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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재학 PD 유족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고인 명예 회복할 것”

故 이재학 PD 유족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고인 명예 회복할 것”
[민중당] 김민주 수습기자 | 발행 : 2020-02-12 16:32:35 | 수정 : 2020-02-12 16:32:35


▲ 故 이재학 PD 유족 기자회견. ⓒ뉴시스

CJB청주방송에서 14년간 일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故 이재학 PD의 유족이 청주방송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치 대책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故 이재학 PD의 동생 이대로 씨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방송계갑질119, 희망연대노조 등과 함께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이 그래왔듯 그 뜻을 이어받아 단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통해 형의 잃어버렸던 명예회복과 그에 따른 당연한 대우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인은 약 14년간 CJB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PD로 일하다 자신과 동료 프리랜서의 인건비 인상을 요구했다가 2018년 4월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 당했다. 이에 이 PD는 부당해고라며 2018년 5월 ‘방송계갑질119’ 오픈채팅방을 통해 직장갑질 이메일로 고충을 호소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청주지방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1월 22일 원고 패소 판결이 났고, 1월 30일 항소장을 접수했다. 항소장을 접수한지 5일만에 이 PD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씨는 “고인이 된 저희 형은 회사의 중요한 방송 프로그램과 행사의 연출 및 지자체 보조금 관련 업무, 주요 행정업무를 회사의 근로감독·지휘 하에 수행하는 중요 노동자였음에도 불구하고 CJB청주방송은 그들이 PD라고 불러왔던 저희 형의 14년을 이제 와서 지우고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의와 평등을 부르짖던 방송국 스스로의 속 모습은 정말 참담하고 비상식과 부정부패로 가득했다”며 “특히 민영방송들은 더욱 심해 그 중 청주라는 지역사회에서 마치 스스로 왕처럼 군림하고 있는 CJB청주방송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형적인 사조직화가 돼있다”고 비판했다.

이 씨는 “CJB청주방송이 겁도 없이 행해 온 위증 행위, 직원에 대한 갑질, 압박, 회유 등의 수많은 불법 행위와 나아가서는 비상식적인 자회사, 외주개발사 운영 및 직원 운영 형태 등의 모든 불법 사항들에 대한 책임을 정확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많은 증거와 진술을 통해 확보한 임직원 가해자들에 대해 엄중한 법적·도덕적 책임 역시 물어 연루된 단 한명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저희 유가족은 CJB청주방송에 당장 형의 명예회복과 진정성 있는 사과, 관련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등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에) 방송·언론계에 뿌리 깊이 박혀있는 일명 프리랜서라는 명목하에 행해지는 비정상적인 불법노동착취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밝힐 수 있도록 건의해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 영화계가 스태프들의 노동권을 보장하며 만든 작품으로 세계의 벽을 넘는 쾌거를 거두고 있는 지금, 한국 방송계는 14년의 시간을 좋은 방송 만들기, 그 하나의 목표를 위해 박봉을 감내하며 달려온 38살의 젊은 PD가 기어이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CJB청주방송이 9일 낸 입장문에 대해 “유족들과 진지한 대화나 협의도 없이 ‘청주방송 임직원 일동’이라는 명의로 어정쩡한 입장문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반성이라고는 없는, 면피를 위한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0일 故 이재학 PD의 유족들과 CJB청주방송, 언론노조 등이 함께 공동조사단을 구성한 것과 관련해 “청주방송은 공동조사를 자신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사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추 의원은 “고용노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특별근로감독부터 비정규직 사용 실태까지 주어진 권한을 모두 사용해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도 주문했다.

한편,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진재연 사무국장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등 시민단체와 함께 ‘故 이재학PD 사건 공동대책위’을 구성하고 첫 모임을 이날 오후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처  고 이재학 PD 유족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고인 명예 회복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