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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작전폰’ 사용 내역 조사해놓고 발표 안해

[단독] ‘작전폰’ 사용 내역 조사해놓고 발표 안해
국방부 조사본부, 100여대 압수
요원 증가 등 근거 불구 언급 없어
연제욱 ‘직접 관여’ 증거 될 수도

[한겨레] 하어영 기자 | 등록 : 2013.12.20 08:26 | 수정 : 2013.12.20 08:32



국방부 조사본부는 국군 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이 사용한 100여대에 이르는 ‘작전폰’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하는 등 그 사용 내역을 조사했다. 하지만 19일 수사 결과 발표 어디에도 작전폰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의문을 낳는다.

국군 사이버사가 대선을 앞두고 심리전단 인원을 두배 이상 늘린 사실은 작전폰 내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61대이던 작전폰은 지난해 10월 갑자기 132대로 늘어난다. 동시에 사이버사가 통신사에 낸 132개 회선에 대한 통신요금 또한 갑절로 뛴다. 국방부가 밝힌 지난해 심리전단 요원의 수와 정확히 일치한다. 국방부가 요원의 전체 수와 연도별 증감은 공개하면서도 유독 월별 증감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석연치 않다.

사이버사는 심리전단 요원들이 댓글·트위트글 작업에 사용한 최신식 휴대전화를 ‘작전폰’으로 불렀다. 이 휴대전화가 사이버 작전에 이용됐기 때문이다. 작전폰은 다용도로 활용됐다. 주된 용도는 아이피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트북을 휴대전화에 연결해 인터넷을 이용하면 아이피 추적 등을 통해 신원이 밝혀질 염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이피를 변조하는 프로그램을 쓰기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판단 아래 보안 강화를 위한 일종의 이중잠금잠치 용도로 활용한 것 같다. 사이버사 요원들은 작전폰을 이용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직접 게시판 등에 댓글을 올릴 수 있었다.

사이버사 사정에 밝은 군의 한 관계자는 “조사본부가 작전폰의 사용 내역만 정확하게 수사했어도 요원들 사이의 연락체계, 작업 방식, 활동 정황 등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디지털 포렌식을 했다면 쉽게 알 수 있었을 내용이니 조사본부가 아직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전폰은 연제욱 현 청와대 비서관이 심리전단 요원들의 정치개입 댓글·트위트글 작업에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한 실마리도 제공한다. 사이버사는 진성준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작전폰 지급 대상을 ‘사이버사령관, 530단장, 530부대원’으로 특정했다. 연제욱 비서관도 사이버사령관 당시 작전폰을 직접 사용했다는 얘기다.

국방부 쪽은 작전폰이 대선을 목전에 두고 두배 이상 급증한 것과 관련해 “작전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선 정확하게 밝힐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출처 : [단독] ‘작전폰’ 사용 내역 조사해놓고 발표 안해