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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최악의 대수술, 진녹색 피... 이 사기극을 똑똑히 보라

최악의 대수술, 진녹색 피... 이 사기극을 똑똑히 보라
4대강은 어떻게 망가졌나... 영화 ‘삽질’ 시사회를 다녀와서
[오마이뉴스] 오태양 | 19.11.03 19:32 | 최종 업데이트 : 19.11.03 19:53


▲ 21일 오후 충남 서천군 화양면 망월리 금강에서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녹조에 손을 담궈 녹조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하고 있다. ⓒ 권우성


4대강 낙동강 8개보 종주 탐사를 떠나다

벌써 6년 전의 일이다. 4대강 현장을 보고 싶어 낙동강을 찾았다. 여름이 절정으로 치닫던 7월 21일에 출발했으니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돌아보면 거창한 동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저 가벼운 여정만도 아니었다. 진실을 알고 싶었을 따름이었다.

4대강 사업은 대성공이라고 홍보되던 때였다. 쏟아지는 뉴스와 자화자찬하는 청와대의 국정 홍보를 온전히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직접 내 눈으로, 내 발로, 내 손길로 한번 만져 보고 싶었다. ‘4대강 살리기’라고 명명하였으니, 사람으로 치자면 목숨 걸고 한 전신마취 대수술 아니었겠는가? 그 수술 자국이 그저 보고 싶었다.

탐사는 낙동강 1경으로 꼽히는 경천대를 이웃한 상주보로부터 시작하여 상주-의성의 낙단보, 경북의 구미보와 칠곡보, 대구로 연결되는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그리고 경남지역의 창녕합천보와 함안창녕보를 지나 마침내 남해 수평선이 바라보이는 낙동강 하굿둑과 을숙도에서 여정이 마무리됐다. 꼬박 2박 3일의 일정이었다.

당시 낙동강 8개보 종주 소감을 누군가 내게 물었다. 조심스럽긴 했지만 탐사의 결론은 이러했다. “4대강은 실패한 수술이랄까? 돈 들인 흔적은 넘치지만 실속이 없고, 곳곳마다 번듯하지만 자연미를 상실했고, 결정적으로 살리자고 한 일이 결국 죽이는 꼴이 되었으니 의사가 아니라 희대의 사기꾼 아니겠는가!”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4대강 프로젝트는 보마다 번듯하고 돈 냄새 물씬 나는 토목 시설들을 보란 듯이 설치해 두었다. 나름대로 테마도 붙였다. 가령 낙단보는 ‘자연은 이롭고 사람들은 즐거우며 생명은 유익한’ 이락지천의 사상을 담았다고 홍보했다. 보마다 전망대와 전시관을 설치했고, 주변에 수변공원과 편의 시설을 두었다. 8개 보가 일사불란한 판박이였고, 사람이 없어 황량했다는 게 공통된 기억이다. 안타까웠던 것은 곡선과 다양성을 잃어버린 낙동강의 직선화, 획일화였다.

여정 중에 부러 영주 내성천을 찾았었다. 내성천에는 보 대신 영주댐이 건설 중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수년째 내성천을 홀로 지키고 있었던 지율스님이 있었다. 세계의 저명한 지질학자들도 극찬한 전 세계에서 100km의 백사장을 간직했던 내성천. 하지만 4대강 사업의 연장이었던 영주댐이 완공되면 내성천의 모래 길은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었다.

청년들과 함께 내성천을 찾아 맨 발로 강이 흐르는 모래 길을 걷거나, 고운 백사장에 누워 하염없이 내성천의 하늘구름을 보거나, 맑은 물을 먹고사는 흰수마자 물고기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였을지도 몰랐다. 햇볕에 검게 그을린 맨발의 지율스님은 탄식하고 또 탄식했다.

“내성천이 내 눈 앞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 누가 막을 수 있을가...”

1조 1000억을 쏟아 부은 영주댐 공사를 밀어붙이는 대기업의 굴착기와 덤프트럭을 막을 길은 없었다. 그저 이 허무맹랑한 삽질을 바라보며, 기억하고 또 기록하는 수밖에 말이다.

▲ 영화 <삽질> 포스터 ⓒ 오마이뉴스


역대 최고 제작비가 투여된 영화 <삽질>

그로부터 6년이 지난 1일 다시 4대강을 찾았다. 이번엔 낙동강이 아니라 극장이었다. 오마이뉴스에서 제작한 4대강 탐사다큐영화 <삽질>의 시사회가 열렸다. 녹조로 뒤덮인 4대강의 진녹색 영화 포스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힐 정도였다. 시민과 각계 인사들로 극장은 매우 북적였다. 6년 전에 둘러보았던 4대강의 모습이 궁금했다. 또한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이었던 이 사기극의 주인공들의 육성을 직접 듣고 싶었다.

영화 시작 전 제작자와 감독과의 만남이 있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 영화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영화 <삽질>은 역대 대한민국 영화 중에서는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입니다. 4대강에 22조 2천억 원이 투입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주연인 이명박의 몸값을 생각했을 때 한국 배우 중 넘버 원이니까요.”

관객을 배려한 농담이겠으나 어찌보면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의 전모와 결과가 더욱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영화가 시작되는 첫 장면은 정말 놀랍고 가슴 아팠다. 수술 후유증을 겪는 것 같아 보이는 4대강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바로 질퍽한 녹조로 뒤덮인 4대강의 참담한 모습이었다.

그 순간 알게 되었다. 사람은 상처를 입으면 붉은색 피를 흘리지만, 강은 치명상을 입으면 진녹색의 피를 흘린다는 사실을 말이다. 녹조는 단순한 수질이 악화된 하나의 현상이 아니었다. 4대강이 심연으로부터 토해내는 강의 혈흔이었으며, 살고 싶다는 피맺힌 절규로 들렸다.


시민기자 김종술과 금강에서 보낸 11년

그리고 ‘김종술’ 이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4대강을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제 발로 그 진녹의 피멍과 절규 속으로 기꺼이 자기 몸을 들이 밀었다. 그리고 숙련된 의사처럼 그 혈흔을 닦고 상처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기록한다. 마치 수천 수백의 굴착기가 거대 기업과 권력의 가공할 무기라면, 그의 유일한 무기는 ‘사진기’인 것처럼 보였다. 진실은 묻거나 흔적을 지울 수 있으나, 기억과 기록은 굴착기로도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민기자 김종술씨는 11년 째 금강을 오고가며 4대강 사업의 실상과 폐해를 기록하고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그가 직접 기록하고 작성한 4대강 관련 기사나 글만 1700여 개에 이른다고 하니 실로 대단하다. 그는 고발한다. 4대강 보설치 직후 금강에서 떼죽음 당한 물고기가 환경당국에서 발표한 6만여 마리가 아니라 그 10배인 60만에 달한다고 말이다.

그의 증언이 신뢰의 힘을 갖는 것은 직접 현장에서 그 악취 나는 폐사 자루를 일일이 열어서 숫자를 헤아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온전히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강의 녹조화 현상으로 인해 오염된 4급수에서나 사는 붉은깔따구, 실지렁이를 직접 먹어보기도 한다. 단지 글이 아닌 몸으로 4대강을 기록하려는 그의 투지가 놀랍기만 하다.

시사회를 마치고 김종술 기자에게 물었다. 11년 동안 4대강을 기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이다. 공주의 작은 신문사를 운영하던 그도 처음엔 4대강을 반대하진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의구심이 들었단다. 공사 현장에 가면 관계자들이 폭언을 하고 심지어 공사 장비를 던지며 위협도 했다고 한다. 그는 무엇인가 공사 현장 너머에서 은폐와 조작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고, 그렇게 취재를 시작했다. 그것이 어느덧 11년.

1년 중 340여 일을 강을 찾고 그 중 100일은 강변에서 숙식하며 기록해 왔다고 전했다.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던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이대로 죽어가는 강을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 다시금 용기를 내며 여기까지 왔다고 회고했다.


“다시 ‘삽질’을 되풀이해선 안 됩니다”

▲ 23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언론시사회에서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4대강 사업을 12년간 끈질기게 취재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그는 덧붙였다. 보 해체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이야말로 적폐라고 말이다. 4대강 사업을 통해 유형무형의 이권을 취하고 침묵했던 이들이 여전히 4대강의 죽음을 방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례로 최근 4대강 보 중 3개의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강물이 흐르니 모래톱이 살아나고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의 개체 수가 줄어들었으며, 새와 물고기가 돌아오고, 결국에는 시민들이 다시 강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었다. 그는 흐르는 강, 자연의 복원력을 신뢰했다.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그의 육성이다.

“영화 <삽질>을 통해서 다시는 4대강 사업과 같은 삽질(헛된 일)이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4대강 사업의 책임은 비단 이명박 정부와 전문가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져야할 책임일 수 있습니다. 여전히 4대강을 유지 관리하는 데 세금이 들어갑니다. 사실 이 비용은 우리 아이들과 노후를 위한 복지 비용이 되어야 합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어두운 세상이 다시 밝아지는 하나의 계기가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종술 기자는 다소 작아 보이는 체구에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을 가졌다. 자주 웃어 보이는 서글한 눈매와 사투리가 살짝 베어 나오는 말투에 쉽게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얼핏 보면 동네 아저씨 같은 평범함이다. 11년 동안 1000일 넘게 금강에서 먹고 자며 1700여 편의 기사를 작성한 그의 용기와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어쩌면 그의 말에 힌트가 있었을지 모른다. ‘우리 동네니까...’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과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거대한 권력과 기업의 기만과 횡포에 맞서는 힘이란 그저 내가 나고 자라온 우리 동네를 지키려는 소박한 동기에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소박함이 가장 강력한 저항의 원천으로 진화해 갈 수 있음을 김종술 기자의 삶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굳이 따지자면 ‘시민기자’다. 전문 기자라고 하기엔 날 것의 생명력이 너무 강하고, 시민이라고만 하기에는 집요한 탐사 저널리즘의 요체를 체화하고 있기에 부족해 보인다. 그래서 그는 시민기자를 자처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삽질>은 4대강의 기록이자, 어느 평범한 깨어있는 시민기자의 삶의 기록이기도 하였다.


김병기 감독이 4대강의 책임을 묻는 방법

영화에는 또 한명의 주연배우가 등장한다. 이 배우의 주된 연기는 ‘퇴짜’ 맞는 일. 4대강 사업을 고무하고 찬양했던 정치인, 행정가 그리고 전문가들을 끈질기게 찾아가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흘러나온다. 4대강에 관한 그의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하고, 질문은 허공의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때로는 무시당하기도, 때로는 인터뷰를 피해 도망가는 모습이 코믹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김병기 감독이자 기자이다.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그는 4대강 사업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본격적으로 다큐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는 4대강 사기극의 부역자로 7명을 적시했다. 하나같이 이명박 정부의 정치 실세들이었으며, 4대강 사업을 입이 닳도록 찬양하던 이들이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전도사’를 자처했던 이재오 특임장관, 4대강 사업의 현장 사령관이었던 정종훈 전 국토해양부 장관, ‘수질개선과 자연재해 예방에 탁월하다’는 주장을 펼쳤던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국토의 품격과 국민 수준을 높였’다던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4대강 사업은 백년지대계’ 라던 심명필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 ‘4대강 보를 해체하는 다이너마이트로 청와대를 폭파시키겠다’는 김무성 의원, 그리고 이 영화 <삽질>의 주인공인 이명박이다.

김병기 감독은 4대강 사업이 ‘거대한 탐욕의 톱니바퀴이자 돈 잔치판’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영화에 부역자들의 증언과 참회를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대국민 사기극이자 뒤통수를 친 주역들이 단지 영화에 등장하는 소수의 정치인들만은 아닐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22조 2천억이라는 막대한 혈세가 투여되고, 그 과정에서 의혹 투성이인 비자금 조성의 흔적이 곳곳에 스며있으며, 국정원과 기무사까지 동원되어 4대강 사업의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 했던 대국민 뒷통수 프로젝트를 멈춰야 한다는 사회적 화두를 던지고 싶었단다.

▲ 23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언론시사회에서 <오마이뉴스> 전 편집국장인 김병기 감독이 4대강 사업을 12년간 끈질기게 취재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시사회를 마치고 김병기 감독을 찾아 직접 물어 보았다.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를 직접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감독은 “삽질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은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매년 1조 원가량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12년간이나 취재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담담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이것은 명백히 도둑질이었고 국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도둑이야’ 라고 외치는 목소리, 특히 언론에서 그 실체를 다루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당시 정권의 앵무새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시민기자들이 끈질기게 목소리를 내었지만 확산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고, 결국 그 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먼 길을 달려 찾아간 당사자들에게 일언지하에 인터뷰를 거절당하거나 문전박대 당하면서도 끈질기게 현장을 쫓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 <삽질>의 의미에 관한 질문들에 감독이 줄곧 밝혀온 이야기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고, 기억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책임을 묻지 않으면 제2, 제3의 4대강 삽질이 계속될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은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이 영화를 보고 우리의 세금이 함부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치유와 발굴의 새로운 삽질을 시작할 때

녹조의 한 가운데에서 시작했던 영화는 자연스러운 곡선을 이루며 흘러가는 강물의 궤적을 추적하며 마무리 되었다. 마치 우리가 보고 있는 강이 이 땅을 흐르는 같은 강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김병기 감독이 말했듯이 이 영화는 하나의 고발장이다. 또, 김종술 시민기자의 삶에서 볼 수 있듯 하나의 거대한 자연 기록물과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청년들과 함께 맨발로 걸었던 내성천의 보드라운 모래가 시멘트 같이 딱딱해져 가는 모습을 보며 모래도 사람처럼 몸이 굳으며 죽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질녁 강물과 모래밭에 반사되는 석양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무섬마을의 징검다리 인근에는 모래가 패이고 풀이 무성하게 돋아나는 황폐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사라지고 폐허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치유와 복원은 얼마나 걸릴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알 길이 없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의 1단계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명박은 수백억 원 대의 뇌물수수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4대강 보는 여전히 수문을 닫고 강물을 가두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 사업이라는 돈 잔치에 쓰여진 비자금의 종착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의 실정이 곳곳에서 밝혀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단 1건도 처벌 받은 사례는 없다. 4대강 사업을 찬양하며 국책사업의 이권을 챙겼던 전문가들은 여전히 침묵하거나 강단에서 ‘환경’과 ‘국토개발’을 강론하고 있다.

영화 <삽질>은 이제는 다시 강을 복원하고, 탐욕의 부역자를 발굴하는 새로운 삽질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역설적으로 웅변하는 듯 했다. 잊는다는 건 잃어버리는 것일 수도 있다. 4대강의 진실은 현재 진행형이다. 강물이 흐르듯 진실도 역사 위에 흐를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의 눈과 발길이 머무는 곳에 그 답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종술 시민기자의 삶처럼 말이다.

영화를 보고나니 올 여름 휴가는 ‘어게인 4대강’ 탐사를 떠나볼까도 싶다. 이번엔 낙동강이 아닌 금강을 보러갈까. 보는 것이 믿는 것이겠다.


출처  최악의 대수술, 진녹색 피... 이 사기극을 똑똑히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