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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 흑자 한국타이어 ‘강제퇴직’ 논란

9,000억 흑자 한국타이어 ‘강제퇴직’ 논란

[국민일보] 최정욱 기자 | 2013.01.08 19:24


한국타이어가 성과가 저조한 일부 직원들에 대해 비공개 퇴직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기업 구조조정 금지 권고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인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박 당선인은 최근 “구조조정이라든가 정리해고부터 시작할 게 아니라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지혜와 고통 분담에 나서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8일 인사평가 결과 성과가 낮은 팀장급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명예퇴직을 권하고 전직, 창업 등을 위한 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측은 “주로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대상자”라며 “오래 근무한 분들인 만큼 회사가 퇴직 이후를 지원해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새해 들어서도 15명에게 명퇴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평균 10명이 회사를 떠났다. 명퇴자에게는 근무연수에 따라 1∼2년치 연봉 수준의 격려금이 지급되고 일부에게는 대리점 운영 기회가 주어진다. 이는 대상자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것으로, 본인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직속상사가 개별적으로 불러 회사를 그만둘 것을 권하고 있는 만큼 이는 불법 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반발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는 또 올해 1월 1일자로 팀장급 22명을 직위해제했다.

이에 대해 타이어업계 1위이자 지난해 9000억원가량의 흑자(추정치)를 낸 회사로서 가혹한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직원은 “최근 10년간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는 회사가 사실상 근로자를 불법 해고하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직원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요청을 내는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강제적인 것은 전혀 아니며, 본인의 의사에 달려 있는 것인 만큼 불법 해고로 볼 수 없다”며 “팀장급 22명을 직위해제했지만 이들이 곧바로 퇴직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처 : 9000억 흑자 한국타이어 ‘강제퇴직’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