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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한만호 1200쪽 비망록 “검찰 준 초밥, 무고한 한명숙의 살점을..”

한만호 1200쪽 비망록 “검찰 준 초밥, 무고한 한명숙의 살점을..”
김경래 “증언·정황 추가 보도”…김어준 “국정원이 ‘까불면 정형식 세운다’”
[고발뉴스닷컴] 민일성 기자 | 승인 : 2020.05.15 10:54:21 | 수정 : 2020.05.15 13:11:44


일명 ‘한명숙 사건’의 핵심 증인인 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1,200여 쪽 비망록 중 일부가 공개됐다.

한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9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한 전 총리에게 제공했다고 진술했지만, 법정에서 이를 번복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뉴스타파와 MBC가 14일 공개한 비망록에는 “검찰의 안내대로 따르는 강아지가 되었다”, “회초밥을 먹었다. 총리님의 살점을 발라먹고 있다는 생각”, “여론조사가 큰 차이가 나니까 웃으며 흐뭇해했다” 등의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보도영상 캡처>

‘2차 뇌물 사건’의 핵심 증인인 한만호 씨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있다가 2010년 3월 30일 경남 통영교도소에서 갑자기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이후 2010년 4월 1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소환된다. 2010년 6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었고 한명숙 전 총리는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였다.

한만호 씨는 2010년 4월부터 12월까지 검찰에 73번이나 불려갔다. 그러나 법원에 제출할 만한 진술조서는 5회 분량 뿐이었다.

나머지 68번은 검찰에 불려가 진술조서를 암기하고 재판에 대비한 교육을 받고 연습을 했다.

한만호 씨는 비망록에서 “방에서 운동장에서 시험 준비하느라 혼자 중얼중얼 대서 다른 수감자들이 이상한 사람으로 쳐다봤다. ‘구치소에서 공부하라’하며 조서에 답변 내용 매주 불러서 ‘시험본다’ 테스트 했다” (비망록 77쪽 중)라고 적었다.

변호인을 맡았던 김정범 변호사는 "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에는 뭘 했냐고 하니까 음식을 시켜서 먹고 '나중에 재판을 하다 보면 변호인이 이러이러한 공격을 할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될 것이냐' 해서 시나리오를 가지고 연습도 하고 그랬다고 했다"고 전했다.

검찰의 입맛대로 실수없이 잘하면 특식을 줬는데 한만호 씨는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도 20년 넘게 CEO한 사람을 마치 저능아 취급했다. 그 모멸감은 죽어서도 잊지 않을 것이다” (비망록 139쪽 중)

한 씨의 공책 29권, 1,200여 쪽 분량의 비망록에는 이같이 검찰 조사 내용과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이유, 선거 개입, 언론 플레이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자필 진술서 작성 이후부터는 한만호는 없어지고 오로지 검찰의 안내대로 따르는 강아지가 되었고 매일 점심이나 저녁 식사 때마다 검 수사관들의 립서비스에 마냥 흐뭇해하고 옳고 그른지 판단력은 없어졌거나 마비되어버렸다.” (비망록 1086쪽 중)

“회초밥을 먹었다. 무고한 총리님의 살점을 발라먹고 있다는 생각으로 복통 설사로 무척 고생했다” (비망록 52쪽 중)

“검찰은 선거 전에 계속, 지지율과 여론조사 결과 분석하며 증인의 허위 진술 내용을 언론질 해댔다.” (비망록 1038쪽 중)

“수사 초기에 언론에 악의적 보도 계속 터져나오게 되어 - 수사관에게 노무현 대통령도 저래서 (논바닥에서 시계) 자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 총리님도 이러다 그렇게 되시는 것 아닐까요. 정말 걱정됩니다. - 그런 일 절대 없을 것입니다. 한 사장님은 그런데 신경쓰지 마십시오. 우린 그런 걱정 안 합니다. 정말 걱정이 됐고 꿈도 서너 번 비슷한 내용으로 꾸었다.” (비망록 1111쪽 중)

“밖에서 사람들이 조중동이나 일부 언론이 권력의 나팔수라 해서 과장된 말이려니 했는데 제가 직접 당해보니 조금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었어요. 언론의 권력은 견제 감시하는 기관이 아니고 적어도 정치 사건에 관해서는 기관지나 관변 아첨 기관이 되어 있는 것 알 수 있었지요. 조중동과 경제 신문은 충성 다툼이 술집 아가씨 분칠하듯 하구요.” (비망록 1163~1164쪽 중)

“총리님의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왜곡되고 검찰이 언론을 통해 무차별 이미지 훼손 기사 나올 때마다 죄책감으로 가슴 속에 선혈이 터져나올 듯한 고통을 느꼈다. 부관참시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진술을 바로잡아 진실을 밝힐 것이다.” (비망록 7쪽 중)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보도영상 캡처>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김우진 부장판사)는 2011년 10월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 형사6부, 정형식 부장판사)는 단 4차례의 공판 끝에 1심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 이어 양승태 대법원은 2015년 8월 20일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천여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는 15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한만호 씨가 진술 번복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선거개입’과 ‘언론플레이’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만호 씨가 첫 조사에서 ‘지방선거 때문 아니냐’고 질문했는데 검찰이 아니라고 했다는 것. 한 씨는 지금은 조사만 하고 발표는 선거 뒤에 하기로 약속을 받고 협조에 들어갔다고 한다.

심 기자는 “그러나 막상 진술을 하니까 바로 일주일만에 동아일보에서 첫 보도가 나갔다”며 “그 뒤로 한만호 씨가 진술을 하는 게 계속 언론에 보도된다. 선거 직전인데”라고 했다.

심 기자는 “한만호 씨가 그걸 보면서 굉장히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만호 씨에 따르면 ‘허위 진술’이 계속 언론에 보도되면서 선거에 영향을 미쳤고 검찰도 계속 서울시장 선거 지지율을 점검하면서 차이가 많이 나니까 흐뭇해했다는 내용이 비망록에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 기자는 “비망록 내용이 맞는 지 다른 증인들과 추가적 정황들을 더 취재했다”며 추가 보도를 예고했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보도영상 캡처>

1심을 뒤집고 2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정형식 판사에 대해 김어준씨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판사”라고 말했다.

김어준 씨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그때 말도 안되는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가 정형식 판사”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역시 말도 안되는 이유로 집행유예 2년으로 풀어준 판사”라고 상기시켰다.

또 김 씨는 “예전에 주진우 기자와 인터넷 방송을 할때 국정원으로부터 ‘계속 까불면 재판정에 세우고 정형식 판사를 보낸다’는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김 씨는 “실제 재판에 정형식 판사가 배정됐다”며 “물론 우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유시민 이사장과 채널A 사건이 실제 실행돼서 성공한 사례가 바로 ‘한명숙 재판’”이라며 “개인적으로 공수처 대상 사건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일명 ‘한명숙 사건’에서 단 4차례의 공판 끝에 1심을 뒤집고 2013년 9월 16일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천여만 원을 선고한 당시 정형식 부장판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말도 안되는 이유로 집행유예 2년으로 풀어준 판사.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보도영상 캡처>

▲ 일명 ‘한명숙 사건’에서 2015년 8월 20일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천여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보도영상 캡처>


출처  한만호 1200쪽 비망록 “검찰 준 초밥, 무고한 한명숙의 살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