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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공화국’ 언론의 낯 뜨거운 회장님 생일 보도

삼성공화국’ 언론의 낯 뜨거운 회장님 생일 보도
[비평] 실시간 중계급 기사에 드레스코드까지 보도
“가십거리 확대해 광고주에게 존재감 보인 보도”

[미디어오늘] 박장준 기자 | 입력 : 2013-01-10 13:05:12 | 노출 : 2013.01.11 03:59:22


이건희 회장 72세 생일 관련 기사는 9일 밤 11시 기준 200여 건이 넘었다. 언론은 마치 생중계하듯 분 단위로 현장 상황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30여 개 언론사가 현장을 취재했다. 이를 두고 일선 기자들과 언론운동단체에서는 ‘한국 최대 광고주 삼성에 대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과도한 보도행태’라고 지적했다.

텍스트 기사 기준으로 일부 언론은 6건의 이건희 회장 생일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포털사이트에 ‘이건희’와 ‘생일’을 키워드로 넣어 검색하면 경제지와 인터넷언론을 중심으로 총 200여 건 이상의 기사가 검색된다. 마치 실시간 중계처럼 ‘○○분에 ○○○이 입장했다’는 내용은 물론 드레스코드를 소개한 기사도 눈에 띄었다.

헤럴드경제는 생일에 맞춰 이틀 동안 총 6건의 기사를 내보냈다. 특히 10일 <이건희 회장 생일에 등장한 아줌마 오빠부대...무슨일?>에서 이 매체는 이날 행사가 열린 신라호텔 주변에 40~50대 여성 대여섯이 이건희 회장을 기다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다른 기사에서 행사에 노래를 부른 걸그룹 시스타의 ‘소감’을 보도>하기도 했다.

헤럴드경제는 앞서 9일 5.9매 분량 기사를 기자칼럼 형식으로 내보냈다. 이 매체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 72세 ‘청년 이건희’ 혁신의 끝은…> 제하 제목 기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경영 마인드, 리더십을 소개하면서 “도전과 혁신의 72세 청년, 이 회장의 행보에 ‘기대감’이란 표현을 붙이는 것이 아깝지 않은 이유”라고 썼다.

▲ 헤럴드경제 누리집에서 '이건희'를 검색한 결과. 총 6개의 텍스트 기사가 검색된다. 헤럴드경제 누리집에서 갈무리.

민영통신사 뉴스1은 7.3매 분량 <‘오마주 투 유’ 이건희 회장 72주년 생일 축하연 마무리>로 이 소식을 내보냈다. 특히 뉴스1은 이건희 회장의 손주들의 꽃과 음성 선물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회장은 소박하더라도 손주들의 정성이 들어있는 선물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경제<이건희 회장 72세 생일 선물은? ‘1000년 가는 갤럭시S3’> 6.2매 분량 기사에서 손자들의 선물에 대해 “이 회장 역시 손자, 손녀들의 목소리가 꽃에서 나오자 웃음을 지으며 눈시울을 적셨다”며 자세히 보도했다. 이 매체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스탠드에도 이 기사를 노출했다.

뉴스핌의 경우, 분 단위로 현장 분위기를 자세히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건희 회장, 72회 생일 만찬…부사장 이상 300여명 참석> 제하 제목 5.1매 분량 기사에서 이 회장 일가의 드레스 코드는 물론 주요인사들의 도착 시간까지 보도했다. 아이뉴스24 6.5매 분량 <이건희 회장 생일 만찬에 350여명 참석> 제하 제목 기사 내용은 뉴스핌과 유사했다.

▲ 서울경제 1월 10일자 13면

관련 기사를 보도한 한 언론사의 산업부장은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 같은 ‘이건희 생일 보도’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기사 가치가 있지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문들이 과도한 보도를 하는 것은 최대 광고주 삼성에게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공인에 대한 소식을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하는 것일 수 있지만 취재원에게 아부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보도는 독자에 대한 예의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언론사에게는 새해 벽두부터 광고를 딸 수 있는 건수”라면서 “언론이 가십거리를 어마어마한 량으로 보도한 것은 그야말로 한국이 삼성공화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추혜선 총장은 이어 “광고주 삼성에게 구걸하는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서울경제는 13면에 <72세 이건희, 지칠줄 모르는 혁신경영>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건희 회장과 사돈관계인 홍석현 회장의 중앙일보는 10일자 인물면 <이건희 회장, 부사장급까지 초청 생일 만찬> 기사, 한국경제<이건희가 받은 생일선물은 ‘옻·자개로 장식한 갤S3’> 등 기사를 게재했다. 연합뉴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원고지 3.6매 분량의 <이건희 회장, 72번째 생일 맞아 신라호텔에서 만찬> 제하 제목 기사를 내보냈다. 파이낸셜뉴스는 10일자 1면에 사진과 함께 이 소식을 전했다. 머니투데이매일경제는 10일자에 관련 사진기사를 게재했다.

삼성 홍보팀 정재웅 부장은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자들에게 ‘사내 행사이니 가급적 취재를 오지 말라’고 부탁했고, 보도자료를 내지도 않았지만 기자들이 70여 명 왔다”고 밝혔다.

▲ 중앙일보 1월 10일자 26면 인물면


출처 : ‘삼성공화국’ 언론의 낯 뜨거운 회장님 생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