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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2006년 한나라당 국정원 개혁안, 지금 민주당 안과 ‘판박이’

2006년 한나라당 국정원 개혁안, 지금 민주당 안과 ‘판박이’
국정원 정치개입 차단·의회 통제 등 ‘전면 개혁’ 그려
여당 되자 정반대… “북 이롭게 하는 민주당 안” 공세

[경향신문] 구교형 기자 | 입력 : 2013-09-25 22:48:25 | 수정 : 2013-09-25 22:48:25


2006년 3월 당시 한나라당 김기춘(현 청와대 비서실장)·김무성·정형근·홍준표(경남지사) 의원 등 19명은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정원 도청 사건이 불거진 후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김 비서실장 등은 개정안을 내면서 “국정원이 정권교체 시마다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조직·인사 등 외형적 변화만 반복하면서 자정능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당내에 ‘국정원 폐지 및 해외정보처 추진기획단’을 만들고 여러 의견을 모아 국정원 개혁방안을 완성했다. 여기서 낸 국정원법 개정안은 7년이 지난 지금 민주당 개혁안 못지않게 강도 높은 국정원 ‘전면 개혁’을 그리고 있다. 두 안 모두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차단하고 의회 통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 한나라당도 “셀프개혁은 안돼”

7년 전 한나라당 안과 지금의 민주당 안은 모두 의회를 통한 국정원 통제를 강조하고 있다. “국정원 정치개입이 많은 폐해를 초래함에도 조직 속성상 자발적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지금 민주당과 판박이다. 우선 매년 1조원이 넘는 국정원 예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1차 목표’로 했다. 예산안 첨부서류 제출 의무화, 예산의 목적 외 사용금지 및 분기별 회계보고 의무화 등이 법에 규정됐다.

국회 국정감사 및 현안보고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증언 및 자료제출 제한 사유를 엄격히 하고, 국정원 직원들의 위증·증언거부죄를 신설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 국정원장 임명 시 전문경력을 중시해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고 헌법·법률 위반 시에는 국회에서 탄핵소추권을 발동할 수 있도록 했다.

한나라당 안은 “국정원의 모든 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민주당 안과 달리 대공수사권을 존치시키는 대신 검찰 통제를 강화하고 직무범위를 세분화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나라당 안은 국정원 직원들의 사법경찰권을 통제하기 위해 검찰에 수사착수를 보고토록 하는 등 수사지휘권을 강화했다. 아울러 1개 조항·5개 유형이었던 국정원 직원들의 직무범위를 7개 조항·17개 유형으로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활동유형을 명확히 법제화해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개입을 미연에 방지토록 했다.

한나라당 안은 특정 정당 및 정치인에 대한 감시·동향파악 금지를 추가했다. 이는 국회와 정부기관을 상대로 감시자 역할을 하던 연락관(IO)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민주당 안과 궤를 같이한다.


■ 내 건 ‘개혁안’, 상대 것은 ‘해체안’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25일 민주당 개혁안에 대해 “국정원 ‘개혁’이 아닌 ‘해체’를 통해 종북세력과 간첩들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시·도당위원장회의에서 “대한민국 정통성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의무가 있는 제1야당이 북한 활동을 이롭게 하는 안을 개혁안이라 들고 나왔으니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도 했다. 7년 전 한나라당 안과 큰 틀에서 방향이 똑같은 ‘쌍둥이 안’을 두고 정반대 평가를 내린 것이다.

또 다른 의원들도 “대공수사권 폐지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심재철 최고위원), “민주당 안은 ‘제2의 이석기’를 양산하는 것”(홍지만 원내대변인)이라고 말했다.

이호중 서강대 교수는 “정권마다 국정원 개혁이 좌초하는 것은 국정원이 의회 통제도 받지 않고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어 권력자 입장에서 그 유혹을 떨치기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여당은 국민 시각에서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된 국정원을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견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2006년 한나라당 국정원 개혁안, 지금 민주당 안과 ‘판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