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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해경, 세월호 구조 일지 무더기 조작

목포해경, 세월호 구조 일지 무더기 조작
참사 당일 구조 책임자 ‘김문홍 서장 지시사항’ 보니
교신기록 첫 지시는 9시 56분
“구조대 투입” 허위로 끼워넣고
“선장 연락처 파악” 시간 당겨

[경향신문] 김원진 기자 | 입력 : 2020.02.20 06:00 | 수정 : 2020.02.20 06:01



세월호 참사 당일 현장 구조 책임자였던 김문홍 당시 목포해양경찰서장의 구조 지시 내역 다수가 허위로 기재된 사실이 확인됐다.

19일 검찰 등에 따르면 해경이 참사 직후 작성한 문건인 ‘목포서장 행동 사항 및 지시사항’에는 해경 교신 내용이나 세월호 관련 재판 등에서 확인된 사실과 다른 김 전 서장의 구조 지시 내용이 다수 적혀 있다. 문건은 A4용지 다섯 장 분량이다.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시간대별 김 전 서장의 구조 지시 내용이 담겨 있다.

문건에는 참사 당일 오전 9시 5분 김 전 서장이 “여객선 선내 방송으로 승객에게 퇴선 명령 실시 지시”를 했다고 쓰여 있다. 교신 기록 및 법원 판단을 종합하면, 김 전 서장의 최초 퇴선 지시는 참사 당일 오전 9시 56분 나왔다. 해경은 오전 9시 5분 세월호의 침수 정도나 기울기, 탑승 인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최초 신고는 참사 당일 오전 8시 52분 전남 119 종합상황실에 들어왔다.

문건에는 같은 시각 김 전 서장이 “123정장은 현장 도착 시 대공 마이크 이용 즉시 퇴선하도록 방송 실시 조치할 것”, “목포 122구조대 현장 즉시 투입 지시”, “TRS 통신기 등 이용 123정장 및 상황실장에게 지시” 등을 했다고 나와 있다. 해경 교신기록이나 문자, 개인 휴대전화 등 통신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은 지시다.

오전 9시 10분 “해상크레인, 예인선 동원 지시”, 오전 9시 35분 “123정장에게 TRS 통신기 등 실시간 진행 상황 계속 전화 지시”, “유관기관 세력 전파 여부 확인 및 전파 지시” 등도 해경 교신기록 등에 남아 있지 않다.

시간을 조작해 기록한 정황도 있다. 문건에는 오전 10시 21분 “123정장 여객선 선장과 교신 불가하다는 사항 TRS로 보고받음. 서장님 지시사항 - 선장, 통신장, 기관장 연락처 알아내라 지시”라고 쓰여 있다. 김 전 서장의 이 같은 지시는 오전 11시가 넘어서 이뤄졌다.

문건에는 김 전 서장이 참사 초기 세월호 선내 상황 파악, 선장과 연락 가능 여부 등을 파악한 대목은 담겨 있지 않다. 구조 매뉴얼 상 가장 기본적인 부분은 문건 조작 과정에 들어가지 않았다.

검찰은 전날 김 전 서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와 허위공문서작성,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출처  [단독]“9시5분 퇴선 명령”했다던 목포해경, 세월호 구조 일지 무더기 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