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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전광훈을 비판한다 ③] 전광훈에게 열광하는 교인들은 누구인가?

[전광훈을 비판한다 ③] 전광훈에게 열광하는 교인들은 누구인가?
[양희삼 목사 기고] 기독교는 세상 향해 억지 부리는 종교?… 이제 비천한 신앙에 종지부 찍어야
[민중의소리] 양희삼 목사 | 발행 : 2019-12-22 11:54:43 | 수정 : 2019-12-22 11:54:43


▲ 10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 ⓒ뉴스1

고대로부터 종교는 무지와 맹신이라는 양분을 먹고 자라왔다. 안타깝게도 종교는 맹신을 강조할수록 더 잘 나가고 성장한다.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간해서 전광훈을 지지하고 따르는 자들을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을 죽으라고 망언을 하는데 그 말에 환호한다. 온갖 망발을 하는데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얻는 양 웃으면서 박수치고 소리를 지른다. 세상 참 비루하다.

전광훈이 말하는 것이 기독교와 관련이 있는가? 진짜 기독교인가 아닌가는 “그가 사랑을 전하는가, 아니면 혐오를 조장하는가”를 보면 된다. 기독교에는 혐오가 없다. 결국, 그는 기독교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혐오를 조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인상을 찌푸리고 멀리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왜 전광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 저러고 있을까?


첫째, 내면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일 수 있다.

‘인지상정’이라는 말이 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돕고 싶고, 누군가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마음으로라도 응원하고 싶다. 누군가 울고 있으면 같이 울어주고 싶고, 누군가 아파하면 같이 아파한다.

▲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회원들이 11월 26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파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죽으라고 하는 말은 불쾌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자기 생각과 달라도 사람을 저주하듯 죽으라고 한다면 거기에 동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 말에 환호한다. 박수를 치며 기뻐한다. 그들을 정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어딘가 문제가 없다면 그럴 수는 없다. 겉은 멀쩡해 보이니 속이 문제일 것이다. 결국, 마음이 아픈 사람이 아니겠는가?

전광훈의 혐오 발언을 듣고도 환호하는 사람들이라면 혹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둘째, 애초부터 신앙의 목적이 잘못된 사람들이다.

기독교인 가운데에는 하나님을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고, 자기를 위해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있다.

안타깝게도 첫째 부류는 아주 드물다. 대부분이 둘째 부류에 속한다. 교회를 다니고 예수를 믿는 이유가 오직 자기다. 자기가 잘되고, 자기 가족들만 건강하면 되고, 자기가 돈을 많이 벌면 된다. 복을 받기 위해서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그놈의 복만 받으면 끝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부모님을 모시거나 돌보게 된다. 기독교 신앙도 마찬가지다. 예수를 처음 믿고, 어린 신앙을 가졌을 때는 나의 필요를 채워달라고 기도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면 할수록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 뜻을 헤아려야 한다. 그래야 성숙한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다.

구약에서는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돌보라고 하셨고, 그 말씀이 신약에 와서는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명령으로 이어져 왔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그런데 전광훈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그런 사랑이 존재하는가?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것이 다반사다. 지나가는 행인을 폭행하고, 건물에 들어가 아무 데나 볼일을 보고, 심지어 장애인학교에서 수업에 방해가 된다고 했더니 찾아가 협박을 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아는 기독교 신앙에 그런 것은 없다.


셋째, 상식도 없고 역사의식도 없는 사람들이다.

신앙의 목적이 복을 받는 게 전부이니 도덕과 윤리, 심지어 상식도 중요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이 복을 받는 길이라는 기괴한 발언에도 아멘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기독교 신앙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 서울맹학교학부모회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 회원들이 12월 21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 소음과 교통 통제에 따른 학습권 침해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019.12.21 ⓒ김철수 기자

역사의식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냥 교회 다니면 우리 편이고, 장로라고 하면 아무것도 보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정치적인 지향은 무엇인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이승만, 김영삼, 이명박.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은 장로들이 나라를 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중에 누구는 국부니 뭐니 하면서 떠들어댄다. 도저히 역겨워서 견딜 수가 없다.


넷째, 잘못된 확신을 가진 사람들이다.

전광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정말 이 나라가 공산국가가 되었다고 믿는 듯 하다. 멀쩡한 사람이 보기에는 아무 말 잔치 가짜뉴스인데 그걸 진짜로 믿는 사람들이다.

속이는 사람이 나쁘다. 그러나 속는 사람도 나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는 세상의 이치를 판단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라는 것이 있고, 생각할 수 있는 머리를 가지고 있다.

“한 번 속으면 속이는 사람이 나쁘지만, 반복해서 속으면 속는 사람도 나쁜 사람이다.”

전광훈이 마치 나라를 구할 인물인 것처럼 믿는 것은 자신의 욕망이 그 안에 투사되었기 때문이다. 민주 정권의 몰락과 수구 정권의 재집권이라는 욕망을 그가 자극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종교와 상식이 정말 배치되어야만 하는가? 기독교는 늘 이렇게 세상을 향해 억지를 부려야만 존재할 수 있는 종교인가? 창피하고 암담할 뿐이다.

만일 교회가 그런 방식으로밖에 존재할 수 없다면, 안타깝지만 그 힘을 잃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다시 폐허 위에 새로운 교회를 세워야 한다.

이제 비천한 신앙에 종지부를 찍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식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아지기를 바라고 바랄 뿐이다.


출처  [전광훈을 비판한다 ③] 전광훈에게 열광하는 교인들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