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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경찰, 국정원 국장 이름도 모른 채 출석 요구

경찰, 국정원 국장 이름도 모른 채 출석 요구
‘댓글’ 직원 직속상관… 권은희 과장 주장 조사 착수
검찰 “김용판 전 서울청장도 수사”… 줄소환 예고

[경향신문] 박홍두·이효상·정제혁 기자 | 입력 : 2013-04-23 06:00:01


경찰이 지난해 대선 때 국가정보원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밝혀줄 핵심 인물인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의 이름도 파악하지 못한 채 출석요구서를 2차례 보냈다가 출석을 거부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에 그런(심리정보국장이라는) 직제가 있는지, 그런 인물이 실제로 주도했는지 확인해야 할 텐데 현재까지 그런 부분에 대해 확인이 안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심리정보국장이 출석하지 않아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심리정보국장은 대선 개입성 인터넷 댓글을 단 국정원 직원 김모씨(29) 등의 직속 상급자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정원에 2차례에 걸쳐 심리정보국장 출석요구서를 보냈는데 변호인의 의견서가 한 번 온 것 빼고는 응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정원에 보낸 요청서에 심리정보국장의 직함만 썼을 뿐, 이름은 특정하지 않았다.

이 청장은 김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분석 과정에서 수서경찰서 수사팀이 의뢰한 키워드 100여개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4개로 줄여 분석했다는 주장에 대해 “서로 협의를 거쳐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권은희 당시 수서서 수사과장(39)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그쪽(서울경찰청)에서 그 정도를 합의로 생각했다 하더라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경찰청은 4개의 키워드로 분석을 했지만 수사팀은 추가로 키워드 분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권 과장 주장으로 촉발된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이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 청장은 “발언의 배경과 관계없이 권 과장이 주장하는 내용과 관련해 필요하면 진상조사를 할 것”이라며 “진상조사 결과 권 과장 발언에 잘못되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으면 감찰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먼저 수서서 지능범죄수사팀장 등 사건 담당자들을 불러 의혹이 사실인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을 본격 수사키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형사3부에 배당돼 있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를 병합해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민주통합당은 김 전 서울청장이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16일 밤늦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형법상 직권남용과 경찰공무원법 위반이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함에 따라 당시 수서서 및 서울경찰청 수사 관련자는 물론 김 전 서울청장에 대한 줄소환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 경찰, 국정원 국장 이름도 모른 채 출석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