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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 무력화 전략’ 문건 나왔다

삼성 ‘노조 무력화 전략’ 문건 나왔다
심상정 의원 밝혀… “역량 총동원 와해 주력” 지시도
[경향신문] 구교형 기자 | 입력 : 2013-10-15 00:03:53 | 수정 : 2013-10-15 00:03:53


삼성그룹이 계열사별로 노조 설립 위험성이 있는 직원들을 상대로 비위 사실을 사전 채증하라고 지시하는 등 ‘노조 무력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14일 “삼성은 지난해 1월 ‘2012년 S그룹 노사 전략’이라는 문건을 만들어 노조를 설립하려는 직원들을 ‘문제 인력’으로 규정하고 활동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을 놓고 각종 불법·편법 의혹이 제기됐으나 노조 파괴 전략의 실체가 알려진 것은 처음이어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노사 전략 문건은 2011년 7월 기업에 복수노조가 허용된 지 반년 만에 작성된 것이다.

151쪽 분량의 문건에는 “삼성전자 등 노조가 없는 19개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될 경우 모든 역량을 투입해 조기 와해에 주력하고, 노조가 있는 8개사에 대해선 기존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근거로 해산을 추진하라”는 지침이 담겨 있다. 또 노조 설립 시 가담자를 즉시 징계할 수 있도록 사전에 비위 사실을 채증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돼 있다. 노조 설립 시 주동자는 해고나 정직, 단순 가담자는 노조 탈퇴를 유도하라고도 했다. 문건은 “평소 근태가 불량하거나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인력에 대해 정밀 채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경우 ‘문제 인력’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개개인에 대한 ‘100과 사전’을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개인 취향, 사내 지인, 자산은 물론 주량까지 꼼꼼히 수집해 현재 사용 중에 있다”고 적혀 있다. 노조 활동에 맞설 사내 조직을 키울 계획도 세웠다. 소위 ‘건전 인력’을 사업장마다 선발해 조합 활동 방해와 우호적 여론 조성, 유사시 외부세력 침투 방어 등으로 역할을 나눠 맡기라고 했다.

심 의원은 “정치권력을 압도하는 경제권력을 가진 삼성의 화려함 이면에는 경영권 세습, 불법 비자금 조성 그리고 무노조 신화라는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전무 이상 고위 임원 교육용으로 만든 자료이고, 주 내용은 고충처리,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며 “목적은 노조 와해에 중점이 찍힌 게 아니라 종업원의 복리후생을 위한 용도”라고 해명했다.


출처 : 삼성 ‘노조 무력화 전략’ 문건 나왔다




“삼성 노조 설립 시도 직원, 비위 사실 채증하라”
심상정 의원 공개 ‘삼성 문건’에 담긴 노조 와해 전략
박철응 기자 | 입력 : 2013-10-15 00:36:51 | 수정 : 2013-10-15 00:36:51


삼성그룹이 만든 ‘2012년 S그룹 노사 전략’ 문건은 지난해 1월 작성됐다. 2011년 7월 복수노조가 도입된 후 ‘무노조 삼성’에도 노조가 설립될 것이라는 전망이 노동계 안팎에서 대두될 무렵 그룹 차원에서 만든 문건이다.

삼성은 문건에서 2011년 7월 설립된 에버랜드 노조에 대해 “문제 인력 4명이 노조 설립했고 적극적 대응으로 미확산”됐다고 평가했다. 에버랜드 노조 설립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해 노조의 세 확산을 저지한 것을 복수노조에 대응하기 위한 ‘성공사례’로 제시한 것이다.


▲ ‘문제 인력’들 감시·징계 등
단계별 대응책 구체적 제시
“노사협의회 어용노조 전환”



문건은 노조를 만들었거나 만들려 하는 직원은 ‘문제 인력’으로 규정했다. 2012년 대외 노사 환경에 대해서는 “노동계의 교묘한 투쟁 전술과 정치권·정부의 선심성 정책 남발로 노사 환경 악화가 전망되며, 특히 삼성 등 대기업을 집중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 명예 노동 옴부즈맨 제도’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도 없으며 노동부 업무를 침해하는 월권행위, 기업에 이중 부담을 주는 불공정하고 과도한 규제”라고 비판했다. 기본적으로 노동운동을 적대시하는 시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12년 노사 전략’에는 단계별로 구체적인 대응책이 담겼다. 노조 설립 전 단계에서는 “비상체제 가동, 징후 사전 파악, 문제 인력 감축” 등을, 노조가 설립된 이후에는 “전략 전술을 연구 보완해 조기 와해 및 고사(枯死)”를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른바 ‘문제 인력’에 대해서는 “노조 설립 시 즉시 징계할 수 있도록 비위 사실 채증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인적 비위를 사전에 확보하고 있다가 노조 무력화의 핵심 수단으로 쓰려 한 것이다. 직원들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있었던 셈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문제 인력’의 주량 등 개인성향을 파악한 ‘100과 사전’을 제작하기도 했다.

문건은 노사협의회를 ‘노조 설립 저지를 위한 대항마’로 지목하면서 유사시 노사협의회를 친기업 노조로 전환할 것도 주문했다. 2011년 11월 노사협의회를 앞세워 신규 노조 조합원을 250명에서 80명으로 축소시킨 르노삼성의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노조 설립 저지를 위해 ‘사내 건전세력’이라고 표현한 내부 우호세력을 성향별로 나눠 구체적인 대응책을 지시하기도 했다. ‘노조 활동 대응 인력’은 사업장 총원의 0.5%로 “대자보 철거 등 사내 조합 활동 방해”를 임무로 제시했다. 애사심이 강한 부서원 10%로 구성된 ‘여론 주도 인력’은 “조직 내 집단 불만 및 노조 설립 징후 파악, 우호 여론 조성”이 임무로 제시됐다. ‘방호 인력’의 경우 “사전 명단 확보 후 유사시 집결 장소에서 신속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돼 있다. 회사 내에 노조를 감시하고 봉쇄하기 위한 비밀 친기업 조직을 가동한 것이다.

이 같은 봉쇄책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설립됐을 경우는 “전 부문 역량을 최대 집중해 조기 와해에 주력”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삼성생명 등 기존 노조가 있는 계열사는 “신규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신규 노조 주동자의 위법 사실을 채증 후 해고·정직 등으로 격리하며 단순 가담자의 탈퇴를 유도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처럼 노조가 없는 회사는 “주동자 징계 등을 통한 노조 내부 분열”을 1차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 방법이 먹히지 않을 경우 주동자들의 위법 사항을 유도해 고소·고발과 고액 손해배상·가처분 신청을 통한 경제적 압박을 2차 전략으로 삼았다. 마지막으로 교섭이 개시되면 “실무협상 통해 본교섭을 최대한 지연하면서 조합원 탈퇴, 노조 고사를 추진”한다고 했다.

문건은 마지막으로 전 계열사의 임원(CEO)을 대상으로 한 ‘당부 말씀’에서 “노조 설립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절대 당황하거나 흥분하지 마시고 침착하게 대응하기 바란다”며 “조기 와해가 안될 경우 장기 전략을 통해 고사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그룹은 “고위 임원들의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바람직한 조직 문화에 대해 토의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며 “종업원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이 있으면 바로잡아 조직 분위기를 활성화하자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 “삼성 노조 설립 시도 직원, 비위 사실 채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