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SSM’ 상품공급점 급증…‘신종 골목상권 죽이기’ 비난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규제 피해 경쟁적 진출
불과 2년 새 600개 넘게 생겨…SSM보다 두배 많아
[한겨레] 이춘재 기자 | 등록 : 2013.10.08 18:15 | 수정 : 2013.10.08 18:22
인천에서 소형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김아무개씨는 지난 1월 한 대형 유통업체와 ‘상품공급점’ 계약을 맺었다. 대형 유통업체에서 제품을 직접 공급받으면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0여일 뒤 불과 300여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상품공급점이 생기면서 김씨의 기대는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인근 소형 슈퍼마켓 두 곳은 상품공급점이 생긴 뒤 장사가 잘 안돼 최근 문을 닫았다.
‘신종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품공급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법적 규제장치가 없는 상품공급점 진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 의원(정의당)이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까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상품공급점은 기업형슈퍼마켓 규제를 틈타 빠르게 늘어, 지난 8월 말 현재 64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경우, 기업형슈퍼마켓은 146개이지만 상품공급점은 289개로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공급점은 한때 대형 유통업체와 골목 상인 간 상생의 산물로 주목받았다. 2010년 중소기업청과 이마트 등은 골목 슈퍼마켓의 유통비용을 줄여 이들의 마진을 높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협약을 맺었다. 상품공급점 계약을 맺은 사업자는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제품을 싼 가격에 독점적으로 납품받으면서 유통업체 브랜드까지 사용할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인근 소형 슈퍼마켓들이 큰 타격을 받아 기업형슈퍼마켓에 이은 ‘신종 골목상권 죽이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의 독점 납품으로 기존의 소형 슈퍼마켓에 물건을 대던 중간 도매상까지 타격을 받는다. 김제남 의원은 “상품공급점 1개가 들어서면 소형 슈퍼마켓 20여개와 중소도매상 10여개 정도가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은 골목상권 침해 지적에 펄쩍 뛴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형 슈퍼마켓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골목상권을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청이 먼저 제안을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롯데슈퍼 쪽도 “상품공급점은 회사로서는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좋은 모델이라고 할 정도로 상생 효과가 있어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남 의원은 “상품공급점 뿐만 아니라, 기존에 건강용품만 팔던 드럭스토어가 일반 식용품까지 취급하게 되면서 드럭스토어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골목상권 침해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변종 SSM’ 상품공급점 급증…‘신종 골목상권 죽이기’ 비난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규제 피해 경쟁적 진출
불과 2년 새 600개 넘게 생겨…SSM보다 두배 많아
[한겨레] 이춘재 기자 | 등록 : 2013.10.08 18:15 | 수정 : 2013.10.08 18:22
인천에서 소형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김아무개씨는 지난 1월 한 대형 유통업체와 ‘상품공급점’ 계약을 맺었다. 대형 유통업체에서 제품을 직접 공급받으면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0여일 뒤 불과 300여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상품공급점이 생기면서 김씨의 기대는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인근 소형 슈퍼마켓 두 곳은 상품공급점이 생긴 뒤 장사가 잘 안돼 최근 문을 닫았다.
‘신종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품공급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법적 규제장치가 없는 상품공급점 진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 의원(정의당)이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까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상품공급점은 기업형슈퍼마켓 규제를 틈타 빠르게 늘어, 지난 8월 말 현재 64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경우, 기업형슈퍼마켓은 146개이지만 상품공급점은 289개로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공급점은 한때 대형 유통업체와 골목 상인 간 상생의 산물로 주목받았다. 2010년 중소기업청과 이마트 등은 골목 슈퍼마켓의 유통비용을 줄여 이들의 마진을 높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협약을 맺었다. 상품공급점 계약을 맺은 사업자는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제품을 싼 가격에 독점적으로 납품받으면서 유통업체 브랜드까지 사용할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인근 소형 슈퍼마켓들이 큰 타격을 받아 기업형슈퍼마켓에 이은 ‘신종 골목상권 죽이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의 독점 납품으로 기존의 소형 슈퍼마켓에 물건을 대던 중간 도매상까지 타격을 받는다. 김제남 의원은 “상품공급점 1개가 들어서면 소형 슈퍼마켓 20여개와 중소도매상 10여개 정도가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은 골목상권 침해 지적에 펄쩍 뛴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형 슈퍼마켓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골목상권을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청이 먼저 제안을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롯데슈퍼 쪽도 “상품공급점은 회사로서는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좋은 모델이라고 할 정도로 상생 효과가 있어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남 의원은 “상품공급점 뿐만 아니라, 기존에 건강용품만 팔던 드럭스토어가 일반 식용품까지 취급하게 되면서 드럭스토어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골목상권 침해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변종 SSM’ 상품공급점 급증…‘신종 골목상권 죽이기’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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