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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전날 계엄령 위반 구속된 청년 문재인, 유치장서 참상 들어

5·18 전날 계엄령 위반 구속된 청년 문재인, 유치장서 참상 들어
문 대통령이 말하는 ‘5·18과 나’
“서울역 회군, 군 투입 빌미주곤
광주 시민들만 계엄군과 맞서게 돼”
“5·18 맞으면 생각나는 사람은
광주를 확장한 노무현 전 대통령”

[한겨레] 서영지 기자 | 등록 : 2020-05-17 18:49 | 수정 : 2020-05-18 10:19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올해 40돌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와 역사적 과제에 대해 <광주문화방송(MBC)>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방송사의 특별기획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은 17일 오전 방영됐다. 청와대 제공

1980년 5월 18일, 스물여덟살 ‘청년 문재인’은 청량리 경찰서에 수감돼 있었다. 전날 비상계엄령이 확대되면서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경찰에 그날 바로 구속된 것이다. 문 대통령에게 5·18 당시 광주의 상황을 생생히 알려준 것은 다름 아닌 경찰이었다.

문 대통령은 17일 <광주문화방송(MBC)>의 특별기획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에 출연해 40년 전의 기억을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청량리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중에 저를 조사하던 경찰관들로부터 그 소식을 들었다”며 “당시 그 경찰관은 계엄군이 광주에 투입된 것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들은 계엄군의 발포, 시민군들의 저항 등 ‘경찰정보망’을 통해서 올라오는 소식을 소상히 알려줬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당시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그런 사실이 당연히 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나중에 석방되고 난 이후에 보니까 그런 사실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폭도들의 폭동인 양 그렇게 왜곡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저는 광주 바깥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먼저 광주의 진실, 그런 것을 접했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 시민이 겪는 엄청난 고통을 들으며 큰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80년 5월 초부터 매일같이 서울역에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모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 시위를 열었는데 날이 갈수록 숫자가 불어서 5월 15일에는 무려 20만 명이 서울역에 운집했다”며 “그런데 그 상황에서 군이 투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쫙 퍼지자 당시 집회를 이끌고 있던 서울지역 각 대학 총학생회의 회장단들이 해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군이 개입할 명분을 준다며 해산을 결정한 이른바 ‘서울역 회군’ 사건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 그때 학생 회장단들의 결정을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대적인 집회를 함으로써 군이 투입되는 그런 빌미를 만들어 주고는 결국 결정적인 시기에 퇴각을 하는 결정을 내린 것 때문에 광주 시민들이 정말 외롭게 계엄군하고 맞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5·18을 맞아 생각나는 사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80년대 이후의 부산지역 민주화운동은 광주를 알리는 것이었다. 노무현 변호사를 광주를 확장한 그런 분으로 기억하고 싶다.”


출처  5·18 전날 계엄령 위반 구속된 청년 문재인, 유치장서 참상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