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女직원 자살' 롯데백화점, '협박성' 함구령
입점업체 등에 "입 열면 업계서 퇴출" 경고…"실적 압박 커" 증언 잇따라
[노컷뉴스] CBS 이대희 김민재 김지수 기자 | 2013-04-27 06:00
서울 청량리 롯데백화점이 입점업체 여직원의 투신 사건 이후 "언론과 접촉하면 백화점업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며,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직원의 투신 자살이 백화점측의 '실적 강요'에 시달렸기 때문이라는 유족 및 동료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어, 이번 함구령을 놓고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청량리 롯데백화점의 한 입점업체 직원 A 씨는 2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백화점측이 이날 아침 조회에서 '(언론과) 인터뷰하지 말라, 걸리면 3사에서 일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 백화점의 또다른 입점업체 직원 김모(47·여) 씨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바로 다음날이다. 3사는 롯데를 비롯해 신세계와 현대 등 다른 백화점을 통틀어 가리킨 말이다.
협박에 가까운 이런 함구령은 "김 씨가 백화점측의 매출 실적 강요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유족들의 주장이 불거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A 씨는 "매출 실적에 대한 압박은 아래 직급으로 내려가면서 점점 세질 수밖에 없다"며 "가매출 등 언론에 나오는 얘기들은 모두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롯데백화점측이 '다른 경쟁 백화점까지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실적 압박에 대한 증언은 이날 롯데백화점 내부 관계자로부터도 나왔다.
관계자 B 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팀별로 대놓고 구체적인 매출을 찍으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결국 해당 브랜드는 매니저 카드나 다른 사람 카드로 가매출을 찍을 수밖에 없다"고 폭로했다.
B 씨는 또 "매출이 안 나오면 팀장이 파트리더를 불러 욕설을 하고, 파트리더는 매니저를 불러 매출을 달성하라고 요구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증언했다.
이런 증언들은 숨진 김 씨가 백화점측의 실적 강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정황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다.
사건이 처음 알려진 25일 김 씨의 한 동료 직원 C 씨가 유가족들에게 "평소 실적 압박이 컸다"고 귀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다음날 '슈퍼갑(甲)'인 백화점측의 함구령이 떨어지면서, '을(乙)' 입장일 수밖에 없는 입점업체 직원 C 씨의 경우 경찰 진술을 돌연 거부하고 나섰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당초 C 씨가 유족에게 알려준 대로 경찰에서 증언을 하겠다고 했었다"며 "하지만 하루만에 갑자기 못하겠다고 입장을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의 다른 입점업체 직원들도 이날 조회 이후 입을 굳게 다물긴 마찬가지였다.
CBS 취재진이 이날 청량리를 비롯, 영등포와 잠실의 롯데백화점 매장 직원들을 만나봤더니 모두 몸을 피하느라 급급한 모습이었다.
영등포점의 한 여직원은 '평소 매출 압박이 컸느냐'는 질문에 "그런 거 함부로 얘기했다간 큰일난다"며 "다른 데 가보라"면서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하지만 다른 지역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청량리점에 있는 동료가 '입단속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알려줬다"며 "절대 비밀로 해달라는 얘기까지 덧붙였다"고 거듭 증언했다.
결국 롯데백화점 내부에서 전사적으로 '함구령'을 통한 조직적 은폐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측은 사실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자체 조사한 바로는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며 "다만 지점장이 팀장들을 불러서 '언론 창구를 단일화하라'고 지시한 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씨의 자살 원인을 둘러싼 경찰 초기 수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매장과 비교하거나, '지시사항'이라며 근무 부담을 주는 등 실적을 독려한 정황은 엿보인다"면서도 "몇몇 직원들을 불러 조사해보니 '압박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진술해 판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앞서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여성복 매장에서 일하던 입점업체 직원 김 씨는 지난 21일 오후 10시쯤 백화점 7층 야외테라스에서 뛰어내려 3층 야외 화단에 떨어져 숨졌다.
이후 김 씨의 딸이 자신의 페이스북 등 온라인 공간에 '자살 원인은 백화점 관리자의 매출 압박 때문'이란 요지의 글을 올리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은 이날 직원들에 대한 CBS의 취재가 진행되자, 보안요원 10여 명을 주변에 배치하기도 했다.
출처 : [단독] '女직원 자살' 롯데백화점, '협박성' 함구령
입점업체 등에 "입 열면 업계서 퇴출" 경고…"실적 압박 커" 증언 잇따라
[노컷뉴스] CBS 이대희 김민재 김지수 기자 | 2013-04-27 06:00
서울 청량리 롯데백화점이 입점업체 여직원의 투신 사건 이후 "언론과 접촉하면 백화점업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며,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직원의 투신 자살이 백화점측의 '실적 강요'에 시달렸기 때문이라는 유족 및 동료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어, 이번 함구령을 놓고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청량리 롯데백화점의 한 입점업체 직원 A 씨는 2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백화점측이 이날 아침 조회에서 '(언론과) 인터뷰하지 말라, 걸리면 3사에서 일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 백화점의 또다른 입점업체 직원 김모(47·여) 씨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바로 다음날이다. 3사는 롯데를 비롯해 신세계와 현대 등 다른 백화점을 통틀어 가리킨 말이다.
협박에 가까운 이런 함구령은 "김 씨가 백화점측의 매출 실적 강요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유족들의 주장이 불거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A 씨는 "매출 실적에 대한 압박은 아래 직급으로 내려가면서 점점 세질 수밖에 없다"며 "가매출 등 언론에 나오는 얘기들은 모두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롯데백화점측이 '다른 경쟁 백화점까지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실적 압박에 대한 증언은 이날 롯데백화점 내부 관계자로부터도 나왔다.
관계자 B 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팀별로 대놓고 구체적인 매출을 찍으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결국 해당 브랜드는 매니저 카드나 다른 사람 카드로 가매출을 찍을 수밖에 없다"고 폭로했다.
B 씨는 또 "매출이 안 나오면 팀장이 파트리더를 불러 욕설을 하고, 파트리더는 매니저를 불러 매출을 달성하라고 요구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증언했다.
이런 증언들은 숨진 김 씨가 백화점측의 실적 강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정황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다.
사건이 처음 알려진 25일 김 씨의 한 동료 직원 C 씨가 유가족들에게 "평소 실적 압박이 컸다"고 귀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다음날 '슈퍼갑(甲)'인 백화점측의 함구령이 떨어지면서, '을(乙)' 입장일 수밖에 없는 입점업체 직원 C 씨의 경우 경찰 진술을 돌연 거부하고 나섰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당초 C 씨가 유족에게 알려준 대로 경찰에서 증언을 하겠다고 했었다"며 "하지만 하루만에 갑자기 못하겠다고 입장을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의 다른 입점업체 직원들도 이날 조회 이후 입을 굳게 다물긴 마찬가지였다.
CBS 취재진이 이날 청량리를 비롯, 영등포와 잠실의 롯데백화점 매장 직원들을 만나봤더니 모두 몸을 피하느라 급급한 모습이었다.
영등포점의 한 여직원은 '평소 매출 압박이 컸느냐'는 질문에 "그런 거 함부로 얘기했다간 큰일난다"며 "다른 데 가보라"면서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하지만 다른 지역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청량리점에 있는 동료가 '입단속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알려줬다"며 "절대 비밀로 해달라는 얘기까지 덧붙였다"고 거듭 증언했다.
결국 롯데백화점 내부에서 전사적으로 '함구령'을 통한 조직적 은폐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측은 사실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자체 조사한 바로는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며 "다만 지점장이 팀장들을 불러서 '언론 창구를 단일화하라'고 지시한 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씨의 자살 원인을 둘러싼 경찰 초기 수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매장과 비교하거나, '지시사항'이라며 근무 부담을 주는 등 실적을 독려한 정황은 엿보인다"면서도 "몇몇 직원들을 불러 조사해보니 '압박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진술해 판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앞서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여성복 매장에서 일하던 입점업체 직원 김 씨는 지난 21일 오후 10시쯤 백화점 7층 야외테라스에서 뛰어내려 3층 야외 화단에 떨어져 숨졌다.
이후 김 씨의 딸이 자신의 페이스북 등 온라인 공간에 '자살 원인은 백화점 관리자의 매출 압박 때문'이란 요지의 글을 올리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은 이날 직원들에 대한 CBS의 취재가 진행되자, 보안요원 10여 명을 주변에 배치하기도 했다.
출처 : [단독] '女직원 자살' 롯데백화점, '협박성' 함구령
'세상에 이럴수가 > 추악한 자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면 상무, 폭행 빵회장’ 이어 ‘조폭 우유’… (0) | 2013.05.05 |
---|---|
롯데百 '슈퍼乙'의 집단분노…무색해진 '함구령' (0) | 2013.04.29 |
전국 편의점 가맹점주 “우리는 이렇게 당해왔다” (0) | 2013.04.03 |
“편의점 불공정계약 방지 법적 토대 만들어야” (0) | 2013.04.03 |
암보다 무서운 본사 횡포 “제발 편의점 폐점하게 해달라” (0) | 2013.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