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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언론과 종편

조선일보, 조용환은 ‘좌파’라 반대하더니…

조선일보, 조용환은 ‘좌파’라 반대하더니…
이동흡 논란에는 “헌재는 이념 다양한 곳” 비호
[한겨레] 조애진 기자 | 등록 : 2013.01.17 16:23 | 수정 : 2013.01.18 09:43


▲ 조선일보 17일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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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환 변호사가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추천받았을 때 ‘좌파’라는 이유로 반대하던 <조선일보>가 이번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인선 과정의 논란을 두고 “헌재는 이념이 다양한 곳”이라는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16일 이 후보자를 둘러싼 자격 논란 등에 대한 사설에서 “헌법재판관 9명은 추천하는 주체에 따라 정치 성향과 이념 성향이 다양하다”며, 헌재를 가리켜 “구성 자체가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 소장으로 보수적 인사가 추천되든 진보적 인사가 추천되든 성향이 다른 측으로부터 반대가 있기 마련”이라며, 서로 생각이 다른 이들이 헌재 소장 인준을 두고 부딪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재판관이 아니라 소장이기 때문에 품성에 문제가 있어선 곤란하다면서도 “야당은 성향이 다르다고 무조건 인신공격으로 나와선 안된다”며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 다른 이념의 재판관을 존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지난 2011년 당시 민주당이 헌재 재판관으로 추천한 조용환 변호사에 대해 “좌파”라며 후보자의 이념을 들어 인준에 반대한 바 있다. 조대현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추천된 조용환 변호사의 인사청문회에서 천안함 폭침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조 변호사는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만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이란 표현을 쓰기는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당시 한나라당은 ‘신뢰는 하면서 확신은 못하겠다는 것은 궤변’이라며 조 변호사를 몰아붙였고,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을 직접 보지 않아 북한 소행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한 조 후보자의 어투는 전 세계가 인정한 천안함 폭침의 진실을 온갖 말장난으로 외면하려는 좌파의 어투 그대로”라며 색깔론을 펼쳤다.

조 변호사가 80년대에 기고한 글의 한 구절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 신문 사설은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의 법은 …독점 자본의 이해관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부분을 옮겨적으며, “조 후보자의 글뜻이 판결을 통해 표현될 때의 사태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색깔 공격 끝에 조 변호사는 국회 인준 투표에서 부결되어 지명이 취소됐다. 1987년 헌법재판소가 설치된 이래 처음있는 일이었다.


출처 : 조선일보, 조용환은 ‘좌파’라 반대하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