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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뒤 추락 등 여러 가능성…두개골 등 엄밀한 검사 필요”

“가격뒤 추락 등 여러 가능성…두개골 등 엄밀한 검사 필요”
고 장준하 선생 유골 검사한 서울대 이윤성 교수
[한겨레] 임인택 기자 | 등록 : 2012.08.17 19:45 | 수정 : 2012.08.17 21:24


둔기에 의한 가격으로 봤지만
골반골절 확인 뒤 ‘확정’ 보류


▲ 이윤성 서울대 의대 교수(법의학연구소)
“독극물 검사, 엑스레이 촬영, 두개골 내부 잔존물 검사, 척추 골절 검사 등을 계획을 세워 제대로 검사할 필요가 있다.”

장준하 선생의 유골을 그의 영면 37년 만에 처음 검사했던 이윤성 서울대 의대 교수(법의학연구소)는 17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장 선생의 사인을 규명하려면 더욱 엄밀한 과학적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 1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나사렛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장 선생의 유해를 꺼냈을 때 “머리뼈부터 보고는 깜짝 놀랐다. 누가 봐도 망치에 의한 함몰 골절이었고, 나도 ‘둔체인데 망치일 수 있다’고 유족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 선생의 사인을 두고는 인터뷰 내내 법의학자로서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 이 교수가 참여했던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사체 발견 장소의 추락사가 아닐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는데?

“(1일 검사 당시) 처음엔 망치를 언급했지만, 나중에 오른쪽 볼기뼈 골절을 발견하고 추락이 개입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골반 골절은 사람의 힘으로 불가능하다.”

- 골반 골절이 확인되긴 처음 아닌가?

“그렇다. 1975년 장 선생 사망 당시 조철구 박사가 검안했는데, 육안으로는 안 보였을 것이다.”

- 어쨌건 추락은 발생했다는 말인가?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인위적 가격 뒤 절벽으로 장 선생을 추락시켰거나, 강제로 떠밀어서 바닥 근처의 돌에 부딪혔을 가능성 모두 있다.”

- 추락이라기엔 골절 부위가 지나치게 적지 않나?

“환경 등에 따라 적을 수도 있다. 당시 부검을 했다면 폐나 간 같은 장기가 터진 모습이 관찰됐을 수 있다.”

- 머리 가격에 의한 타살 가능성보다 추락사 가능성이 더 많다는 것인가?

“그 얘긴 못한다. 다른 법의학자들에게 유골 사진들을 보여주면 대부분 둔기 가격이라고 할 것이다. 나도 여러 고민을 하면서 그렇지도 않을 가능성을 유추했을 뿐이다. 지금도 가격에 의한 타살이 보이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 유골 검사 때 어떤 한계가 있었나?

“유골을 훼손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만져만 봤다. 샘플도 채취하지 못했다. 두개골 안에 뇌조직이 남아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고, 척추도 자세히 못 봤다. 사망 당시 독극물 검사도 없었다.”

- 독극물 검사가 지금 시점에도 가능한가?

“제대로 사인을 밝히려면 독극물 조사도 해봐야 한다. 사후 100년, 200년이 지나도 검출되는 독극물도 있다.”

- 사인을 과학적으로 추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75년 장 선생 사망 당시 부검을 했어야 했다.”

이 교수는 유족에게 건넨 소견서에서 ‘맨눈 형태학적인 검사에 의한 약식 검사를 했다’고 썼다. 그는 이날 “37년이나 지나 유골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난 1일 유골 이장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제대로 검사를 못했다. 기회만 된다면…”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출처 : “가격뒤 추락 등 여러 가능성…두개골 등 엄밀한 검사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