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허위 사실 유포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조국 여배우’ 가짜뉴스의 진원지는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현 토착왜구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와 함께 보수 유튜브 방송 '가로세로연구소'를 진행하는 전 연예기자 김용호의 개인 유튜브 개정이었다. 지난 25일 김씨가 게재한 <조국이 밀어준 여배우는 누구?>란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은 29일까지 120만 조회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가로세로연구소’는 ‘조국 청문회’ 정국을 등에 업고 ‘조국 딸 포르쉐’ 등의 가짜뉴스를 유포했고, 심지어 조 후보자가 대학교수 시절 미성년자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을지 모른다는 내용을 버젓이 게재하기도 했다. 어디 그 뿐인가. 조국 후보자 동생과 노모의 집 앞에 찾아가 카메라를 들이댄 것도 바로 이 ‘가로세로연구소’ 방송이었다.

▲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가 25일 밤 자신의 유튜브 개인 계정에 ‘조국이 밀어준 여배우는 누구?’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김용호 전 기자는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와 함께 보수 유튜브 방송 ‘가로세로연구소’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김용호 기자 유튜브 영상 캡처>

▲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25일 올린 ‘이혼한 며느리 집에 산다는 조국 엄마 집(사이좋은 고부관계 ㅋㅋㅋ’란 제목의 영상. 좌로부터 김세의 전 MBC 기자, 강용석 변호사,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산 어머니 집 앞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캡처>


조국 가짜뉴스에 열 올리는 가로세로연구소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에 대한 허위 정보를 담은 유튜브 영상에 대해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조국 여배우’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 의사를 밝혔다.

특별대책위원장인 박광온 의원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유튜브 11개 채널에서 생산된 13개의 허위조작영상이 포털(18건), SNS(151건), 커뮤니티(16건) 등을 통해 허위조작정보로 재생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로 유포되는 가짜뉴스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수 십 만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방송이 내용을 유포하면, 여타 중소 유튜버들이 이를 무분별하게 퍼다 나르는 양상도 고착화된 지 오래다.

그 중 ‘가로세로연구소’는 조국 후보자로 쏠린 관심을 이용, 보수/극우 시청자들을 상대로 조회수 장사에 나서는 한편 슈퍼챗이란 유튜브 후원 기능을 통해 적극적인 수익 창출에 매진 중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짜뉴스 양성소들을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당장 퇴치까진 아니더라도, 자극적인 가짜뉴스를 유포하면서 ‘수익’에 목을 매는 이들 유튜브 채널에 타격을 주고, 더 나아가 채널 폐쇄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유튜브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9일 유튜브 채널 ‘고양이 뉴스’가 게재한 ‘한국언론사망선고 해버리는 영상 #가짜뉴스신고놀이’ 영상엔 어쩌면 유용한, 실질적인 방법이 담겨 있었다.

▲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고양이뉴스' 화면 캡처>


한 유튜버가 제안한 신고놀이

‘고양이 뉴스’가 소개한 방법은 바로 유튜브의 이용 약관과 신고 정책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이 채널이 소개한 방법을 거칠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각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요약본을 정리하면 이러하다.

1. 유튜브 인기탭에서 가짜뉴스를 찾는다
2. 가짜뉴스를 눌러서 들어간다
3. 싫어요 + “Fake News Drives Political Disputes into Views. Human rights abuse” 댓글놀이 한다
4. 동영상 신고 항목에서 “증오 또는 악의적인 콘텐츠” → ‘증오심 또는 폭력조장’ 으로 신고

영상에서 ‘고양이 뉴스’ 진행자는 “사실 이건 비밀도 아니에요”라며 “유튜브는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 채널의 영상을 과감히 삭제하고 영상이 4개 삭제되면 채널이 폭파됩니다. 그렇게 60만 구독자였던 유튜브 채널이 폭파됐었어요. 한 번 폭파된 채널은 유튜브의 약관상 절대 다시 만들 수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28일 <머니투데이>가 소개한 관련 내용은 이러했다.

“‘노란 딱지’(경고)란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유튜브 자체 검열 제도다. 유튜브는 △과도한 노출 및 성적인 콘텐츠 △유해하거나 위험한 콘텐츠 △증오성 콘텐츠 △폭력적이거나 노골적인 콘텐츠 △아동 보호 와 같은 기준을 통해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재하고 있다. 이 기준에 근거해 ‘노란딱지’를 받으면 광고수익을 전혀 받지 못한다. 유튜브 수익이 창출되기 위해서는 ‘노란 딱지’가 아닌 ‘초록색 달러’가 영상 옆에 붙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최근 10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한 유튜버가 소위 ‘노란딱지’를 받은 이후 수익 창출이 곤란하다며 채널을 폐쇄한다고 선언해 기사화되기도 했다. 이 유튜버의 경우, 증오 또는 악의적인 콘텐츠로 경고를 받았다기보다 다른 이유로 경고를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간 콘텐츠가 정치적이거나 가짜뉴스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신고 놀이(?)가 선의와 재미로 채널을 운영하거나 생계형 유튜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방법을 소개한 ‘고양이 뉴스’ 채널 역시 악의적인 신고 가능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유튜브의 신고 정책이 표현의 자유를 왜곡하거나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 선의의 피해자를 낳는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러한 신고 놀이(?)가 위력을 발휘했을 때, 진영 논리나 과도한 쏠림 현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를 소개하는 이유는 유튜브 상 가짜뉴스나 혐오 콘텐츠를 향한 비판과 반작용이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지, 또 이를 향한 집단지성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실험할 수 있는 방법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만약 그러한 부작용이 커질 경우, 유튜브 자체에서 또 다른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고.

28일 가짜뉴스국민고발인단 등 시민단체들은 가로세로연구소 측을 정보통신법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후보자 측도 조 후보자 딸과 관련해 같은 혐의로 가로세로연구소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 대응을 포함, 해당 고소고발 건과는 별개로 날이 갈수록 사회적 영향력을 더하고 있는 유튜브 가짜뉴스에 대한 다각적인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가짜뉴스 아웃’, ‘한국언론사망’, ‘정치검찰아웃’ 등을 포털 검색어에 연이어 등극시킨 작금의 온라인 상 움직임이 과연 유튜브 가짜뉴스에 대해선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 30일 오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 2위에 ‘보고싶다청문회’, ‘정치검찰아웃’이 올라와 있다. <이미지 출처=포털사이트 다음 캡처>


출처  ‘조국 여배우’ 퍼트린 유튜브 가짜뉴스, 이렇게 퇴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