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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빨리 알렸더라면 그 분 죽지 않았을 것"

"삼성이 빨리 알렸더라면 그 분 죽지 않았을 것"
[현장] 불산 누출 삼성전자 화성공장 직원·인근 주민 반응
[오마이뉴스] 유성애 | 13.01.29 21:04 | 최종 업데이트 13.01.30 11:17


▲ 불산 가스누출로 1명이 사망한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 유성애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불산 가스누출 사고에 대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지만 사고 소식을 접한 인근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2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았다. 사고가 발생한 생산라인은 출입이 통제돼 접근이 불가능했다. 직원들은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로,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거나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했다. 사내 휴게실 앞에 서 있던 한 남자는 불산 누출을 막다 숨진 박아무개(34)씨가 근무했던 '에스티아이(STI)' 로고가 새겨진 안전모를 들고 있었다. 불산 사고에 대해 묻자 그는 "난 모른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사고 현장 출입금지... 직원들은 '쉬쉬'

또 다른 협력업체 직원은 어제(28일) 오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소식을 듣게 됐다. 건설직 관리자인 그가 보여준 메시지에는 "H1(11라인) 불산 누출에 의해 사망사고 발생했습니다, 위험작업구간에 관리자님들 향후 관리 부탁드립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아래에는 현장 위험도를 '%'로 표시한 내용이 있었지만 내부 비밀이라며 알려주지 않았다. 그는 "안에서는 다들 쉬쉬 하고 있다"며 "입막음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 익명을 요구한 협력업체 직원은 '내부에서는 입막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유성애

삼성전자 사무직인 김아무개씨는 사고 현장 바로 옆 건물에서 근무한다. 그는 "안에서는 별로 동요가 없었다"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평온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불산 누출사고가 났지만 외부 유출은 없으니 안심하라는 사내 메일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생산직에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은 "안심하라는 내부 메일같은 건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숨진 박아무개씨와 같은 사무실을 썼다는 그는 "(박씨를) 형이라고 불렀다, 장례식에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우리에게 먼저 알렸어야 하는 게 당연한데 우리도 전혀 몰랐다"며 "덮으려고 쉬쉬하다가 일이 이렇게 된 것"이라 비판했다.


"평소에도 타는 듯한 약품 냄새나"... 인근 주민 '불안'

▲ 사고가 일어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전경. 공장 주변의 주민들은 "불안하다"고 말했다. ⓒ 유성애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 안아무개씨는 삼성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안씨는 "지난해에 불산사고도 있어서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며 "삼성이면 미리 예방할 수도 있는 사건 아니었나"라고 되물었다.

공장 건너편 주유소에서 일하는 전아무개씨(51)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는 "삼성이 빨리 알렸어야 조치도 빨랐을 것"이라며 "그러면 그 분도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업무 특성상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전씨는 "삼성은 안심하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평소에도 가끔 타는 냄새, 화학약품 냄새가 공장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몸에 해로운 게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하아무개씨(62)도 "고무타는 냄새 비슷한 게 날 때가 있다"고 했다. 하씨는 "평소에는 하루에도 40~50명은 왔지만 어제 오늘은 손님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공장 주변 해장국집에서 근무하는 아주머니 또한 "오늘 식사하러 온 직원들이 평소보다 조용하고 무거운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출처 : "삼성이 빨리 알렸더라면 그 분 죽지 않았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