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의료 민영화

홍준표, 대화 첫 언급... 사태해결은 불투명

홍준표, 대화 첫 언급... 사태해결은 불투명
[진주의료원 사태] "원장 직무대리-노조 대화 결과 검토"...노조 "진료 정상화부터"
[오마이뉴스] 윤성효 | 13.04.09 21:28 | 최종 업데이트 13.04.09 21:28


▲ 경남도의회가 9~18일 사이 임시회를 열어 경남도에서 제출한 '진주의료원 폐업 관련 조례안'을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직원 등 100여 명이 9일부터 경남도의회 마당에서 '폐업 철회'를 염원하며 108배를 벌였다. ⓒ 윤성효

홍준표 경남지사가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홍 지사의 '대화' 언급 이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진료 정상화 조치'를 요구했으나 경남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입장이다.

홍 지사는 9일 오후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대화'를 언급했다.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 이후 홍 지사가 '대화'를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그렇지만 홍 지사가 직접 노조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날 민주통합당 김경숙 도의원(비례대표)은 "노조가 도지사 대신 진주의료원장 직무대리와 협의하면 받아들이겠느냐"고 물었고, 이에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리와 노조의 대화 결과를 검토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홍 지사는 "대화에는 단계가 있으며, 병원장 직무대리가 두달 째 출근도 못하고 저지 당하고 있다. 사실상 노조공화국이며 노조가 지배하는 병원이다. 노조가 그만큼 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숙 의원은 "노조와 대화를 하려면 권한을 주어야 한다"며 "의료원 폐업하러 오는 사람, 내 직장 뺏으러 오는 사람을 출입시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경남도는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리를 임명했지만, 폐업 발표 뒤 진주의료원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홍 지사를 만났던 석영철 도의원(통합진보당)은 "홍 지사는 '의료원장 직무대리와 노조가 대화를 하면 보고 받아보고 판단할 문제'라 했다"고 전했다.

석 의원은 "홍 지사는 '의원들과 집단적으로 대화하는 것은 안된다'고 했고, '병원장과 먼저 대화하라'는 것이었다"며 "홍 지사의 대화 언급이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중앙현관에서 단식농성해 왔던 장영달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홍 지사를 신뢰할 수 없다. 하루 만에 이러쿵 저러쿵 한다"며 대화 언급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관계자는 "홍 지사가 대화를 언급한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지만, 그렇게 하려면 휴업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며 "폐업을 강행하면서 대화를 언급한 것은 시간벌기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대화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며 "홍 지사의 첫 대화 가능성 언급에 주목하지만, 진정성 있는 대화와 실질적인 해결책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보거의료노조는 "홍 지사가 진정 대화로 진주의료원 폐업사태를 풀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입원 환자에 대한 퇴원 강요 행위와 의사에 대한 사직 강요 행위를 중단하고, 환자에 대한 진료를 정상화하는 조치부터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홍 지사의 대화 의지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일방적인 명예퇴직과 사직강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이번에야말로 민의를 존중하고 대화를 통한 합리적 해결의 길이 열릴지, 아니면 또다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정 폭거가 자행될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태완 경남도 정책단장은 "대화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안이 없고, 원장 직무대리를 임명했지만 아직 의료원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며 "휴업 중단부터 요구한다면 대화할 필요가 없다. 지금 휴업 상태를 인정해야 하는데, 휴업을 중단하라는 것은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것인데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경남도청 중앙현관 농성장 철거 당해 ... 단식농성자 늘어

▲ 장영달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4월 4일부터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야전침대를 갖다놓고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안에서 밖을 바라본 광경으로 농성장은 이날 오후 경비에게 철거되었다. ⓒ 윤성효

한편 경남도청 현관 앞에 있는 단식농성장이 철거되었다. 9일 오후 4시경 경남도청 청원경비들이 농성장을 철거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장영달 위원장이 지난 4월 4일부터 야전침대를 갖다놓고 단식농성을 해왔고,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 김경숙․석영철․여영국 의원이 4월 2일부터 단식농성해 왔다.

그런데 민주개혁연대 의원들은 '의회 투쟁' 차원에서 8일 오후 농성장을 경남도의회로 옮겼고, 의원들이 있었던 단식농성장은 '경남대책위' 관계자들이 지키고 있었다. 또 장영달 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양대 강의를 위해 자리를 비웠으며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장상봉 사무처장 등이 지키고 있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추원춘 실장은 "청원경비들이 와서 먼저 양해를 구한다고 한 뒤 철거했고, 야전침대도 갖고 갔다"며 "버티는 과정에서 목에 통증이 생겨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농성장 철거 소식을 들은 장영달 위원장은 "대학 강의를 위해 농성장을 비웠고, 제1야당 사무처장과 당직자들이 지키고 있는데 어떻게 폭력적으로 내쫓아 낼 수 있느냐"면서 "이것은 제1야당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민주적인 질서까지 무시하는 것으로 내일(10일)부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병기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10일부터 경남도의회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다. 진주의료원 직원들은 9일 경남도의회 마당에서 108배를 벌였고, 이날 저녁 진주와 창원에서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진주의료원과 경남도청을 방문한다. 진 장관은 이날 오전 진주의료원에 들러 의료원 관계자와 환자, 보건의료노조 지부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어 진 장관은 경남도청에 들러 홍준표 지사를 만날 예정이다.


출처 : 홍준표, 대화 첫 언급... 사태해결은 불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